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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목장, 신개념 목재공급 시스템

구길본 산림청 북부지방산림청장

201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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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2월 10일 벌어진 전대미문의 방화사건으로 대한민국 국보 제1호 숭례문이 전소되고 말았다. 사건발생 후 문화재보호정책 등 각종 대책이 발표되면서 숭례문 복원에 사용될 대형소나무의 수급이 긴요해졌다. 하지만 특정 목재의 위치 파악이 어렵고 목재건조작업에 시간이 걸려 목재를 적기에 수급하지 못하는 뼈아픈 시행착오를 거쳤다.

특정목재는 문화재 복원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웰빙(Well-bing)과 로하스(Lohas) 등 삶의 질 향상을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콘크리트 문화에서 벗어나 목조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되고 있다. 주거문화의 자연지향주의 추세에 따라 목조건축물의 원자재 수급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국산목재 품질 좋지만 가격경쟁력 등 낮아

현재 주요 목조건축 자재 중 대들보 및 보, 인방, 주선 등의 특수자재는 국내산 목재보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러시아산 레드파인, 미국?캐나다산의 더글라스퍼 소나무 등의 원자재가 대체 이용되고 있어 국내산 목재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목재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외국산 목재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국산 목재의 품질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지만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유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건조작업에 장시간(문화재복원용 목재는 최장 5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목재생산 시기와 수급의 시간적 차이가 발생한다. 건조작업이 완성되는 동안의 공백을 외국산 목재가 메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부지방산림청은 목재공급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특수목재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 화천, 홍천, 횡성, 인제 등 7개 지역에서 자생하는 우량 대경재(큰 지름 원목) 소나무 1만416본을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해당지역 내 입목에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전자식별) 전자인식 태그를 부착해 문화재용 목재의 위치정보와 데이터를 첨단 정보기술로 관리하며 수급 활성화를 돕고 있다.

저목장 조성으로 국산목 생산·이용에 시너지 효과

특히, 목재 건조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을 현장에서 해결하기 위해 목재를 저장하는 저목장(貯木場)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는 제1호 문화재복원용 저목장을 경기도 양평에 조성했다. 금년에는 한옥부재용 제2호 저목장을 강원도 홍천에 만들었고 각종 특수목재가 적기적소에 신속히 수급되도록 해 국산목재 생산과 이용의 시너지 효과가 동시에 창출되도록 했다.

저목장 조성사업은 전국 산림관서의 우수 산림정책으로 선정되는 등 지역특화 사업 효과를 인정받아 ‘로컬리즘(localism) 사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저목장 운영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첫째, 문화재복원 및 전통가옥건축에 사용되는 원자재 수급 활성화로 지역주도형 목재산업 발전이 가능하다. 우량 대경재를 자연 상태에서 건조시켜 목재의 갈라짐과 뒤틀림, 휨 등 목재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긴급히 필요한 목재 소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문화재 및 전통가옥 등에 우리 나무를 사용하는 데 따른 민족자긍심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산림산업 확대되고 국산목 우수성도 알릴수 있어

둘째, 국산재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 국내 목재자급율은 12%로 대부분의 목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목재 수출국이 자국 산림보호를 이유로 자원수출을 통제하면 원자재가 부족해지고 목재 가격이 올라 국가민경제에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저목장에 보관한 목재는 최소 목재자급률 유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부지방산림청은 각종 건축 공사장에 관급 자재로 공급하는데 이는 공사비 절감으로 이어져 산림사업을 확대하고 국산목재 우수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셋째, 현재까지의 목재유통체계는 ‘목상(木商)’이라는 중간 판매상을 통해 전국 수요자에게 공급되는 방식이어서 합리적인 목재가격과 수급시기 조정이 어려웠다. 하지만 저목장 조성으로 수요자와 직거래 유통이 가능해져 목재수급 활성화가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목장에 입고된 목재에는 라벨링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선진 목재관리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머물기 위해 성을 쌓는 나라는 망하지만 길을 닦는 나라는 흥한다”는 징기스칸의 말처럼 전국 최초로 조성한 저목장 조성사업이 새로운 목재산업의 길을 개척하는 실용적 사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저탄소 녹색성장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미래지향적 저목장이 신개념 목재보급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과 관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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