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지속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인이 늘어나 전세값이 집값과 비슷해지거나 역전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뉴스에서 ‘깡통전세’라는 말을 듣는다. ‘깡통전세’란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과 경매낙찰가격이 낮은 아파트를 뜻한다. 필자도 작년에 어쩔 수 없이 공매를 통해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을 사야만 했다. 그땐 내가 뉴스에서만 보던 ‘깡통전세’의 피해자란 사실이 무척 속상했지만 전세금을 잃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떻게 해서 전세금을 손해 보지 않았을까? 필자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필자는 전세로 오피스텔을 계약했는데 이사 온 지 5일 만에 오피스텔이 공매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불행 중 다행히 이사하기 전에 전세권 설정을 해서 단 3일 차이로 은행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세입자로서 공매에 참여해 집을 낙찰받을 수 있었다. 전세권 설정 덕분에 그나마 전세금을 손해 보지 않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설정 비용이 30만 원 정도 들었기 때문에 처음엔 할지 말지 고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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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법무사를 통해 전세권 설정 등기를 했기 때문에 3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
임차한 집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얻기 위해선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일반 서민들은 이 비용이 부담돼 필요한 일인 줄 알면서도 하지 않거나 이런 제도가 있는 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깡통전세’ 혹은 ‘부동산 사기’로 피해를 입었다.
서민들의 이런 고충을 생각해서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 1989년 12월 30일부터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채권계약인 주택임대차에 대해 순위에 따른 우선변제의 효력을 인정하는 ‘확정일자제’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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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사무소에서 임차계약서에 확정일자 도장을 찍어준다. |
확정일자제도는 전세권 설정과 달리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 없으며 무엇보다 비용이 저렴해 서민들에게 우선변제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하지만 확정일자로 순위를 인정받기 위해선 각 등기소나 공증사무소 혹은 동사무소에서 확정일자를 받는 것 외에 주민등록 전입신고 및 주택을 인도받아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처음 이 제도를 시행했을 때는 확정일자를 받기 위해 공증기관이나 법원 등기소를 가야만 받을 수 있었다. 2005년, 정부는 등기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동사무소나 주민센터에서도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도록 개정했다. 그리고 2015년 9월 14일부터는 직접 방문이 아닌 인터넷으로도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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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개정 이전엔 동사무소나 주민센터로 확정일자를 받으러 방문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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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정일자로 우선변제권을 얻기 위해선 주민등록 전입신고 및 실제 거주를 요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동시에 한다. |
인터넷 등기소
(www.iros.go.kr)에 접속하면 온라인 확정일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공휴일을 포함해 24시간 가능하나 오후 6시 이후나 공휴일 접수건은 다음 근무일에 처리된다.
직접 방문해서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 600원의 수수료를 현금으로 내야 하지만 온라인으로 신청할 때는 이용료가 500원으로 휴대폰 소액결제와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주택임대차 계약증서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가임대차 계약증서와 일반 사문서는 온라인 신청이 불가하다.
방문 신청 시에는 계약서에 확정일자 도장을 찍어 주지만 인터넷 등기소에선 확정일자 전자이미지가 표시된 주택임대차 계약증서를 출력해 보관한다. 계약당사자(임대인, 임차인)는 추후 온라인 확정일자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등기소에 보관된 계약증서를 추가 발급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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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확정일자제도와의 비교 표.(출처=인터넷 등기소) |
온라인 확정일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인터넷 등기소에 회원가입 후 개인은 공인인증서를, 법인은 전자증명서를 꼭 준비해야 한다. 전자화 문서로 첨부된 주택임대차계약증서와 신청 정보의 내용이 다른 경우, 주택임대차계약증서를 기준으로 전자확정일자부가 작성됨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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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등기소에 접속하면 쉽게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다.(출처=인터넷 등기소) |
KB국민은행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매매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평균 전세가율이 70.9%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게 되면 집값이 급락하거나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입자는 피해를 입게 된다.
2013년 부동산 피해사례 건수 중 우선변제권 상실로 인한 피해건수가 160건을 넘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권 설정’이라는 방법이 있지만 설정 방법이 조금 복잡해 일반인이 하기엔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1989년 ‘확정일자제’를 시작으로 2015년 9월 ‘전자확정일자 시스템’ 시행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확정일자제’가 비용 절감과 약자 보호를 위해 시행됐다면 ‘전자확정일자 시스템’은 더 저렴한 이용료와 방문에 대한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좋은 정책이라도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으니 더이상 세입자라는 이유로 손해 보지 않도록 ‘전자확정일자’를 이용해보자.
힘은 희망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있고 용기는 속에 있는 의지에서 일어나는 것이다.-펄벅
힘과 용기를 지니기위해 오늘도 희망과 의지로 뛰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