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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 이기택 선생 서거 10주기 추모식 추도사
이기택 총재 서거 10주기에
일민(一民) 이기택 총재님!
오늘 우리는 총재님을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사랑하셨던 이경의 여사님과 가족들,
함께 따르던 동지와 후배들,
흠모하던 전국의 지인들 모두가
어느 날 홀연히 떠나신 총재님을 그리워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총재님께서 홀연히 저희 곁을 떠나신 지 어느덧 10년,
1991년 지방선거 때 총재님을 따라나선 것이
저의 정치 인생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떠나시기 10여 일 전,
겨울비 내리던 안동에서 “꼭 재기해 바른 정치를 하라” 하시던 격려의 말씀이 마지막 가르침으로 남아 있습니다.
총재님의 호(號)인 ‘一民’의 뜻처럼,
수유리 4·19 민주동산 동지들 곁에 소박히 누워 계신 모습은
저희에게 큰 감동이자 깊은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그 모습은 평소 언행일치의 삶 그 자체였고,
자유·정의·진리를 몸소 실천하신 귀감이었습니다.
4·19혁명은 권력 위에 국민이 있음을 선언한 역사적 쾌거였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양심의 외침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숭고한 항거였습니다.
우리는 그날의 함성과 눈물,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총재님께서는 4·19 세대의 리더로서,
이 나라 민주정치의 선봉장으로서 역사의 현장을 지켜 오셨습니다.
불의에는 항거하고 정의에는 앞장서시던 모습은
시대를 이끈 공인의 모습이었습니다.
간혹 내비치시던 가족에 대한 사랑은
여느 가장과 다름없는 다정함이었고,
서실에서 쓰신 붓글씨를 흡족해하시며 자랑하시던 모습에서는 자연인의 천진하고 소탈한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업화를 넘어 권위주의 독재를 극복하고
민주화와 세계화를 이루어 선진국가로 나아왔지만,
지금도 우리는 총재님의 식견과 혜안을 그리워할 때가 많습니다.
통일에 대한 열정, 서민 대중을 향한 따뜻한 눈길,
기업인과 가진 이들에 대한 존중,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개방된 시선은 말없이 저희에게 전해 주신 총재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잔꾀로 정치하지 말라" 하신 한마디는
젊은 초년 정치인이던 저에게 크나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타협보다는 원칙에 충실하셨던 정치적 행보에
때로는 원망도, 아쉬움도 있었으나,
이제 돌아보니 그 또한 큰 뜻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총재님,
대한민국은 아직도 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갈등과 증오, 저주가 난무하는 이념적 대립을 넘어
이해와 타협, 통합의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드는 일은 오늘 국민주권정부 이재명 정부의 큰 과제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무입니다.
저세상에서도 통합된 나라, 하나 된 대동사회를 향한 가르침을 굽어살펴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총재님,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총재님을 향한 존경과 애틋한 마음은 날로 더해 갑니다.
이제 수유리 4·19 민주동산 한 모퉁이에서
콧노래 흥얼거리시며 흐뭇한 모습으로 후대를 바라보실 수 있도록 저희가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2026. 2. 20.
국가보훈부 장관 권오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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