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서해 바다는 푸르고 잔잔합니다.
그러나 24년 전 오늘, 이 바다는 포성과 화염에 휩싸인 치열한 전장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호국의 별이 되어 지금도 서해를 수호하고 계신
여섯 영웅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불러 봅니다.
故 윤영하 소령. 故 한상국 상사. 故 조천형 상사.
故 황도현 중사. 故 서후원 중사. 故 박동혁 병장.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신 여섯 영웅의 영전에
국군 전 장병을 대신하여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을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에 비유해서
단장지애(斷腸之哀)라고 했습니다.
오랜 세월 사무치는 그리움을 견디며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참수리-357정과 함께 치열한 전투 끝에 서해와 NLL을 사수한
참수리-358정 승조원을 비롯한 모든 참전 장병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02년 6월 29일, 북방한계선을 지키던 우리 장병들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도발에 물러서지 않고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습니다.
목숨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것이 군인의 사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치열한 전투 끝에 우리는 서해를 지켜냈습니다.
그 승리 뒤에는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여섯 영웅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섯 영웅이 떠난 자리는 결코 비어 있지 않습니다.
후배 장병들이 그 뜻을 이어 서해를 지키고 있으며,
영웅의 이름으로 명명된 고속함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영해를 굳건히 수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는 故 조천형 상사의 따님이신
조시은 중위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산화하셨을 때 생후 4개월의 갓난아이였던 조 중위는
이제 보무당당한 대한민국 해군 장교가 되어 아버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 바다를 대를 이어 지키고 있습니다.
영웅의 정신은 이렇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서해에는 앞으로도 파도가 칠 것입니다.
거센 파도와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여섯 영웅의 희생과 헌신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당당히 맞서고 이겨낼 것입니다.
영웅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분명합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사명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군은 완벽한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조국 대한민국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섯 영웅의 영전에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여러분이 목숨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을 우리 국군은 끝까지 지켜내겠습니다.
그 약속을 가슴에 새기며, 여러분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