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가유산] 겨울 오니 두루미(鶴) 날아드네

천연기념물 두루미(학, 鶴)
Red-crowned Crane (Grus japonensis)

"새가 날아든다~ 겨울이 되니 찬바람 타고 나그네새인 철새가 찾아왔어요!" 그중에 두루미는 예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새입니다. 두루미는 두루미과 종류로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고, 한국 등지에 분포하며 한자어로 학(鶴)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두루미과 철새로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등이 날아와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두루미는 목청이 큰 새로 '뚜루루 뚜루루' 우는 특별한 울음소리에 따라 두루미라 이름 붙었다 하죠. 암수 구분 없이 키가 대략 140㎝ 되고 날개를 펴면 240cm 정도인 아주 큰 새입니다. 머리 정수리가 붉어 단정학(丹頂鶴)으로도 불리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정수리는 붉은 털이 아닌 우툴두툴한 붉은 돌기 피부로 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대전 천연기념물센터에 두루미 박제표본으로 자세히 살필 수 있답니다.

두루미는 몸통이 새하얗고 둘째와 셋째 날개깃이 검은색이어서 날개를 접으면 꼬리가 검은 것처럼 보입니다. 부리는 황갈색이며 가늘고 긴 다리는 검고, 어린 두루미의 몸은 갈색빛입니다. 두루미는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데요. 겨울에 찾아와 서해안 갯벌이나 철원과 연천의 비무장지대 여울과 농경지 주변에서 지낸답니다.

두루미는 아주 차가운 물에서 오랫동안 서 있거나 잠을 자는 습성이 있는데요. 천적으로부터 보호도 하는 이유일듯합니다. 차가운 물에서 가능한 이유는 무릎에 있는 원더넷(wonder net)이라는 체온을 유지하는데 적절한 모세혈관망 덕분이라는군요.

두루미는 목청도 크고 움직임이 우아한데요, 특히 구애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춤추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래서인지 야생 두루미를 잡아 조선시대 최고의 애완동물로 잘 키우는 방법도 전해지기도 합니다.

선조들은 두루미를 귀하게 여기며 곁에 두고 관찰하고 춤으로 추고 화폭에도 담아 놓았습니다. 고려 시기부터 추었다는 학무는 학의 탈을 쓰고 추는 춤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새 탈을 쓰고 추는 춤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홍도의 그림 속에서도 마당에서 유유히 노니는 두루미와 학춤을 추기 위해 연회에 대기하는 모습 등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두루미는 우리 삶 속에서 천년학으로 불리며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 중의 하나로 많은 예술 작품에 등장했습니다. 조선 시대 문신인 당상관들이 착용하는 관복의 흉배에 두루미 문양을 수를 놓아 출세를 상징하기도 했고, 현대에 와서는 우리나라 500원 짜리 동전에도 새겨진 모습으로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은 새입니다.

우리 오랜 삶 속에, 문화유산이자 무형유산으로 전해지는 '천연기념물 두루미'는 우리의 소중한 국가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