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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바이러스와 포용 백신

[단계적 일상회복 연속 기고] ③자치안전

2021.11.10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치안전분과 민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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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치안전분과 민간위원)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치안전분과 민간위원)

‘위드 코로나’의 시작과 더불어 부분적으로 대면 강의를 개시하고 대면 행사도 조심스럽게 재개했다.

지난 금요일에 ‘KDI School Plogging Day’ 행사를 가졌다. 캠퍼스에서 가까운 괴화산과 금강변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일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너무나 행복해 했다. 특히 유학생들이 신이 났다.

온 국민이 단계적 일상 회복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나라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재확산을 맞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역당국과 의료계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현명한 국민들의 분별있는 행동이 낙관적 전망을 해보는 근거다.

◆ 부위정경(扶危定傾)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백신 접종률 제고와 마스크 착용과 환기 등 일상 속의 방역, 의료적 대응체계의 보완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둘러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위드 코로나’의 터널을 지나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도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 성공적인 일상 회복의 모두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삶이 망가진 사람들이 많다. 일자리를 잃거나, 배움이 뒤쳐지거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은 이들이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가 추구하는 ‘일상 회복’은 이들의 삶이 회복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 이른바 포용적 회복이다.

부위정경(扶危定傾), 위기의 진정한 극복은 과거 그대로의 회복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위기 극복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엑스레이와 같이 사회 골격에 생긴 골절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의료의 부족, 사회보장체계의 부실 등 여러 가지 과거의 잘못이 드러났다. 이런 잘못을 바로잡는 ‘부위정경’의 회복이 되어야 한다.

- 지난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쌤 미래교육센터 내에 마련된 키움센터에서 학생들이 케이크 만들기 수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맞춰 기존 50% 인원으로 제한해 온 초등학생 돌봄시설인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이용 인원 제한 없이 정상 운영한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쌤 미래교육센터 내에 마련된 키움센터에서 학생들이 케이크 만들기 수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맞춰 기존 50% 인원으로 제한해 온 초등학생 돌봄시설인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이용 인원 제한 없이 정상 운영한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불평등 바이러스

“코로나19 이후 기존에 일하던 가정집에서 외부인 출입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모아둔 돈도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모든 일이 끊기며 열한 명의 저희 가족은 굶주림을 피할 수 없게 되었죠”. 어느 아프간 노동자의 한탄이다.

코로나19 위기는 불평등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내려진 봉쇄와 거리두기 조치가 가난한 이들의 생계를 위협했다. 아프면 쉬라는, 의심되면 검사받으라는 권고도 빈곤층은 따르기 어려웠다.

지난 40년 동안 세계경제는 엄청난 불평등을 낳았고, 코로나19는 이를 증폭시켰다. 감염병 피해도 경제적 피해도 취약계층에 집중되었다. 작년에만 2억~5억 명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대폭 늘었다. 옥스팜의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고 부자 10명의 자산 총액은 작년 3월부터 연말까지 5400억 달러가 증가했는데, 이는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지구촌의 빈곤층을 구제하고도 남는 규모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성장률이 -1.0%였고 금년 성장률은 최소한 4%는 넘을 것이다. 코로나로 고생한 2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1.5%를 넘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이유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특정 부문에 피해가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수출산업과 대기업들은 대체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오른 탓에 통계청이 발표한 순자산 5분위 배율이 2017년 100배에서 2020년 166배로 뛰었다.

옥스팜은 이러한 빈부 격차 확대를 ‘불평등 바이러스’라고 표현하며 코로나만큼이나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불평등 바이러스는 공동체와 회복탄력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 포용 백신

불평등 바이러스로부터 사회를 지키고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포용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해야 한다. 최재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주창한 ‘생태 백신’과 더불어 포용 백신은 부위정경의 일상 회복을 위한 필수품이다.

포용 백신에는 세 가지 성분이 들어가야 한다. 첫째, 튼튼한 사회보장이다. 자영업자는 물론 디지털 경제에서 늘어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 등 전통적인 고용관계 밖에 있는 이들을 포괄하는 소득보장제도가 필요하고, 돌봄 서비스 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화 등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이 변화하는 가운데 누구나 소득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평생교육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셋째, 독점 규제와 공정거래, 경제적 약자의 교섭력 증진, 나아가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혁까지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K방역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포용성이었다. 소외계층은 물론 심지어 불법체류자까지도 배려하는 방역을 해왔다. ‘위드 코로나’ 단계에서도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일상 회복을 추구해야 한다.

나아가 코로나19가 부각하고 악화시킨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는 부위정경이 필요하다. 포용 백신으로 불평등 바이러스를 퇴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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