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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블루카본 확대 추진 청신호

2022.07.29 김종성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김종성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탄소중립의 새로운 대안, 갯벌 ‘블루카본’ 주목

최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부 각 부처의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다양한 넷-제로 추진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관건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던지, 흡수량을 늘리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는 탄소중립을 넘어 총 324만 톤 감축이라는 ‘탄소 네거티브’ 추진을 선포한 바 있다. 해운, 항만, 수산·어촌 분야의 탄소 배출 저감과 함께 해양 재생에너지 확대 등 해양수산 전 분야에 걸친 포괄적 추진계획이다. 

주목할 부분은 바다의 탄소흡수·저장 확대 정책인데, ‘블루카본’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즉, 육상에서의 삼림 조성을 통한 이산화탄소 흡수라는 그린카본에 맞서, 바다의 식물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윤석열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41번 ‘해양영토 수호 및 지속가능한 해양 관리’에 갯벌·바다숲 등 탄소흡수원(블루카본) 확대가 적시된 것도 그 궤를 같이한다. 

블루카본이 국제사회에 처음 소개된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이다. 그린카본에 비해 연구 역사도 짧아 국제사회에서 인정하는 블루카본도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201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맹그로브, 염습지, 잘피림을 블루카본으로 인정했고 그 이후 바뀐 것은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에 맹그로브 서식지가 부재하거나 염습지(~32km2)나 잘피림(~45km2)의 면적이 매우 적다는 것은 불리한 측면이다. 

그러나 희망이 생겼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유력 블루카본 후보군으로 갯벌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염생식물 군락이 발달한 습지가 아닌 맨 갯벌이라도 온실가스 제거 효과와 탄소 장기 고정 기능을 갖는다면 블루카본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연구팀은 지난 5년간의 전국 단위 갯벌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갯벌(~2,450km2)이 연간 최대 49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갯벌의 블루카본 인증 가능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갯벌의 탄소 장기 고정 효과와 퇴적학적 메커니즘 규명, 그리고 법·제도적 측면에서의 갯벌 블루카본 관리 방안 마련 등 국제사회의 블루카본 인증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과학 연구와 정책 대응이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 갯벌 ‘블루카본’에 대한 세계 과학계의 관심과 지지

갯벌 이외에도 해양저서퇴적물, 해조류 등이 유력 블루카본으로 제시됐다. 나아가 기타 후보군으로 논의되는 대상도 산호초, 굴 밭, 식물플랑크톤, 어류 등 매우 다양해졌다. 최근 들어 세계 과학계에서 블루카본에 대한 논의가 이전에 비해 매우 활발해졌음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IPCC로부터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블루카본으로서의 철저한 과학적 검증이 요구됨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아울러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블루카본 후속 연구에 대한 선제적, 도전적 연구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과학적 성과 없이 정책적·외교적 노력만으로 국제사회에서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의 블루카본 1단계 사업(2017-21년)을 통해 갯벌의 블루카본 잠재력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현재, 블루카본 2단계 사업(2022-26년)이 블루카본 과학기술 고도화와 갯벌 블루카본 국제 인증 지원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성과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7월 초 ‘한국·캐나다 과학기술대회’의 블루카본 특별세션에서 IPCC 국가온실가스인벤토리 산정 지침 습지 분야 주 저자인 캐나다 맥길대 게일 쉬무라 교수는 갯벌의 블루카본 인증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주 해수부 주최로 개최한 ‘2022 블루카본 국제포럼’에서 IPCC 블루카본 가이드라인 주저자인 호주 퀸즐랜드대 캐서린 로브락 교수도 한국의 갯벌 블루카본 인증을 위한 글로벌 리더십을 지지하면서 갯벌이 가진 잠재력을 국제사회에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제 세계 과학계가 한국의 갯벌과 갯벌 블루카본에 주목하고, 우리의 지난 노력을 인정하고 지지 의사를 피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 ‘블루카본’ 체계적 확대를 위한 제언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생물 다양성을 가짐이 밝혀지면서 한국의 갯벌이 글로벌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이제 갯벌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다양한 블루카본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적으로 인증 받기 위해서는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성과 창출이 필요해졌다. 

첫째는 충분한 과학적 연구성과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인식돼야 한다. 둘째는 IPCC 등 국제기구와 세계 과학계의 연대를 통해 국제사회 인증에 한 발짝 더 다가서야 한다. 셋째는 국제 탄소시장 진출을 위한 사회경제적 지원과 법·제도적 관리 기반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과학계의 블루카본 연구성과, 갯벌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에 이어, 기업도 ESG 경영과 탄소중립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을 바다에서 찾기 시작했다. 정말 큰 변화이자 담대한 도전이다. 그간 해수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의 선제적 지원과 노력이 블루카본 과학과 정책을 꽃피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같다. 새 정부의 꾸준한 해양과학 연구 지원과 정책적·외교적 노력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이 블루카본 글로벌 강국으로 우뚝 서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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