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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공지능 교육'의 시작을 꿈꾸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올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화로 3억 회가 넘는 조회수를 보였다. 이 영화로 다시 한번 'K-문화'의 위상을 확인하게 되었는데, 대략 4년 정도의 기간 동안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만약 예전의 아날로그 방식처럼 손 그림으로 만들었다면 얼마의 제작 기간이 필요할까? 이전 방식으로 제작하면 작업량은 10∼20배가 많아지고, 제작 기간도 2∼4배 정도가 더 길어졌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현재 제작되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다.

영화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오래전부터 많은 서비스나 제품들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던 중에 2016년 3월에 벌어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새로운 '인공지능' 패러다임을 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인공지능이란 용어는 이제 더 이상 IT 분야의 전문 용어가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사용하는 보통 용어가 된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자동차를 비롯해 세탁기,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부터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산업용 로봇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컴퓨터의 빠른 계산과 저장 능력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이 결정했던 의사결정 단계까지 진입하면서 IT와 각종 산업 분야에서 시작된 인공지능 열풍은 사회, 정치, 교육의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정보화 대국이 된 출발점은 바로 김대중 대통령 임기(1998~2003) 중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IT 기반의 산업을 육성하고 초·중등학교에 정보화 교육을 적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교육에 도입되면서, 우리는 이제 'K-인공지능 교육'의 출발점 자리에 서 있다.
'K-인공지능 교육'의 시작은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에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고등학교에 인공지능 관련 선택과목이 개설되면서부터다. 이재명 정부도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인공지능 정책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정보화 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로의 전환을 천명하였다. 2025 APEC에서 공개된 엔비디아의 GPU 26만 장 도입은 인공지능의 하드웨어적 발판을 마련하는 큰 의미 있는 성과이었는데, 이제는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적 정책, 즉 인력 양성을 비롯한 인공지능 교육을 본격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교육부는 지난 10일에 국민 모두의 인공지능 역량 함양을 지원하기 위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방안(AI for All)'을 발표하였다. 이 방안은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전 생애주기에 걸친 보편적 인공지능 교육의 확대와 인공지능 세계 3강 도약을 견인하는 혁신 인재, 융합 인재 등 다층적인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중·고등, 대학을 거쳐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친 인공지능 교육 로드맵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한 'K-인공지능 교육'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이전의 선택과목에 불과했던 인공지능 교육을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보통 교육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인공지능 학문과 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국은 지난 9월 1일부터 초등학교부터 모든 학교에 인공지능 교육을 필수 교육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는 인공지능에 대한 흥미 유발과 기초 개념이 담긴 체험을 하고, 중학교에서는 인공지능의 기술 원리 및 기본 프로그램 이해 및 실습 등을 하도록 교육부 지침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 실제 인공지능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인공지능 교과서를 보급하고,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지침과 인공지능 기반 교수 역량에 기반한 연수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아시아 AI 허브'를 구축하고자 하는 우리나라도 이번에 발표된 교육부의 인공지능 인재 양성 방안에 발맞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체계적으로 이어진 K-인공지능 교육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보통 교육의 관점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교육을 정식 과목으로 개설하여 교육해야만 보편적인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래야만 인공지능 및 디지털의 지역·계층·연령별 격차와 공평한 기술 접근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아시아인들이 K-드라마, K-팝, K-음식에 얼마나 열광인지를 체험했었다. 한국의 문화가 세계의 문화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 우리는 다시 한번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K-인공지능 교육의 출발점을 떠난 우리나라의 교육계가 잘 발돋움하여 세계의 인공지능 교육을 선도하고, 그 경험을 이웃 나라와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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