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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AI 윤리기준, 신뢰받는 'AI정부'의 출발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행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국민에게 더 좋은 정부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복잡한 민원을 간편하게 처리하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적시에 안내하며, 재난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 등 AI를 활용한 정부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 OECD는 2025년 발간한 'Governing with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정부의 AI 활용이 업무 효율과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가 인식하는 AI 위험의 유형별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관련 위험, 투명성이나 설명가능성 부족, AI 오남용과 프라이버시 침해,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 위험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디지털 격차 심화, 직무의 질 저하,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AI의 활용이 확대될수록 공정성, 책임성, 정확성을 확보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인공지능 윤리기준'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기준은 행정 혁신 촉진과 국민 신뢰 구축을 목표로 공공성, 형평성, 투명성, 책임성, 안전성,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여섯 가지 윤리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와 기준이 공공부문의 AI 도입·활용 과정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68개의 세부 점검 항목을 마련하고, 담당자들이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여부를 직접 검토할 수 있는 체계를 제시했다. AI 활용 수준에 따라 적용(기초 활용), 응용(의사결정 지원), 융합(자율결정 기반)의 세 단계로 구분하여 자율적으로 점검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AI가 행정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거나 직접적인 판단에 활용되더라도 최종적인 책임과 통제는 사람에게 있음을 강조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공공부문의 AI 활용에는 민간부문보다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공과 민간 모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추구해야 하지만, 공공행정은 복지 수급, 인허가, 조세 등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AI의 판단이나 활용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는 국민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부당한 부담을 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공공서비스에 AI가 활용되는 경우, 국민은 해당 서비스의 이용을 거부하거나 여러 서비스 중 선호하는 것을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도입 단계부터 국민의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되는지,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적절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부문의 AI는 지향하는 바도 민간과는 차이가 있다.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 또한 데이터와 근거에 기반한 행정의 과학화를 통해 정책과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AI 활용은 공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처리 시간이나 비용의 절감 등 효율성만을 위해 도입의 필요성과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되며,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과 공공가치 실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윤리기준은 이러한 관점에서 AI 활용의 적정성과 합목적성 등을 점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개별 행정기관이 윤리기준을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개별 기관들이 윤리기준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높은 전문성과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구체적인 기준과 실천방안을 가능한 자세히 제공하고, 실제 활용 과정에서 확인된 위험 사례와 운영 모범사례를 축적·배포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가 이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교육을 꾸준히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별 기관의 인력과 전문성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지원기관을 설치하여 기술적·법적 자문과 점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법적 의무로 구체화하여, 보다 강화된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의 이해와 역량을 높이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AI의 기능과 한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의 특성, 편향과 오류의 가능성을 이해해야 적절한 검토와 개입이 가능하다. 조조직 차원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고 합리적인지 판단하고 실행하는 일 역시 구성원의 역량에 달려 있다.
공공부문 AI 윤리기준의 가치는 행정 현장에서의 실천을 통해 완성된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공공부문 종사자의 역량이 뒷받침될 때, 윤리기준은 AI 혁신의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신뢰받는 AI 정부를 구현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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