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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Overture)’은 언제부터, 어떻게 생겨나고 유래되었나

[클래식에 빠지다] 서곡(Overture)

2022.01.17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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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해를 보내고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산뜻한 출발을 의미하는 함성과 팡파르는 예전 같지 않지만 우리모두의 마음이 다가올 미래와 새로운 한 해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기를 기원해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지만, 어찌 보면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 뒤돌아보게 만들어 놓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아마도 많이 다를듯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 경제와 금융 예술 등 사회전반적으로 이전과는 다른 방식과 방향으로 발전할 듯 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의 시기는 하나의 전환점이자 시작을 의미할 수도 있다.

클래식음악에서 ‘서곡(Overture)’은 오페라나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을 뜻하는데, 시작이 반이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많은 복선과 주제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 서곡은 과연 언제부터 어떻게 생겨나고 유래되었을까?

지난 2009년 5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프레스리허설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2009년 5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프레스리허설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서곡(序曲)

서곡은 프랑스어인 ‘Ouverture’에서 유래하였으며 영어의 오프닝(Opening)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작곡가 장 바티스트 륄리(Jean-Baptiste Lully)가 자신의 오페라나 발레 곡의 시작을 알리는 개시곡으로 처음 사용되었다.

그리고 장중하게 시작하는 서두 부분과 빠른 중간부분 그리고 다시 장중하게 끝나는 프랑스식 서곡 스타일은 당시 태양왕이었던 루이14세가 추구하던 위엄 있는 모습과 닮아있다.

이후 이탈리아 식 서곡은 이와는 반대로 빠르게 시작하고 서정적이고 느린 부분을 지나 다시 빠르게 마무리되는 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이는 아마 느리고 답답한 음악보다는 빠르고 경쾌한 리듬을 선호하는 그들의 민족성과도 관련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역사상 최초의 서곡(Overture라고 명명하진 않았지만)으로 볼 수 있는 건 토카타(toccata)라고 쓰인 몬테베르디(Monteverdi)의 오페라 <오르페오>서곡으로 알려져 있다.

토카타 또는 신포니아(sinfonia)등으로 불린 서곡은 17~18세기에 와서 Overture로 통일 되었다. 이 신포니아는 심포니 즉 교향곡의 원형이 되었는데, 이탈리아 오페라의 서곡에는 항상 신포니아가 붙어있었다.

그렇다면 서곡의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청중들을 자신들의 음악에 좀더 집중시키기 위한 작곡가들의 음악적 장치였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19세기까지는 음악회장이 상당히 소란스러웠기 때문에 음악회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 필요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음악적 의미를 두지 않는 팡파르로 사용되다가 서서히 주제와 연결되며 중요한 장르의 하나로 발전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럼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고 대중적인 대표적인 세가지 고전 서곡 작품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The Marriage of Figaro)

피가로의 결혼은 <마술피리>, <돈조바니>와 함께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오페라작품이다.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셰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였지만 <로렌초 다 폰테(Lorenzo Da Ponte)>의 대본으로 다듬어져서 공연되었다.

사실 당시 보마르셰의 원작은 프랑스 혁명 전으로 귀족들의 타락과 부패가 만연했고, 이를 해학과 풍자로 날카롭게 꼬집었기 때문에 합스부르가의 귀족들이 보기에 불편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의 극작가인 다 폰테는 귀족들 앞에서 공연이 가능하도록 편집하고 부드럽게 만들었는데, 전체 5막을 4막으로 16명의 등장인물을 11명으로 축소했다.

<피가로의 결혼> 이후 그는 모차르트와 함께 돈 조바니, 코지판투테를 작업하며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오페라와 분리되어 콘서트에서 자주 연주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4/4박자의 소나타 형식으로 프레스토의 빠르기를 가지고 있다.

비엔나의 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현악기들의 빠른 질주와 경쾌한 리듬이 인상적이며 모차르트가 단지 6주만에 완성하며 그의 천재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2년전 프리메이슨에 가입했는데, 마술피리가 작품 속 그의 프리메이슨적인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주었다면 <피가로의 결혼>은 프리메이슨들이 지향한 평등과 계몽정신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작품이라 볼 수 있겠다.

◆ 베토벤, 에그몬트(Egmont)

에그몬트 서곡은 베토벤의11개의 서곡 중 가장 대중적이고 널리 연주되는 작품이다. 독일의 대 문호 괴테의 작품 <에그몬트>를 소재로 작곡된 극의 부수음악으로 서곡과 9개의 악곡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서곡은 이후 따로 출판되어 연주되고 있다.

베토벤은 청각상실 이후 독서광이되어 더욱 더 문학작품에 탐닉하는데 실러, 셰익스피어와 함께 그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가 바로 괴테였다. 에그몬트 작곡 이후 베토벤의 편지에는 시인에 대한 존경의 마음으로 작곡하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괴테도 베토벤을 “지금까지 그보다 더 집중력이 강하고 더 정력적이며 더 내면적인 예술가는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둘은 서로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다.

작품 에그몬트는 역사상 인물인 에그몬트 백작을 소재로 16세기 그가 스페인으로부터 네덜란드독립을 지키다 비극을 맞은 실제 스토리를 입각해 괴테가 12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전체 5막의 작품이다.

베토벤은 1809에서1810년 사이 에그몬트 작품을 완성하였고 <피가로의 결혼> 초연극장인 부르크 극장에서 베토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장중한 서주를 지나 두 개의 주제가 서로 어우러지며 마지막 영웅적인 느낌을 주며 휘몰아치듯이 클라이맥스가 마무리된다. 애국적인 분위기의 이 작품은 한때 스탈린으로부터 자유를 갈구하는 헝가리 혁명의 비공식 국가이기도 하였다.

◆ 롯시니, 윌리엄텔(William Tell)

윌리엄텔, 독어발음으로 빌헬름텔 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18세기 괴테와 함께 독일문학을 이끈 대 문호 프리드리히 실러가 스위스의 설화를 바탕으로 쓴 희곡이다.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아들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활을 쏜 에피소드와 압제자와의 대립은 스위스 이외에 페르시아와 북유럽까지 널리 퍼져있는 구전이야기 중 하나다.

실러는 이 설화를 계몽적이고 애국적으로 풀어내어 민중의 저항과 자유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는데, 당시에 한동안 이런 이유로 수십 년간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스위스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괴테가 실러에게 주었고, 무대에 올린 작품 역시 실러가아닌 괴테가 직접감독하기도 했다.

독일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인 <빌헬름텔>을 당시 이탈리아의 모차르트라고 칭송 받던 롯시니가 맡아서 오페라 작품으로 재탄생 시켰는데, 사실 이 작품에는 베토벤도 관심이 많았었다는 후문이다.

윌리엄텔 역시 서곡이 전체 작품보다도 유명하며, 서주의 서정적인 첼로 솔로를 지나 금관과 휘몰아치듯 한 격정적인 부분 그리고 다시 온화한 목관의 연주가 나오고 곧바로 전투의 출정식을 연상시키는 팡파르와 함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오페라의 서곡이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느낄 수 있는 구성으로 롯시니의 최고의 역작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작품 윌리엄텔은 37세 이른 나이에 더 이상 오페라 작품을 작곡하지 않았던 롯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이면서 대 문호 실러의 마지막 희곡 작품이기도 하다.

◆ 새로운 시작 <Inaugurate>

언급한 세 곡의 작품 이후 서곡은 많은 발전을 거듭하며 단순히 극음악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으로써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었다.

신년에 자주 들을 수 있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박쥐 <서곡>을 필두로 차이코프스키의 <1812>와 <로미오와 줄리엣>, 브람스의 <대학축전>, 스포츠 경기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주페의 <경기병> 서곡이나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등 수많은 작곡가들이 길지 않은 시간에 그들의 예술성을 농축하여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연과 필연의 열매”라고 말한 것처럼 멋진 서곡의 탄생 역시 역사적 우연과 필연에 기인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시기는 필연적이지만 평화로운 일상은 어느 순간 우리에게 우연하게 찾아올 것이다.

베토벤도 심취했던 인도철학에서 가장 강한 신을 시바신이라고 한다. 시바는 파괴의 신과 동시에 창조의 신으로도 불린다. 파괴와 창조는 동시에 일어난다는 그들의 종교적 사유로 그 통찰력은 현대에도 고스란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가을에 줄기와 잎을 다 떨어뜨리고 땅속에서 영양을 흡수하며 월동을 지낸 이후 화려한 꽃을 피우는 작약을 아시는가? 그 작약의 꽃말은 바로 “새로운 시작”이다.

☞ 추천음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칼 뵘(Karl Bohm)과 무티(R.Muti)의 비엔나 필하모닉 연주를 추천한다. 상반된 스타일의 빠르기를 느껴보는 재미도 있다.

에그몬트 서곡은 베를린 필과 아바도(Abbado)의2002년도 이탈리아 팔레르모 실황 그리고 비장미가 흐르는 카라얀(Karajan)의 레코딩을 추천한다. 그리고 윌리엄텔 서곡은 런던심포니와 피에로 감바(Piero Gamba)의 지휘, 유럽 실내관현악단(Chamber Orchestra Of Europe)과 아바도의 조합 역시 훌륭하다.

김상균

◆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비엔나 국립음대와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이 후 Memphis 심포니, Chicago civic오케스트라, Ohio필하모닉 악장 등을 역임하고 London 심포니, Royal Flemisch 심포니 오디션선발 및 국내외 악장, 솔리스트, 챔버연주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igenarti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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