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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섬마실 길라잡이
어촌사회 연구로 학위를 받은 후, 섬이 학교이고 섬사람이 선생님이라는 믿음으로 27년 동안 섬 길을 걷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해양관광, 섬여행, 갯벌문화, 어촌사회, 지역문화 등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을 하고 있다. 틈틈이 ‘섬살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섬문화답사기’라는 책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섬문화답사기, 섬살이, 바다맛기행, 물고기가 왜, 김준의 갯벌이야기 등이 있다.
겨울 갯벌에서 김이 자란다
갯벌에서 뜨는 아침 해를 보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늘 궁금했다. 간혹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본 적은 있지만 물이 빠진 갯벌 복판에서 본 적이 있던가. 눈이 시릴 만큼 차가운 곰소만 뻘밭에서 새벽을 맞았다.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리고 입도 얼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겨울 갯밭에 보는 일출이라니. 아름답기까지 하다. 겨울바다는 명징하다. 갯벌도 겨울...
2021.01.19
외눈박이 등대의 슬픔
불이 꺼진 등대에 다시 불이 켜졌다. 저녁을 먹고 산책 삼아 다녀올 거리이다. 은하수를 보기 이른 시간에도 샛별은 등대에 개의치 않고 존재감을 뽐낸다. 풀벌레 소리마저 잦아드는 시간 등대는 조용하게 남쪽 바다를 비추고 있다.
인천의 팔미도등대, 부도등대, 선미도등대, 소청도등대 등이 일제강점기 만들어졌다. 하지만 연평등대는 전쟁 후 지어졌다. ...
2020.10.12
백령도 맛은 까나리 맛이다
백령도의 까나리잡이는 끝났다. 이제 잘 숙성되길 기다릴 뿐이다. 적어도 1년 반, 18개월은 기다려야 잘 삭혀진 액젓을 만날 수 있다. 백령도 까나리 액젓은 바다가 키우고 정성과 기다림으로 숙성되어 만들어진다.
장촌마을 선창에 있는 예닐곱 개의 까나리 삶는 솥도 아궁이를 닫았다. 까나리를 탐해 들어온 놀래미와 우럭이 빨랫줄에 걸리면 백령바다의 봄...
2020.08.24
울릉의 속살, 울릉의 맛과 멋
어둠이 울릉도 쯤 밀려가고 묵호등대의 불빛이 힘을 잃을 때 쯤 짐을 챙겨 언덕배기를 내려왔다. 올라갈 때는 택시를 타서 몰랐는데 짐을 들고 한계단 두계단 내려오는데 녹록치 않다. 명태와 오징어를 말리기 위해 질펀한 길을 오르내렸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오죽했으면 남편 없이도 마누라 없이도 살수 있지만 장화 없이는 못산다고 했을까...
2020.06.29
봄이 오면, 제주삼촌들 뭘 할까
고사리와 우뭇가사리
제주의 4월을 가슴에 묻고 지나간다. 그렇다고 아픔을 붙잡고 있을 수만 없다. 중산간 삼촌들은 산과 들과 오름으로 고사리를 찾아 나서고, 바닷마을 삼촌들은 우뭇가사리와 톳과 미역을 찾아 바다를 헤맨다. 산사람만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 올리는 것이 고사리요 우미였다. 우미는 제주말로 우뭇가사리를 말한다.
고사리는 비타만, 칼슘,...
2020.05.19
대통령의 휴양지, 시민 품으로
바다의 역사를 톺아보면 진해만은 권력을 품은 바다 맞다. 조선조에는 어민들의 바다가 아니라 왕실의 바다였다. 한말과 일제강점기에는 제국의 바다였고, 해방후 진해만 길목에 있는 저도는 대통령의 휴양지였다. 황금어장에 솟아 있던 여러 섬들은 군사기지였다. 그 상징인 저도는 바다의 청와대, 청해대로 군림을 했다. 여행객은 물론 주민들도 가까이 하기...
2019.12.18
작은 섬에도 인물이 있다…장창대와 김이수
겨울 해는 짧다. 산기슭에 들어섰는데 어둠이 내린다. 끼니는 고사하고 잠잘 곳도 마련하지 못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찾고 싶은 창대의 무덤이나 볼 수 있을지 걱정과 약간의 두려움이 앞선다. 10여년 전 처음 대둔도를 찾았을 때 기분이었다.
낯선 곳에서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찾는다는 것은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그때 운좋게 오리에서 장씨 ...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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