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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니스트의 기고글
- 고래의 꿈이 흐르는 바다 '장생포문화창고'와 고래고기 장생포의 고래요릿집은 단순히 '고래를 먹는 장소'가 아니다. 여기엔 어떤 '애도와 향수의 정서'가 있다. 사라진 산업, 사라진 생업, 사라진 포경선의 향수를 고기 한 점에 담아 음미하는 행위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과거를 애도하고 회상하는 의례다. 장생포의 고래는 사라졌지만, 고래고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고래의 시간을 씹고, 도시의... 2025.07.07
- '원미동 사람들' 만나는 부천아트벙커B39 그리고 감자탕 가난과 허기를 이겨낸 지혜의 음식은 이제 일상이자 가벼운 별식이 됐다. 쓰레기 처리장이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처럼.아무튼 오래 견디고 볼 일이다.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전문가 어떤 도시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도시의 '인상'이 있다. 경험에 의해서든 신문이나 TV 같은 미디어에 의해서든, 혹은 소설이나 영화 같은 예술 작... 2025.06.05
- 새우젓처럼 요긴한 삶이여! 강화 소창과 갈비젓국 방직팔이에 나선 억척스러운 강화 여인들의 쉰밥, 찬밥에 더없이 요긴했을 이 새우젓을 생각하면 그만 울컥, 해진다.그리고 끝내, 나와 어린 동생 둘 다 소창 기저귀 삶아 키운 엄마를 또 생각한다.맙소사, 강화도에 사는 함민복 시인의 시를 생각한다.눈물은 왜 짠가, 새우젓은 왜 이다지 짠가, 우리네 인생은 왜 이렇게 애잔한가.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 2025.05.08
- '폭싹 속았수다!' 제주 용머리해안서 맛본 고사리해장국 오늘만큼은 고사리해장국으로 백만 년을 관통한다. 자연도, 인간도, 이 감사한 음식을 맛 봬 준 식당 주인장도, 무엇보다 타향살이를 잘 견디고 언니의 제주 손발이 되어준 여동생도, 우리 모두 다들 "폭싹 속았수다."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전문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는 이 봄! 유채와 벚꽃이 절정인 제주에 가고 싶어, 또 ... 2025.04.03
- 푸르고 푸르다! 담양 죽녹원과 암뽕순대 많은 사람이 평안함과 따뜻함을 찾는 고장 '담양(潭陽)'은 먼 옛날 고려 때부터 담양이라 불린, 이름 그대로 물과 햇볕이 풍요로운 땅이었다. 그래서일까? 하늘을 찌를 듯 푸르디푸른 대나무와 단풍이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길, 그리고 물길 따라 유려하게 펼쳐지는 관방제림은 생각만 해도 시원하고 청초하면서 뭔가 운치 가득하다.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 2025.03.06
-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 '동래읍성'에서 맛본 동래파전 동래파전 한 점에, 금정산성에서 빚은 막걸리 한잔 걸치니, 한두 시간 동래읍성과 역사관에서의 시간이 다시 머리와 가슴에 휘돈다. 내 마음 한켠에서 동래 부사 송상현과 어린 백성, 그 갸륵한 이들이 떠오른다. 이들에게 동래파전과 막걸리 한 잔 건넨다.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전문가 '부산!'만큼 다양한 색깔을 지닌 도시가 있을까? 우리나라 제2의 ... 2025.02.06
- 제천 배론성지와 산야(山野) 곤드레밥 이백 년 전, 배론의 사람들도 이리 드셨을까? 풀떼기 겨우 입에 칠하는 정도였겠지만 산야의 거친 생명력이 그들의 생을 구원했겠지. 2025년의 시작, 배론성지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한해의 안녕과 모두의 평화, 그리고 무탈을 빈다.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전문가 로컬100(지역문화매력100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 뒤, 전국 지도를 펼쳐... 2025.01.06
- 서울역 100년의 시간을 담아낸 한 그릇 깊은 맛 ‘설렁탕’ 이 겨울, 그저 설렁탕 한 그릇이면 족하다. 서울역 난전을 누비던 장돌뱅이든, 한 끼 때우는 산업체 여공이든, 아니면 세계를 누비던 미생의 종합상사맨이든 저마다 고단한 상경의 꿈이 분명 지금도 서울역 도처에 흐른다. 이윤희 방송작가 과년한 딸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가 방송작가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늙으신 부모님은 말리지 않... 2024.12.03
- 부드럽게 몽글몽글 솟는 강원도의 힘 ‘감자옹심이’ 감자바우라는 말이 있다. 척박한 땅에서 감자를 주식으로 삼아 굽고 삶고 지지고 볶고 튀기는 가운데 감자전분으로 옹심이를 만든 투박한 강원도 사람들의 우직함과 근면함과 성실함을 일컫는다고 나는 여전히 믿는다. 감자바우들의 손끝이 빚는 감자옹심이는 언제고 따뜻하고 투명하다. 별거 없어도 족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윤희 방송작가, 로컬문화 ... 2024.11.05
- ‘녹청자’처럼 푸근한 맛, 인천 ‘닭알탕’ 시절이 바뀌어 현대시장 닭 파는 가게는 사라졌고, 문지방 닳듯 드나들던 먹성 좋은 총각들은 흰머리 숭숭한 노인이 되었지만 - 이 골목의 진하디 진한 냄새는 여전하다. 가장 서민적이면서 가장 생활적인 이 맛! 누구나 한번 맛보면 닭알탕의 녹진한 국물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이윤희 방송작가 TV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구성작가라는 직업은 매번 새... 202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