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자리한 지방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

[박인권의 전국사립미술관 기행]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2013.10.08 박인권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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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미술관은 지난 2007년 12월 (재)고은문화재단이 부산 해운대구에 설립한 지방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치우쳐 있는 문화예술 향유 인프라를 부산 및 경남 지역에 구축함으로써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증대시키고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개관했다.

◆ 지방 최초 사진전문미술관으로 출발… 두 개의 사진미술관으로 분리 운영

이후 2013년 2월 신관은 고은사진미술관으로, 본관을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으로 명명, ‘투톱 미술관’ 체제로 운영체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고은사진미술관은 사진의 기록성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중심의 전시를 기획, 개최하고 있다.

고은사진미술관 전시장 내부 모습.

반면 고은컨템포러리미술관은 현대미술 속에서의 사진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해 12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른 제1종 미술관으로 등록(부산광역시 등록 제5호)된 고은사진미술관은 사진전문미술관답게 국내외 사진 아카이브의 수집을 비롯해 수준 높은 사진전시 전 기획 및 개최는 물론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진작가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출판사업과 교육 및 학술세미나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부산 경남지역의 열린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사진문화의 대중화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

지상 2층 규모의 고은사진미술관은 1층은 세미나실과 포토 라이브러리, 2층은 전시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의 경우 지하1층부터 지상2층까지 3개층 모두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은컨템포퍼리사진미술관 내부 모습.

두 미술관 모두 자연광이 사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며 관람객과의 소통과 교감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올 4월에는 박물관·미술관 경력인증대상기관으로 선정됐다.

◆ 이상일 관장

고은사진미술관과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이상일 관장은 중앙대 대학원 사진학과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이후 2007년 부산대 대학원에서 예술학 박사(예술문화 영상학과) 학위를 취득한 사진작가 겸 미술관 경영자다.

광주비엔날레 최우수 기획전상(2000년), 동강사진상(2009년), 제36회 이나노부오상(도쿄 니콘살롱 주최) 등을 수상했다. 대구예술대 사진영상학과 겸임교수(1997~2000)와 백제예술대 사진과 전임교수(2000~2003),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2003~2007)를 역임했다.

◆ 전시의 방향성과 특징

▲ 고은사진미술관

해운대 프랑스문화원 옆에 위치한 고은사진미술관.

중진 및 원로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 중심의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의 미학성을 주제로 사진의 사회적 담론 생산을 전시기획의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한국 사진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을 연 3회 이상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역 사진예술의 정체성 확립과 발전을 위해 ‘부산사진의 재발견’이란 프로젝트를 기획, 후속 전시를 꾸준히 펼쳐나가고 있다. 또한 수시로 음악회를 미술관에 유치해 음악 감상과 사진작품 감상의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다.

▲ 고은컨템포러리미술관

신진 및 중진 작가 중심으로 현대미술에서 사진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고은컴템포퍼리사진미술관.

주요 전시로는 <구본창 사진전>(2007~2008년), <최민식 사진전>, <집으로 가는 길>, <Road to the Wind>(이상 2008년), <Himalaya Monograph>(2009년), <노순택 사진전_성실한 실성>, <김기찬 사진전_골목안 풍경>, <한국, 동남아시아 현대사진작가 26인전>(이상 2010년), <사람사이의 벽들>, <목록의 재구성>, <직면 直面>, <오래된 풍경-능, 삼국유사, 경주남산>, <이자벨 위페르, 위대한 그녀>(이상 2011년), <중간인>, <하얀 미래, 핵을 생각하다>, <실락원>, <근대적 풍경의 탐구>(이상 2012년), <부 산 참견록 사람의 집-프로세믹스 부산>, <중간보고서 방랑기>, <그날의 훌라송>(이상 2013년) 등이 있다.

◆ 고은아카데미

지난해 개설된 고은아카데미는 기능과 기술 위주의 사진교육에서 벗어나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사진에 접근했다.

이후 사진인구의 저변확대뿐 아니라 전문 사진작가를 꿈꾸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유용한 사진교육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매년 상반기에는 ‘사진작품연구반’, 하반기에는 ‘포트폴리오반’을 각각 운영한다.

▲ 사진작품연구반(중급과정)

올 상반기 고은사진미술관 사진작품연구반 수강생들의 단체사진.

사진과 인문학을 접목하여 사진이라는 매체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상일 관장의 강의와 수강생들의 사진리뷰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수료 후 심사를 통해 선정된 최우수 수료자 1명에게는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열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 포트폴리오반(고급과정)

사진작품연구반에서 습득한 사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수강생 개개인이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전시와 출판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매회 새롭게 구성되는 강사들의 강의와 멘토링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수료 후 심사를 통해 선정된 3명의 수강생들에게는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특전이 부여된다.

◆ 대표소장품 : 강운구의 ‘경주남산_용장골 능선의 삼층석탑’

지난 1984년 사진작가 강운구가 자신의 <오래된 풍경>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작품으로 경주남산의 대표적인 사진이다.

<오래된 풍경> 시리즈는 세월의 흐름 속에 잠겨 버린 우리 땅의 흔적을 추적한 역사 풍경 연작으로 강운구 특유의 치밀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운구. 경주남산_용장골 능선의 삼층석탑. 1984. Pigment Print. 20 x 24inch. ⓒ강운구

특히 ‘경주남산_용장골 능선의 삼층석탑’은 천 년 전의 신라의 하늘과 대지의 기운을 상상하면서 그때의 풍부했을 빛깔을 엑타크롬(Ektachrome) 필름으로 완벽하게 재현한 수작이다.(사진 및 자료제공=고은사진미술관)

▶ 관람안내

관람시간은 하절기(3월~10월)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월~2월)는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설 및 추석 연휴는 정기휴관. 관람료는 무료. 매일 오후 2시와 오후 4시, 두차례 도슨트 서비스가 제공된다. 10명 이상 단체가 도슨트서비스를 원할 경우 전화예약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