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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지고 대기가 급격히 건조해지면서 피부도 건조해지기 시작했다. 피부건조의 첫 신호는 바로 ‘가려움증’. 이유 없이 온몸이 가려워 자신도 모르게 팔, 다리 여기저기를 긁다 보면 손톱에 긁혀 피부가 부풀어 오르거나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 증상이 심했던 주부 김 모씨(여, 38세)는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면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이 시작된다. 가려움증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긁기만 해도 손톱자국 그대로 피부가 붉게 부불어 오른다는 것. 손톱으로 살짝 긁기만 해도 긁은 부위가 마치 채찍 자국처럼 부풀어 오르고 점점 더 가려워졌다. 김 씨는 건조해서 피부를 자주 긁게 되는 계절이 고통스러울 뿐이다.
자극을 받으면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
김 씨의 증상은 피부묘기증이라 불리는 알레르기성 두드러기 질환이다. 피부에 자극이나 마찰이 있을 때 해당 부위가 바로 부풀어 오르는 홍반성 부종이 생기게 된다. 피부에 손톱으로 글씨를 쓰면 마치 묘기를 부린듯 그대로 부풀어 오르는 신기한 이 증상은 ‘피부묘기증’이라는 병이다. 이름은 매우 생소하지만 한국인의 5% 정도가 이 피부묘기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손톱으로 긁거나 피부가 압박되거나 마찰 등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해당 부위가 붓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며, 이 때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으면 증상이 더 악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면역력 저하, 장기간 동안의 수면장애와 피로, 스트레스, 약물 오남용 및 갑상선 질환과 당뇨 등을 원인 인자로 추정하고 있으며 아토피, 비염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와 예방은 어떻게?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치료는 대개 증상 조절을 목적으로 한다. 다른 두드러기와 마찬가지로 항히스타민제가 가장 중요한 약제이다. 피부묘기증이 발생하는 빈도와 정도에 따라 투여 용량을 조절하거나, 여러 가지 항히스타민제를 적절하게 복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항히스타민제를 3~6개월 정도 꾸준히 장복하면 치료에 효과적이다.
피부묘기증은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므로 자신이 가진 알레르기 유발 인자를 파악하고 피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해당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건조한 가을이나 더 추운 겨울철엔 피부건조증과 함께 피부 가려움증이 증가하게 되는데, 피부를 긁다가 피부묘기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를 심하게 압박하는 보정속옷이나 스키니 진, 레깅스 등과 같은 타이트한 옷은 입지 않는 게 좋다. 높은 체내 열은 피부묘기증을 유발하므로 되도록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고,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과도한 운동, 사우나, 찜질방 등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피부에 열이 올라 피부묘기증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차가운 수건으로 피부의 온도를 내려주어 증상을 가라앉힌다.
피부묘기증 원인 유발 인자를 완벽히 차단할 수 없으므로, 평소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고, 가려움증을 느낄땐 긁는 것 보다는 찬물이나 얼음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해준다. 손톱은 짧게 자르고,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체력관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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