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계속 하고 싶은 시기에 정년을 맞이한다면 이는 회사에 대한 만족도 및 충성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정년 연장으로 직원들은 더 충실하게 업무에 몰두하고, 회사도 안정적으로 숙련인력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국내 굴지의 종합에너지회사로 임금피크제 모범기업으로 꼽히는 GS칼텍스 인사팀 이수관 부장의 말이다.
GS칼텍스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때는 벌써 6년전이다. 인력 고령화에 따른 적극적인 인력 관리의 중요성 대두됐다.
당시 정년을 앞둔 장년 근로자들이 중요 직책을 맡고 있거나 후배들에게 전수할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한 인원이 다수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년이 다가옴에 따라 고용 불안이 이어져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충성도가 떨어지는 직원이 상당수였고, 이에 대한 타개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며 노사간 논의가 진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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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노무사이기도 한 GS칼텍스 인사팀 이수관 부장이 GS칼텍스의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을 화이트보드에 적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
먼저 2007년 노동조합 집행부 및 회사 실무자로 구성된 정년연장 TFT를 구성, 약 3개월에 걸쳐 각 계층별·부문별 인원을 선정해 정년연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요구사항을 파악했다.
그 결과 2009년 임단협에서 정년퇴직자를 계약직의 신분으로 2년 이내 재고용하는 ‘정년 후 재고용’ 제도 도입을 결정한 후 이를 시행했다.
그해 7월 도입된 ‘정년 후 재고용 제도’로 58세에 정년 퇴직한 직원을 계약직으로 2년 이내 재고용하며 임금은 퇴직 당시의 80%를 받는 조건이었다.
“재고용시 고임금에 대한 부담과 인력 적체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로써는 숙련인력이 필요하고 본인들도 더 일하고자 하는데다 고령화시대 장년고용을 장려하는 국가시책을 고려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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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관 부장이 조병수 인사팀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직원들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이처럼 노사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임금피크제가 도입됐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신분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업무에 대한 열의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계약직으로 재고용되다보니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예전만 못하게 되는 등 장기적으로 조직문화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직원들도 정체성에 다소 혼란을 겪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보다 큰 흐름 속에서 임금피크제를 운영하자는 의견이 대두됐고, 2012년 1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이같은 회사의 결정은 주효했다. 회사와 직원 모두 윈윈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회사는 장년층 고용과 관련해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면서 숙련된 기술과 지식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생산성 향상을 거두고 있다.
직원들은 임금만 정년 당시 보다 20% 깎였을 뿐 휴가 및 승진, 평가, 복리후생 제도 등이 정년 전과 똑같이 적용돼 보다 만족한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직 한창 일할 나이지만 정년에 걸려 회사를 떠나야 했는데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 연장으로 2년이라도 더 일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는 게 현장 직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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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관 부장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
GS칼텍스에는 지난해 47명을 비롯해 해마다 50여명이 이같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하에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수관 부장은 “임금피크제가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훌륭한 장년 인력들의 업무 능력과 풍부한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탄탄한 기반을 후배들에게 물려줌으로써 이러한 틀을 앞으로도 유지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이어 “임금피크제 하에서도 직원들이 더 숙련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내강사 등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겠다”며 “또한 노하우가 잘 전달되도록 제도적, 문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더 발전시켜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요즘 직장인들의 최대 로망인 ‘정년 연장의 꿈’을 현실화시키는 강력한 기제인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노사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될 때다.
◆ 임금피크제란?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연공급 임금체계 운영기업에서 장년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연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7월 신용보증기금이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임금피크제를 첫 도입 이후 점차 확산 중이며, 2006년부터는 정부 차원의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도 함께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