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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하면 떠오르는 민족 수산물 ‘명태’

[FTA시대 수산물 경쟁력 ⑨] 명태 생산량 증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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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상(FTA) 타결로 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수산업계 역시 외국산 수산물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해양수산부와 <국정브리핑>은 선진국의 수산업 체계에 대한 연구와 국내 수산업과의 비교·평가를 통해 우리 수산물의 발전 방향을 품목별로 알아본다. <편집자>

<글싣는 순서>
① 패류의 황제 ‘전복’을 세계일류 식품으로
② 참조기 브랜드화·유통구조 개선 힘써야
③ 저수온 극복 기술 개발해 ‘복어 선진국’으로
④ 갯벌의 작은 보석 ‘명품 바지락’
⑤ 천연 피로회복제 오징어, 노화방지에도 탁월
⑥ 성인병 막고 피 맑게 해주는 ‘바다의 보리’
⑦ 천연 ‘레티놀’ 뱀장어, 원기 북돋고 노화도 방지
⑧ 세계인이 즐겨먹는 사랑의 묘약

조현수 국립수산과학원 어업자원본부 박사
민족명절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은 추석이 되면 다른 일을 접고 고향에 찾아가 성묘를 한다. 이때 제사상에 빠짐 없이 올라가는 수산물중 하나가 바로 명태다.

예로부터 제사상에 올려지는 음식은 모두 귀한 것들이었다. 조기와 함께 구하기 어려운 생선이던 명태가 제사상에 올려졌다는 것은 그만큼 조상에게 성의와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명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수산물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가 2005년 국내에서 소비된 수산물 416만9000t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명태가 38만3000t을 소비해 가장 많았다. 오징어는 26만6000t으로 2위를 차지했고 고등어, 갈치가 그 뒤를 이었다. 명태가 게맛살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활용되는 등 각종 음식에 사용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소비된 것으로 판단된다.

버릴 데 없는 인기 생선 명태…36가지 요리 가능

또 이 명태는 버릴 것이 없는 수산물이기도 하다. 고소한 살 말고도 내장으로 창란젓갈을 만들고, 알로는 명란젓, 대가리로는 귀세미 김치, 심지어 눈알은 구워서 술안주로도 먹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껍데기는 말려 뒀다가 살짝 구워서 쌈을 싸먹고, 꼬리와 지느러미는 볶아서 국물 맛을 낸다. 명태로 만드는 음식이 무려 36가지라고 하니 가히 귀한 물고기가 아닐수 없다.

명태는 대구과에 속하는 한류성 물고기로 북태평양 베링해, 오츠크해, 일본 북부와 한국동해 등에 주로 분포한다. 이 명태는 수온이 1~10℃의 비교적 냉수에 가까운 찬바다에 사는 물고기다. 우리나라 부근에 사는 명태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동해중부 이북의 심해중층에, 가을에는 수심 200m 해저에 모여들고 겨울철엔 50~100m의 평탄한 모래진흙 바닥에서 지내기도 한다.


이 명태는 3~5살 사이에 무리를 지어 짝짓기를 시작하며 암컷이 알을 낳은 뒤 수컷이 정자를 뿌려 체외수정을 한다. 이 산란은 90~200m 깊이의 바다에서 1달간 벌어진다. 암컷은 약 10~100만개의 알을 낳는데 이 알은 바다를 떠다니다 9~28일이 지난뒤 부화한다. 치어기에는 주로 밤에 수면위로 올라와 플랑크톤을 먹고, 성체가 되면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집단이 커지면 서로 잡아 먹기도 한다. 수명은 대략 10~16년정도이나 가장 오래산 경우 31년까지 살았다는 보고도 있다.

명태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많이 애용해 온 영양식품 중 하나다. ‘어류박물지’에는 과거 함경도 삼수갑산의 농민들중 일부가 영양부족으로 멀쩡했던 눈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겨울동안 어촌으로 내려가 명태간유를 1개월 동안만 먹었더니 어두운 눈이 거짓말 같이 밝아져서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천식, 심장병, 숙취해소, 치질 등에 효과 만점

이처럼 명태에는 인체건강에 유용한 성분이 많다. 민간의학자 인산 김일훈의 저서 ‘신약’에는 명태는 연탄까스, 독사, 지네, 광견의 독을 푸는데 신비로운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연탄가스 등에 중독되어 사경을 헤멜때 마른명태 5마리를 푹 달여 그 국물을 계속 떠 먹이면 숨이 떨어지기 전 소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명태는 기관지 천식과 심장병, 치질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온다.

명태라는 이름에 생긴 유래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옛날 함경도 감사가 명천에 갔다가 태씨 성을 가진 한 어부가 바친 생선을 맛있게 먹고 이름을 물었으나 이름이 없다고 하자 명천 어부 태씨가 바쳤다 해서 명태로 이름을 지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중종때 증보한‘동국여지승람’에는 명태는 무태어로 불려지고 ‘임원십륙지’에는 태어로 표현한 것으로 미뤄 명태의 태는 물고기를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명태에는 또 어획된 지역, 시기, 형태 등에 따라 많은 별명이 있는데 그 숫자가 너무 많아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우선 생(生) 명태에 붙여진 이름을 보면 ①북방의 바다에서 군래(群來)하는 고기라하여 북어(北魚) ②자망, 거망 등으로 잡은 것은 망태(網太) ③주낙으로 잡은 것은 조태(釣太), ④강원도 연안에서 잡힌 것은 강태(江太), ⑤함경도 연안에서 잡힌 작은 것은 왜태(倭太), ⑥함경남도에서 봄철 최종어기(漁期)에 잡힌 것은 막물태, ⑦정월에 잡힌 놈은 일태(一太), ⑧이월에 잡힌 것은 이태, 삼태, 사태, 오태가 있으며, ⑨강원도 간성군 연해에서 잡힌 것은 간태(桿太)라 한다.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도 많다. 우선 싱싱한 생물일땐 생태,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 북어 가운데도 으뜸으로 치는 부풀어, 더덕처럼 말린 더덕북어, 얼고녹기를 수차례 해가며 노랗게 말린 황태가 있다. 여기다 언제부터인가 내장을 깨끗이 빼낸 명태 4~5마리를 한 코에 꿰어 꾸덕꾸덕 말린 코다리라는 이름이 더해졌다.

연간 소비량 30만t…국내 어획량은 수요량의 5분의 1 수준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태의 흰살부위를 즐겨 먹는다. 또 명태는 애주가들의 숙취해소에 그 어떤 음식보다 인기가 높을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명태 요리는 식욕을 돋게 한다. 특히 생태 매운탕이나 동태탕 그리고 북어국은 해장국으로서 으뜸이다. 또 명태는 포를 떠서 부침으로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연간 소비하는 명태는 약 30만톤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어선들이 직접 잡아들이는 명태는 약 2만여t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명태 어획량은 수요량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명태는 얼만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연안에서 쉽게 잡히던 수산물이다. 1980대엔 동해에서 연간 최대 16만t까지 잡았다. 그후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3만t 이하로 크게 감소했으며 2000년대부터는 100여t만이 어획되고 있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동해에서 명태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과도한 어획도 원인이 겠지만 지구 온난화에 의한 수온상승 등과 같은 해양환경 변화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도를 기준으로 전세계 명태어획량은 약 270만t으로 이중 미국이 152만t, 러시아가 85만t을 어획했다. 우리나라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명태 소비량을 충당하기 위해 많은 양을 러시아, 일본, 미국 등지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측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연간 14만t 정도의 명태를 국내로 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명태의 대부분은 외국산을 수입하거나 외국 합작회사에서 생산한 물량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어선에 의한 명태잡이 원양어업이 활발히 전개돼 왔지만 주변환경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1968년에 캄차카반도 해역에서 처음으로 조업을 시작한 후 북해도, 베링해 및 오호츠크해 부근으로 점차 원양어장을 확대해 왔다. 이곳에 진출한 우리 트롤어선들은 1970~1980년대에 연간 20~50만t을 어획했으며 특히 1986년에는 53만9612t을 어획, 최대 어획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0년대 접어들면서 미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인 동부 베링해에서의 조업이 중단됨에 따라 조업구역을 베링공해 및 오호츠크해로 이동하게 되었고 어획량도 10~30만톤 수준으로 감소됐다. 더욱이 최근 러시아부근 수역에서는 어획쿼터를 배정받아 조업을 하고 있어 연간 어획량이 2만t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명태는 우리 민족이 가장 많이 소비한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과 일본 근해에도 잡히지만 그들은 즐겨먹지 않는다.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은 북해도 및 러시아 등지에서 어획한 명태를 지리 또는 가공(맛살)된 형태로 먹는다. 우리 민족이 명태를 즐겨 먹어온 이유는 많이 잡히기도 했거니와 기름기가 적으며 담담하고 시원한 맛이 우리 민족의 식성에 잘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소비 특히 많아…수요량 충족방안 마련돼야

이처럼 명태는 우리 민족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수산물이다. 그러나 이 수산물은 갈수록 귀해져 가고 있다. 우리 연해 명태자원을 보존해 나가는 한편, 국내 수요에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히 공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우선적으로 우리 동해에 분포하는 명태자원이 급격히 감소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연근해어업을 통해 어획하는 동해의 명태자원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남한에서 명태가 가장 많이 잡히던 고성군 거진부근의 바닷물 수온이 평균 10도를 웃돌아 명태가 살기에는 너무 따뜻하다고 하는데 이런 원인을 먼저 찾아내야 한다. 우선적으로 동해의 해양환경 변동과 명태자원의 회유, 분포, 생태 및 계군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를 통해 명태자원이 감소해 온 원인을 규명한 후 명태자원의 합리적 관리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수온상승, 무차별 어획 등으로 자원 고갈 심화

그리고 어선들이 명태새끼인 노가리까지 남획해 버려 자원이 고갈된 것도 명태자원이 감소하게 된 한 원인이다. 함경도 관찰사가 3백년 보물이라고 예언한 명태가 최근에 와서는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명태자원을 보호하는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명태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명태새끼인 노가리를 잡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양어업 확대를 통한 어획량 확대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베링해 등의 원양 명태 어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명태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미국 등과 합작회사 또는 유상 입어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충분한 명태 어획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론 ‘해양 생태계 회복’이 숙제

한미 FTA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이 미국 EEZ(배타적 경제수역)내 명태 TAC(총 허용 어획량)를 배정받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세계는 엄청난 폭우와 가뭄, 그리고 태풍 등의 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세계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그 원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후를 보면 한반도에도 그 영향을 이미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전에 동해에서 흔히 잡히던 명태가 최근에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 원인이 동해안 해수온도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인류는 다시한번 바다의 가치를 되새겨보며 겸손한 자세로 해양 생태계 회복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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