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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푸른 정원 가꾸기

20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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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 오후 서울 돈암동. 콘크리트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희망찬 유치원’은 옥상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아이들은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또 한 손에는 오목렌즈를 든 채 텃밭과 꽃, 나무 사이를 오가며 해맑은 웃음을 만들어냈다. 264㎡(80여 평) 정도 크기의 옥상에는 둥굴레, 부용, 작약과 같은 약초식물과 아이들이 직접 키우는 허브식물이 심어져 있다. 한현주(7·여) 어린이는 “옥상에 직접 심은 치자나무가 자라는 것이 신기하다”며 “우리 집 옥상에서도 꽃과 나무를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망찬 유치원’의 옥상정원은 지난 2005년 서울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조성됐다. 희망찬 유치원 하지연(53) 원장은 “콘크리트 옥상을 정원으로 바꾸는 것은 미관뿐만 아니라 열섬 방지, 이산화탄소 절감 등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다”면서 “옥상정원이 점점 늘어나면 하늘에서 바라보는 대한민국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냉·난방에너지 16.6% 절감
옥상 녹화사업은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옥상에 정원이 생기면 물과 나무에서 이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고 열을 흡수해 열섬 현상이 해결된다.

여기에 토심 10㎝로 옥상정원을 만들면 소음 20db 감소, 100㎡당 200~300리터 빗물도 저장 가능해 도시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냉·난방에너지 16.6% 절감, 지붕 방수층의 기대수명을 40년 이상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 실제로 김 원장은 옥상정원을 만든 후 냉·난방비를 10% 절감했고 아이들이 옥상에서 뛰어놀아도 아래층에서 별 무리 없이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옥상정원은 동물과 곤충들이 모이게 돼 사람이 자연과 한층 가까워지는 기회가 늘고, 보기에도 좋고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생태계 복원에도 큰 역할을 한다. 김 원장은 “옥상은 온도, 습도 등 지상에 비해 생물 서식에 불리한 환경조건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원을 조성한 결과 식물의 생육 상태가 양호하고 나비·벌·잠자리·올챙이·우렁이·달팽이 등 동물이 서식해 도심 비오톱(야생 동·식물이 공존공생 가능한 생태계를 가진 장소)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지자체 공사비 50% 지원
환경오염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도심지 옥상 녹화사업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시카고의 경우, 주거와 상업업무용 옥상 녹화 시 5000달러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일본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옥상 면적의 20%를 녹화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옥상 녹화가 최초로 진행된 독일에서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15년 동안 옥상 녹화 공사비와 기술을 시민들에게 지원했다.

우리나라 옥상 역시 ‘희망찬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점점 푸르게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민간 소유 건물에서 옥상을 99㎡ 이상 녹화할 경우 심사를 통해 공사비의 50%를 지원하며, 남산 조망권에는 70%까지 혜택을 주고 있다. 서울시에는 현재 유네스코회관, 동교동의 욱도 빌딩,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등 120여개의 민간 또는 공공기관 건물에 푸른 옥상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는 서울 소재 대학도 점점 늘어 2004년 고려대 법대 신관(562㎡)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홍익대(661㎡)·서강대(518㎡), 지난해에는 숙명여대(752㎡)·한성대(666㎡)·장로신학대(980㎡)·이화여대 목동병원(1189㎡)이 참여했다.

김진표(25·홍익대) 씨는 “옥상정원은 편히 쉴 곳 없는 도심에서 유일하게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장소”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벤치를 만들어 설치해 이용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에는 서울 송파동·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에 축구장 3개 크기의 대규모 옥상정원이 오픈한다. ‘포시즌파크’라는 이름이 붙은 옥상정원에는 야생화 정원과 맨손체조장, 지압마당 등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시 역시 도심 열섬 현상을 줄이고 환경개선을 위해 민간 건물에 녹지를 조성하는 비용 50%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내에서 녹지 조성이 가능한 100㎡ 이상 옥상 총면적은 5100㎡로 섬지역을 뺀 인천시 전체 면적의 15%나 된다.

부산시는 새로 짓는 건물의 경우 ‘친환경 건축기준’에 따라 옥상 면적의 50% 이상을 녹지화하도록 규정하고 1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기존 민간 건축물이 옥상조경을 할 경우 전체 공사비의 절반까지 지원하고 있다.

목포시는 목포여객선터미널 4층 900여㎡에 옥상정원을 조성해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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