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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 1번지’ 옴천면에 가보니
[강진] 멜라민 사태, 광우병과
구제역 파동 등으로 매일 밥상에 오르는 음식이 불안하다면? 농약잔류물 속 환경호르몬
때문에 불임부부가 증가한다면?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고 싶다면? 정답은
하나다. 바로 ‘유기농 식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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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강진군의 한 ‘친환경 농업단지’ 지역. 뒤로 월출산이 보인다. |
‘친환경농업특구'
강진군 옴천면
2003년 ‘친환경 농업특구’로 인정받은 강진군 옴천면을 방문했다. 친환경
농업특구란 친환경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지역에 각종 규제로 인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농업의 질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정한 지역이다. 전국의
지자체 가운데 면 전체가 농업특구로 인정받은 것은 옴쳔면이 처음이다.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청정지역인 이곳에선 58가구가 유기농과
무농약으로 친환경
농업을 하며 총 385톤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친환경
농업을 시작한 것은 1997년의 일이다. 주민 12명이 ‘친환경 쌀작목반’을 만들어 주민들과 함께 선진지의 견학과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시작은 유기농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게르마늄 농법’이었다.
친환경 농업은 크게 유기농업과 무농약농업으로 나눌
수 있다. 유기농업은 2년 이상(다년생작물은
3년 이상) 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것이고, 무농약 농업은
합성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도 권장시비량의 3분에 1 이내로 사용해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1999년에는 쌀 전업농 43가구에서
‘맛좋은 쌀 연구회’를 결성해 유기농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1년 62㏊의 논에서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넣고 우렁이를 논바닥에 풀어 잡초를 제거하는 ‘우렁이 농법’을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다른 주민들은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수확한 쌀이 일반미보다 40㎏ 한 가마에 6000원씩
더 받는 것을 보고, 친환경 농업으로 돌아섰다.
‘친환경
영농’ 위해 47억원 투입
이에 강진군은 2003년 3월
옴천면 전체를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하고 각종 지원을 해줬다. 2005년까지 3년간 특산품인 토하와 맥우를 포함한 쌀, 새송이 버섯 등 친환경 영농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47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2004년엔
옴천면 정동마을 등
23.2㏊를 친환경농업
시범단지로 조성해, 참게, 청둥오리, 미생물농법 등 유기농업을 추진했다.
전국에선 최초로 유기농을 위한 농자재 구입비도 지원했다. 이런 지원 덕택에 옴천면은 2005년부터 농지의 70% 정도가 무농약
농업을 할 정도로 대표적인 ‘친환경 농업 고장’이 됐다.
농민들의 수익도
눈에 띄게 늘었다. 친환경 농법을 시도한 후 예전보다 소득이 30~40% 정도 나아졌다고
한다. 강진군은 친환경농업특구 지정 전에 비해 앞으로 2배 이상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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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옴천면의 친환경 ‘참게농법’과 ‘청둥오리농법’. |
'친환경농업'을
선도한 임시순 대표
옴천면의 움직임을 주도한 이는 임시순 '친환경토하미
영농법인’ 대표(75)다. 그는 한국유기농협회 강진지회장으로 1997년 주민들을 설득해
‘친환경쌀 작목반’을 만든 이다.
1992년부터 6㏊의 논에서
무농약으로 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이십여년전, 집에서
기르던 개의 벼룩을 없애기 위해 분무기로 살충제를 살포하던 중 개와 내가 농약에
중독된 것이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해독제를 복용하면서 2~3일 고생했는데,
이 때 그는 농약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깨닫고,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5~6년 전
무농약 농업을 하고 있던 시절, 벼멸구가 극성이었을 때가 기억난다”고 말했다.
지금은 미생물제재 등 유기약재가 나오고 있지만, 당시엔 그런 게 없었다.
임 대표는
“벼멸구를 보고도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고 그저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며
“생산량은
떨어졌고,더구나 다른 곳에서 '친환경토하미'란 상표를 도용하기도 해 피해가 3년간 적자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기농은
일손과 자재비용이 더 들어”
2008년부턴 무농약
방식에서 더 나아가 화학비료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임 대표는 93톤을 생산했다. 임 대표는 “유기농
쌀은 ‘밥맛이 좋다’, ‘환경호르몬 등이 없다’, ‘아토피 등에 좋다’는 인식이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유기농 현미찹쌀 등은
도시민 직거래 등으로 품귀 현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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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일번지 옴천면의 ‘옴천농업특구’ 일원. |
다만 임 대표는 “유기농은 일반적으로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고 수확량은 떨어져 생산단가가 비싸다”며 “작목반은
농협과의 계약재배로 40kg당 5만원선으로 일반미에 비해
5000원 정도 더 받지만 농자재 값이 그보다 더 들어 손익을 비교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정부와 강진군에서는 친환경에
쓰이는 유기질비료와 친환경 농기계 구입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유기농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한다. 올해 지원액은 1ha당 유기농은 120만원, 무농약은 100만원이라고 한다.
임씨는 “유기농은 생산면적을
늘리기도 힘들고
공인 인증기관에서 인증받기도
힘들다”며 “지자체에서 생산비가 비싸게 드는 유기농산물
재배면적을 앞으로 계속 늘린다고 하는데, 현재 시장규모만 믿고 따라가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믿을만한 대량 구매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유기농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학교 급식과 군납의 확대,
해외로의 수출 등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군 옴천면에서 실천하는 유기농
중심의 친환경농업은 자연과 환경, 인간을 살리는 생명식품 산업이라 한다.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유통시켜 도시와 농촌을 살찌우는 유기농업이
더욱 확산됐으면 한다.
박스/‘유기농
원년의 해’를 선포한 전라남도
전남도는 그동안 친환경농업을 육성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4년 경지면적의 1.3%에 불과하던
친환경농업의 비중을 2009년 34%인 10만4825ha까지 확대했다. 이는
전국 친환경 농지면적의 52%에 해당한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제1차 ‘생명식품생산 5개년 계획’을
추진한 결과다.
2003년 옴천면 전체를 친환경특구로 지정한데 이어, 전남도는
옴천면의
오산마을(2007년)과 영복마을(2009년)을 친환경농업
선도마을로 지정했다.
이처럼 전남도가 친환경 농업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전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전남의 친환경농업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약 4조원에 달했다. 취업유발 효과는 1만8000여명, 생산유발효과는
1조8089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7969억원 등이었다.
이에
전남도는 올해를 ‘유기농실현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2014년까지 80개 사업에 1조662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을 전체
경지면적의 45%(유기농 15%와 무농약 30%)인 14만ha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정책기자 박주익(직장인) cheongj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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