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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인 내가 ‘한국어 교사’를 꿈꾸는 이유

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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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국어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다양하고 멋진 표현을 한꺼번에 말할 수 있어요, 특히 모음과 자음만 있어도 세상 어떤 단어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죠.”

한국인보다 더 한국어를 사랑하는 외국인 교로 씨의 꿈은 한국어 교사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교로(24·QIAO LU)씨는 현재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한국어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 졸업 후 자연스레 한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했다.

그의 꿈은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가 되는 것이다. 모국어인 중국어를 비롯해 영어와 한국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한 그는 유독 한국어에 애정이 간다고 했다.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 교로씨.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 교로 씨.

“모음과 자음만 있으면 세상 어떤 단어도 표현할 수 있어요”

그가 한국어를 처음 배우게 된 것은 중국에서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다. 연변자치구에 살았던 그녀는 부모님의 권유로 다른 중국친구들과는 달리 한국어와 중국어를 함께 가르치는 학교에 다녔다.

“제가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모님 덕분이에요. 어렸을 적부터 무역업에 관심이 많았던 저와 부모님은 무역과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될 때 큰 도움이 될 거란 말에 한국어를 배우게 됐어요.”

교로 씨가 살고 있는 연변자치구는 조선족이 많이 사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배우는 한국어는 실제로 북한말로 비슷한 것이 많다고 한다. 때문에 막상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사용하기엔 억양과 뉘앙스가 달라 실생활에 적응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이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중국인 한국어 교사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에서도 ‘교사’라는 직업은 안정적이고 보수가 많아 인기직업으로 손꼽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어 교사는 단연 1위다. 중국이 무역업이 발달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로 씨가 지난 2008년 3월, 한국을 택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국어국문과가 아닌 무역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것도 무역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알아야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였어요.”

“하지만 중국에서 한국어를 10년 넘게 배웠지만 막상 한국에 오니 어려움이 더 많았어요. 제가 한국어로 말할 때면 독특한 북한식 억양과 단어표현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쳐다봐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했거든요. 말이 너무 빨라 듣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그래서 처음엔 어딜 가든 입 열기가 쉽지 않았어요.”

시간이 날 때면 빈 강의실에서 한국어 강의 준비를 하며 자신의 꿈인 한국어 교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중국 유학생 교로씨.
시간이 날 때면 빈 강의실에서 한국어 강의 준비를 하며 자신의 꿈인 한국어 교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중국 유학생 교로 씨.

제 한국어 실력은 한국 친구들 ‘덕분’

교로 씨가 한국에 적응하고 한국어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한국인 룸메이트였다. 처음 한국에 와서 아는 사람 하나 없던 그녀에게 한국인 룸메이트는 큰 의지가 됐다.

학교가 끝나면 같이 밥을 먹으며 한국 친구가 말하는 한국어 억양과 단어를 유심히 듣고 적어보기도 하고, 자신의 하루를 친구에게 이야기 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어에 자신감이 붙게 됐다.

“차츰 자신감이 붙게 되면서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즐거워졌어요. 좀더 많은 한국인들을 만나 대화하고 싶고, 중국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국전통문화아카데미와 출입국사무소에서 통역봉사활동에도 참여했죠.”

교로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한국어가 늘지 않아 고민을 토로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으면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준다.

쉬는 시간에는 한국어 시집과 소설책을 읽으며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다는 교로씨.
쉬는 시간에는 한국어 시집과 소설책을 읽으며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다는 교로씨.

그는 한국어의 매력으로 ‘다른 언어보다 쉽고, 사용하기 편리함’을 꼽았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먹다’라는 표현을 쓸 때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물도 먹는다고 표현하지만 중국은 단지 밥을 먹을 때만 ‘먹다(吃)’라는 표현을 쓴다.

“이렇게 하나의 단어로 여러 가지 표현을 할 수 있는 한국어의 특성이 처음엔 오히려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어요. 하지만 쓰면 쓸수록 쉽고, 편리한 한국어의 특성에 반해버렸지요.” 

그녀는 10년 넘게 배운 한국어 실력을 점검하고자 지난해 7월 한국어능력시험을 응시, 최고등급인 6급을 단 한 번에 취득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비결을 물으니 그는 “하나를 배우더라도 이해가 될 때까지 꼼꼼히 공부하는 습관 덕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틈틈이 어려운 문법들을 쉽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교로 씨와 4년 동안 같은 수업을 들으며 친해졌다는 한 몽골 유학생(24·여)은 “저는 아직도 한국어 문법 중 ‘오’와 ‘우’와 관련된 단어들이 헷갈린다.”며 교로는 많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귀띔했다.

 한 외국인 친구가 한국어 문법이 헷갈린다고 하자 교로씨가 예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한 외국인 친구가 한국어 문법이 헷갈린다고 하자 교로씨가 예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교로 씨의 곁에는 언제나 한국어로 된 시와 소설책이 함께 한다. 

그는 “식민지 시기가 배경이 된 ‘진달래꽃’이나 ‘날개’같은 시를 읽으면서 한국의 역사와 시에 표현된 그리움을 동시에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김소월과 이상을 꼽았다.

교로 씨의 다음 목표는 서울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과정에 입학하는 것. 중국에서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석사과정 이상의 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목표는 중국으로 가 중국과 한국의 무역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것이다.

첫 강의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는 교로 씨는 5년 후 한국어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을 꿈에 부풀어 있다. 소박하지만 큰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교로 씨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정책기자 박기태 (고등학생) sosrncnf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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