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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이 ‘예술’…꼭 한번 가봐야할 도시 ‘통영’
통영 사람이 아니라면 ‘토영 이야~길’이 무슨 뜻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이는 예로부터 통영 사람들에겐 딱딱한 느낌의 통영보다 부르기 부드러워 불렀다는 ‘토영’이라는 말에 친한 이를 정감 있게 부르는 통영의 말인 ‘이야’를 더한 말이다. 즉, ‘토영 이야~길’은 친한 이들이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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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영 이야~길’이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
안영란 문화해설사는 “함께 참여하는 분들이 오늘 처음 만났지만 친하게 담소도 나누며 정겹게 보내는 시간이길 바라며 준비된 스토리텔링 투어 프로그램”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참가자 및 문화관광해설사 모두가 ‘토영이야길!’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이날의 투어가 시작됐다.
처음 도착한 곳은 통영이 낳은 한국의 대표 문인 ‘꽃’의 시인 김춘수의 생가. 지금은 일반시민이 살고 있지만 사전 협의를 통해 ‘토영이야~길’의 코스로 지정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김춘수 생가를 나서 5분 정도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동피랑 벽화마을. 벌써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마을에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높은 벼랑 이라는 뜻의 토박이말로, 옛날 통영성 당시 세 개의 포루중 동포루가 있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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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시내를 다니는 투어인만큼 안전사고를 우려해 매 투어 때마다 안전요원으로 자원봉사자와,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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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피랑 벽화마을 입구에 있는 동미르에 대해 설명 중인 문화관광 해설사. 동미르란 동피랑 마을을 지켜준다는 수호신의 이름이다. |
동피랑은 서민들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지만, 도시 미관상 재개발 단계에서 철거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을이 사라지면 주거지를 잃을 시민들과 통영의 옛 삶터가 사라지는 데 아쉬움을 가진 ‘푸른통영21’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동피랑 살리기에 나섰다. 그 테마로 잡은 것이 벽화마을이다. 2007년을 시작으로 2008년 ‘제1회 벽화대회’를 열었고 오는 4월 ‘제3회 벽화대회’를 앞두고 있다.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벽화를 보며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통영항이 보이는 언덕에 도착했다. 여객선이 지나다녔던 곳, 연안부두 뱃사람들이 쉬어다 갔던 곳.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강구한 통영항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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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빠담빠담’에 나온 천사 날개 벽화를 시작으로 골목에 들어서면 천진난만한 그림들이 반기고 벽화를 배경삼아 사진 찍는 이들이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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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좁은 골목마다 그려진 벽화는 관광객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
가슴에 수많은 스케치를 남기고 청마 유치환의 생가터를 지나면 통영시 향토역사관에 다다른다. 향토역사관으로 들어서는 길에선 통영의 대표 장승 문화동 벅수를 볼 수 있는데, 다른 장승과는 다르게 돌로 돼있고 혼자 있어 ‘독벅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통영에서는 친한 사람끼리 대화를 하다 잘못 알아들으면 “벅수야!”라고 한다는 이야기에 참여한 시민들은 서로 “벅수야!”라고 부르며 장난을 쳤다.
통영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둔 통영시향토역사관. 통영의 역사와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어 통영의 지역사적 특성이 잘 정리된 전시관으로 알려져 있다. 향토역사관을 둘러보고 나온 한 참가자는 “통영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가장 뜻깊은 곳이 아닌가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의 생가로 가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예전에는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했다는 간창골 우물을 볼 수 있었다. 토박이 말로 간창골새미(샘)이라고도 부른다는 우물은 두레박으로 길어서 물먹고 빨래하던 곳으로 지금의 통영 할머니 중에 간창골 새미물을 안 먹고 자란 사람이 없다고 하니 통영의 물줄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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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형미가 뛰어난 도깨비 얼굴의 독특한 형상으로, 이곳 마을이 동남방과 서북쪽이 허하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이를 채워주고 잡귀를 쫓아 재난을 막아주는 마을 수호신으로 세운 장승이다. |
간창골새미를 지나면 통영 청년들의 항일 지하운동 조직이였던 옛 통영청년단회관에 도착한다.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의거 당시, 투옥된 청년들을 기리며 애국지사들이 분노하며 세웠던 지사가 바로 통영 청년단회관. 9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모습을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유치환 선생이 생전에 국어선생으로, 시인 이호두 선생은 가사선생으로 근무했던 곳이라 그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건물의 역사성과 독특한 건축적 특성을 기려 2002년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6호로 등재되기도 했다.
한 대학생 참가자는 “인터넷으로 여행정보를 찾다보면 이런 곳은 놓치기 쉬워 찾아오기 힘든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세세한 것까지 알고 가게되는 것 같다.”며 관광해설사의 이야기에 귀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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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영이야~길’은 2010년 5월 문화체육 관광부가 지정한 ‘2010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선정됐다. 통영 곳곳에 설치된 안내 표식은 찾는 이들의 이정표가 되어준다. |
소설가 박경리 생가까지 따라간 길은 옛 통영성의 서문(西門)이 있었다는 서문고개.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 나온다는 서문고개에는 그 관련 구절을 박경리 선생의 육필원고로 새긴 표석이 세워져 있어 고개에 의미를 더했다. 좁은 골목길에도 문학인의 흔적과 옛 풍치가 있어 운치를 주는 고갯길이다.
“고향이란 인간사와 풍물과 산천, 삶의 모든 것이 묻혀있는 곳이다. 통영은 내 인생의 모든 자산이며 내 문학의 지주요, 원천이였다.” 박경리 선생의 어록에서 그녀의 통영사랑을 느낄수 있다.
“통영에는 시인이 많아요. 그래서 개들도 시를 읊는답니다.” 왈왈 짖는 소리를 귓 노래 삼아 풍경을 따라 내려오니 제4대 대통령 유보선 영부인 공덕귀 여사의 생가와 함안 조씨 정문(旌門)집이 한 길목 안에 마주보고 있었다.
“예로부터 통영에 3명의 여왕이 탄생한다고 했어요. 통영에서는 박경리 소설가를 ‘문학의 여왕’이라 부르고, 공덕귀 여사를 ‘두 번째 여왕’이라 칭합니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 누가 통영의 세 번째 여왕이 될 지 모르니 서로 잘 봐주세요.” 해설사의 재치있는 입담에 모두가 웃으며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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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마거리에 세워진 청마 유치환 시인의 흉상과 그의 시 ‘향수’가 새겨진 시비 앞에는 그를 기리는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
이어 도착한 곳은 초정거리.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상실감에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가 엿새 만에 타계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시조문학계의 천재 시인 김상옥 선생의 생가가 있는 거리다.
과거에는 오행당 병원과, 희락장 등 유명 상가로 유명했던 곳인데, 2007년 김상옥선생의 호를 따 ‘초정거리’라 지정했다. 또 시조동인지 ‘참새’를 발간해 통영 근대문학의 거리라고 일컬어 말 그대로 근대문학의 숨결이 그대로 숨쉬는 거리이다.
시 한수를 마음에 새기며 ‘토영이야~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청마거리에 도착했다. 청마유치환과 관련된 인연이 많아 그 호를 따 이름을 지었다는 청마거리에는 그에 맞게 청마의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유치환 시인이 사랑한 연인을 그리며 수많은 편지를 부쳤다는 우체국 옆에는 그 의미를 담아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를 만날 수 있었다.
시의 한 구절을 따 “여러분은 사랑받는 게 좋나요, 사랑하는 게 좋나요?”라는 해설자의 질문에 한 참가자가 “둘 다 같이 해야합니다”라고 대답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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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 참가 기념품으로 주는 ‘토영이야~길’ 안내도 및 해설집, 손수건, 카드 등. |
2시간 여를 걸으며 ‘토영이야~길’은 청마거리를 지나 출발지점인 문화마당에서 끝났다. 투어참가 설문지를 작성하고 나면 퀴즈정답자에게 선물로 통영 출신 시인들의 글이 새겨진 액자를, 투어를 함께한 참가자들에게는 통영의 예술인들을 소개하는 카드와 안내도를 통영의 추억과 함께 선물한다.
투어가 끝난 뒤 참가 후기 설문지를 쓰고 있는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는 한 통영시민은 ”통영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자신의 고장에 대해 잘 알아야 밖에 나갔을 때 내 고장에 애향심이 생기고 그런 마음가짐은 좋은 것 이라고 생각한다.”며 “통영에서 자라왔지만 아이들도 나도 모르는 점이 많은 것 같아 주말을 이용해 투어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새로움을 주는 투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광주에서 온 한 부부는 “통영에 몇 번 여행을 왔는데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더라. 통영에 이렇게 많은 예술인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정말 예향의 도시인 듯하다.”며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르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참가자 이영수 시인은 “아버지의 고향이고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 옛 추억에 새로운 추억을 더할 수 있어 좋았다.”며 “개인적으로 해운대구 SUN&FUN 외국어 통역 봉사단에 소속돼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 외국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할 때 필요한 홍보자료 및 통역해설 등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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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대표경관 100경’에 선정된 통영 미륵산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고 10분이면 올라가 그 경관을 볼 수 있고 5시까지 운행하니 투어를 끝내고 발걸음을 해볼만 하다. |
한편, 참가자들의 높은 공감대와 호응을 얻고 있는 ‘토영이야~길’은 지난 1월 개회식을 가진 뒤 2월 11일 토요일부터 토,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평균 15~20여 명으로 참가자가 많지는 않은 상황.
이에 대해 관계자는 “통영은 다른 여행지에 비해 짧은 동선으로 많은 곳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문화 예술인이 많다보니 골목마다 테마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관광객들이 통영을 찾을 때 알뜰하게 여행하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영이야길은 예술의 향기길과(4시간 소요) 미륵산 정상을 향해 걷는 (6시간 소요) 2코스가 있다. 모든 코스에 문화관광해설자가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2코스 모두 하루를 잡아야 가능한 코스이다 보니 시민들이 지칠 것을 감안한 것. 별다른 신청없이 시간에 맞춰 문화마당 관광안내소로 가면 당일 희망자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U TOUR통영관광 홈페이지(http://www.utour.go.kr)’를 참고하면 된다.
정책기자 장백(대학생) baek2ing@naver.com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