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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일대 수해복구 현장 클로즈업]이동취사…가구손질…“내 일처럼”

인근 군부대 장병들 중장비 동원

지역주민 유실도로 우회길 안내

김해시 복구 봉사자들도 달려와

2002.09.09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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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수해복구팀을 이끌고 지난 1일 아침 강릉에 도착한 육군 투호부대 김진식 소령. 출발 전 피해상황을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토록 심할 줄은 몰랐다.

태풍 ‘루사’. 사상 최악이라는 수마가 휩쓸고 간 상처는 크고도 참담했다.

형체조차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진 자동차는 그래도 괜찮은 편. 간신히 살아남은 기둥 몇 개 만이 가옥이 있던 자리임을 말해주고 있었으며, 온통 진흙으로 뒤범벅돼 있는 도로도 얼핏얼핏 윤곽만 잡힐 뿐이었다.

거실에 자동차 들어앉아

집안 거실에 주차돼 있는 자동차며, 전신주에 걸려 있는 아이의 세발자전거는 아무래도 불가사의다.
김 소령은 넋을 잃었다.

“화재는 한 줌의 재라도 남기지만, 수해를 당하면 숟가락 한 개마저 다 앗아가 버린다는 말이 실감이 나네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피해 확산을 줄이려면 잠자는 시간을 줄여야겠습니다.”

매스컵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수해의 무서움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현장에 나와보니 ‘백문이불여일견’이 ‘딱’ 맞는 말이란다. 아울러 엄청난 피해 규모에 막막하기만 하다.

“1000명도 안되는 병력을 8000여 침수가구에 투입하다보니 직업 속도가 늦는 것은 물론 병사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추가지원이 절실합니다.”

오후가 되고 끊어진 도로들이 점차 제 기능을 발휘하자 김 소령의 이러한 바람을 전해 듣기라도 한 듯 전국 곳곳에서 지원단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투호부대 장병들은 말그대로 천군만마를 얻게 된 것.

원주며 춘천·홍천·인제 등 인근 지역 부대 장병들이 꿈같은 일요일도 반납하고 포크레인·트럭 등 각종 중장비를 대동해 한달음에 뛰어왔고, 각 지방경찰청 소속 대원들도 오백리, 천리길을 밤새워 달려왔다.

대한적십자사의 강릉 입성은 영화의 한 장면. 도로들 대부분이 산사태와 유실로 통제되자, 지방도며 심지어는 산길, 해안도로를 돌고돌아 불과 1시간 거리를 10시간 넘게 달려온 것이다.

“무서웠죠. 밤길인데다가 처음 가보는 길이라 헤매기도 하고요. 주민들이 앞장서 길 안내를 해 주지 않았다면…, 특히 이재민들에게 갖다주라며 농사지은 쌀을 덥석 실어줬던 횡성의 어느 청년과 약초 팔아 모은 돈을 꼭 쥐어 주던 촌로의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약초팔아 모든 돈 보내와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의 김영진 씨. 이렇듯 따뜻한 정이 있기에 세상사는 맛이 나는 게 아니냐며 되묻는다.

한국기독교봉사단을 이끌고 경남 김해시 한림면 수해현장에서 곧바로 이곳에 도착한 조현삼 목사도 이웃에게 훈훈한 정을 베풀 줄 아는 사람.

“한달 가까이 수해현장을 찾아다니느라 단원들 모두 몸도 마음도 매우 지쳐있기는 하지만, 피해를 당한 주민들에 비하면 우리들의 이런 고생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지금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수재민들이 하루빨리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생활터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 목사의 희망은 최소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워낙 컸기 때문.

“이곳으로 오느라 마무리도 못하고 떠나온 김해시 한림지역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번 태풍으로 또 다른 피해는 없었는지….”

지난달 내린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로 경남 김해시 한림면, 함안군 법수면, 합천군 청덕면을 비롯해 전남 남원, 경북 김천, 충북 영동, 충남 천안, 강원 강릉·속초·삼척·주문진과 크게 알려지지 않은 지역 등 그야말로 전국토는 크게 찢겨지고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함께 나누고 서로를 보듬어 안을 줄 아는 대한믹국 국민의 따뜻한 정과 사랑이 있기에 비록 큰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수재민들일지라도 마음만은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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