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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고 별을 켜라!’…‘탄소은행제’ 가입률 1위 광주 가보니
[광주] “공공요금도 덜 내고, 에너지 절약한 만큼 포인트도 받고, 아픈 지구를 살리는 ‘탄소은행’을 아시나요?”
광주광역시가 실시하는 가정의 온실가스 줄이기 시민실천운동인 ‘탄소은행제도’에 참여하는 가구 수가 6월 말, 30만을 넘어서며 가입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탄소은행제는 광주시가 지난 2008년 가정 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정책으로, 시민들이 전기와 가스, 상수도의 사용량을 줄이는 만큼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주재희 광주시 저탄소정책과 사무관은 “광주광역시가 지난 2008년 환경부의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에 선정되면서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광주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47%가 가정·상업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는 만큼 가정에서부터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탄소은행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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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전국 최초로 탄소은행제를 도입한 광주광역시가 가입률 30만을 돌파하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탄소그린카드를 선보이고 있는 광주광역시 기후변화과 직원들. |
그는 전국 1위 가입률 비결로 “시민들이 함께 추진한 사업들이 주효했다.”며 “처음 2년간은 ‘탄소은행제’라는 개념이 생소했기에 친환경 생활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변화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0년부터는 탄소코디네이터를 양성해 각 가정을 방문해 에너지 진단 사업을 펼치는가 하면, 5개 자치구와 연계해 탄소은행 활성화를 위한 자치구 평가회를 실시, 경쟁을 유도하고, 우수 자치구에는 고효율 LED교체 사업을 실시해 전기세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탄소은행제 활성화를 위해 광주시는 전국 최초로 ‘저탄소 녹색아파트’ 사업도 진행했다. 저탄소 녹색아파트 사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경쟁을 붙여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아파트를 ‘저탄소 녹색아파트’로 선정·지원하는 사업이다.
주재희 사무관은 “광주시는 지역 특성상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 63.5%로 전국 대비 최고 수준”이라며 “주민자치 공간인 아파트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 모델을 선정했다. ‘2011 도시환경협약 광주 정상회의’에서는 이 사업이 우수 사례로 채택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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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는 탄소은행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그린 코디네이터를 양성해 가구별 에너지 진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
이를 위해 광주시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저탄소 녹색아파트에 관심 있는 아파트 83곳을 대상으로 교육 컨설팅·녹색생활 실천방법·온실가스 감축 등을 지원했다. 지난해 저탄소 녹색 아파트 우수 사례로 선정된 송화마을 휴먼시아 7단지의 추진위원장 김 모 씨는 “생활 속에서 탄소 발생량을 줄인다는 건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의견을 모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총 530가구, 1,720명의 거주민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가장 먼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전 계획을 수립함으로서, 주민들의 참여율을 높였다. 탄소 코디네이터가 아파트 내 310가구에 직접 방문해 대기전력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 멀티탭을 무료로 공급해 대기 전력 차단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매월 소등 행사로 전기절약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촛불놀이 행사를 진행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주민 김 모 씨는 “격등제 실시와 LED 교체로 공동 전기료가 전년도 대비 12%나 절감되는 등 눈에 보이는 감축 효과가 나타나자 시민들이 참여율도 차츰 늘기 시작했다.”며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활성화되면서 전년도 대비 가스 사용량이 33.2%가 절감됐고, 음식물 쓰레기 빈 그릇 서약 운동으로 쓰레기를 16.8%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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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은행제 활성화를 위해 광주시는 전국 최초로 ‘저탄소 녹색아파트’ 사업을 진행했다.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텃밭 공원에 모인 주민들의 모습. (사진=광주광역시) |
특히 이 아파트가 차별화되는 것은 지렁이 공동 사육으로 생태학습장을 운영해 가족 단위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더해서 옥상에 텃밭을 조성해 집에만 있던 노인들에게 여가활용의 기회를 주는 한편, 몇 년을 살아도 얼굴도 모르던 이웃 주민들이 단합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텃밭을 조성함으로써 건물 외벽의 온도를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주민 김 모 씨는 “음식물 처리 비용이 1kg당 55원으로 광주시가 연간 227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 아파트부터라도 음식물 쓰레기를 감량하고, 악취를 제거해보자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모아 지렁이 공동사육장을 조성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단지 내 꽃동산도 조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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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절약을 위해 소등 행사와 촛불놀이로 캠페인을 펼치는 저탄소 녹색아파트 주민들의 모습. |
한편, 탄소은행 포인트는 참여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2년간의 사용량 대비 5% 전·후 절감 시 전기는 1kwh당 50~70원, 가스는 1㎥당 12~20원, 상수도는 1㎥당 40~60원의 포인트가 탄그린카드에 적립돼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올해 지급된 금액은 5천 원 이하 5,848가구, 5천 원~1만 원 8,260가구, 1~3만 원 9,211가구, 3~5만 원 738가구, 5~8만 원 747가구로 나타났다.
주부 이은실(37) 씨는 2년 연속 최고 금액에 해당하는 8만 원의 포인트를 받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홍보를 많이 해 호기심에 참여하게 됐다는 그는 “매월 1등을 기록한 가구를 벽보에 붙여 놓고, 포인트를 얼마 받았다고 적어 놓으니 나도 해봐야겠다는 자극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며 “아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아도 실천이 귀찮아서 미뤄왔던 것들도 마음을 먹으니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기게 되더라.”고 말했다.
전기를 아끼는 데는 왕도가 없다는 이 씨는 “가능하면 짐을 줄여 자연 바람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전기가 새나가지 않게 전기 플러그를 뽑는 것을 생활화하고, 최소한의 전기만 사용하는 것이 절약 비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전기 소모가 많은 TV를 없애고, 컴퓨터와 TV 겸용 모니터는 TV로 교체했다. 유선방송 채널을 없애면서 시청 가능한 채널이 줄어드니 덩달이 에너지도 절약됐다. 또, 에어컨, 냉·난방기를 없애고 선풍기 3대로 여름을 났다. 냉·온수기도 냉수기로 바꾸면서 온수에 쓰이던 불필요한 전력 사용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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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은행에 참여를 희망하는 가구는 인터넷에서 탄소포인트제(http://cpoint.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아이들이 숙제하는 동안에는 손빨래를 하면서 세탁기 사용량을 줄였다. 이런 노력 끝에 8만 원이던 전기료를 3만 원대로 줄일 수 있었다. 공공요금으로 나가는 금액이 제일 아깝다는 그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서 처음에는 몸이 고단했지만, 탄소 포인트를 받아보니 성취감도 컸다.”며 “가능하면 2만 원대의 전기료가 나올 수 있도록 더 절약해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008년 2만 가구로 시작한 광주시의 탄소은행제는 올해 들어 30만 가구를 돌파하는 등 15배나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온실가스를 감축한 가구에 2억 6,300만 원에 해당하는 탄소은행 포인트를 지급했다. 이는 전기·가스·상수도 등 온실가스 감축량 총 3만8,492톤에 해당하는 수치로, 소나무 1,385그루를 식재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둔 셈이다.
한탄소은행에 참여를 희망하는 가구는 인터넷에서 탄소포인트제(http://cpoint.or.kr)를 통해 회원 가입하거나, 가까운 주민 센터를 방문하면 신청할 수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요즘 무더위로 인한 전력수급난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녹색생활 실천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라며 “공공요금을 줄이고, 탄소 포인트도 받고, 지구도 살리는 1석 3조 효과가 있는 탄소 은행제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책기자 박하나(직장인) ladyhana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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