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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 신청 이렇게 하세요

진료기록부 등 지참 마감시한 없이 신청…피해 인정 시 의료비·장례비 지급

2016.05.24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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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를 세 차례 샀다. 2001년 첫째가 태어난 후부터다. 선천적으로 편도가 약했던 아들은 자주 아팠다. 의사는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잘 유지하라고 했다. 가습기 내부 청소가 번거로웠다. 관리가 허술했더니, 수증기가 잘 나오질 않았다. 게으른 탓이다. 초음파 가습기는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고른 마지막 제품이다.

2003년 둘째가 태어났다. 멎지 않는 기침이 폐렴으로 이어져 두 차례 입원했다.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1시간 넘게 가습기를 청소했다. 그 순간, 가습기 살균제를 알았다면 피해자 숫자에 딸이 포함됐을지 모른다. 게으른데다 정보에 밝지도 못했다. 딸이 폐렴으로 입원했을 즈음인 2006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영유아들의 심각한 폐렴증상이 시작됐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무관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무관
 
5년 후인 2011년, 급성 호흡부전 임산부 환자가 잇따라 사망했다. 역학조사가 실시됐고, 환자들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섬유화’로 진단받기 시작했다. 그 해 11월 정부는 유해성이 입증된 해당 제품을 수거했다.

피해 환자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과 호흡곤란이다. 안타까운 것은, 감기 증상을 버티다 호흡 곤란이 시작되면 병원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폐로 힘겹게 숨 쉬는 경우라면 폐 이식을 하거나 평생 산소통을 착용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10명중 6명이 사망에 이른다. 기도 손상, 호흡곤란, 청색증 등의 증상은 순식간에 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중 40% 정도가 인공환기 요법 없이 호흡이 불가능하다.

현재 피해자들은 폐암 환자부터 가벼운 천식과 비염 등을 호소하는 경증환자까지 다양하다. 폐 이식을 기다리거나 산소통을 사용 중인 중증 폐질환 환자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에 따르면 장기간 사용한 사람보다 단기간이라도 집중적으로 쓴 사람에서 피해가 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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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절차는 환경노출검사, 임상조직분야 검사를 거쳐 종합판정된다.(출처=환경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절차는 환경노출검사, 임상조직분야 검사를 거쳐 종합판정된다.(출처=환경부)

질병관리본부와 아산병원 팀은 임상학적 증상, 영상판독 결과, 폐 조직 검사 등을 바탕으로 증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를 1~4등급으로 나눴다. 등급에 따라 정부의 지원 여부 및 지원금 규모가 달라진다.

폐 섬유화가 진행된
1, 2등급은 폐가 종이처럼 뻣뻣하게 굳어져 호흡기능이 마비되면서 위독할 수 있다. 3, 4등급은 비염, 기관지염, 후두염, 인두염, 감기, 편도염, 천식,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폐 질환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환자다.

총 530명이 신청한 2차까지의 피해자 접수에서 221명이 1, 2등급 피해자로 판정됐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인정되는 경우, 검진과 치료를 위해 지출한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203명에게 37.5억 원을 지급했다. 추가로 신청한 752명에 대해 폐 기능 검사, 폐확산능력검사 등 전문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피해 조사·판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기관은 서울아산병원으로 한정했지만, 신속한 판정을 위해 아산병원 외 대형병원들을 추가 조사기관으로 지정하고, 내년 말까지 피해 신청자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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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접수 후 전개 되는 처리 절차.(출처=환경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접수 후 전개 되는 진행 절차.(출처=환경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접수 시 준비할 서류는 폐질환 인정신청서, 진료기록부,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공동의서, 신청인 신분증 사본이다.

서류를 준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02-3800-575, relief@keiti.kr
)에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신청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자정부지원’ 사이트(www.keiti.re.kr)에서 내려받으면 된다.

사망한 경우는 사망진단서, 폐질환 입증을 위한 서류인 입퇴원 기록지, 퇴원요약지, 영상검사 기록, 조직슬라이드 원본, 조긱병리검사보고서 등 가능한 서류에 한해서 준비한다.

피해 신청 3단계에 걸친 조사절차는 이렇다. 사용제품, 기간, 사용량, 등의 환경노출조사와 폐기능 검사, 산소포화도 검사, X-ray, CT등 임상·영상·조직병리조사를 거친 후, 판정위원회와 환경보건위원회의 종합판정이 이뤄진다. 

지난 4월 25일부터 시작된 4차 피해자 접수는 별도의 마감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 본인이 아니어도 가족이 신분증 사본 등의 필요한 서류를 갖추면 신청이 가능하다. 가습기 살균제 주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 경우에도 피해가 인정되는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폐 이외의 장기, 비염, 천식 등의 증상에 대해서도 가습기 살균제와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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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잃은 슬픔은 어떠한 보상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엄마의 꼼꼼함이 자식을 죽게했다는 죄책감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또 다른 절망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해 정부는 이제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늦었더라도 말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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