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자리. 즐거웠던 추억 이야기가 끝나기도 무섭게 미래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이직을 고민하고, 오랫동안 만남을 이어왔던 여자친구와의 결혼과 주택 구입을 고민하고, 급격하게 오른 금리에 대출 상환을 걱정하는 등 불투명한 미래에 걱정이 가득했다.
이런 청년들의 고민에 정부도 많은 공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정책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모집한 청년희망적금이 이에 해당하는데 대상자가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정부나 기관이 금액을 매칭하여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비과세 등의 혜택을 주어 시드머니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시 청년들의 관심이 이어졌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290만 명이 적금에 가입했다.
.jpg) |
|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주관하는 자활센터 자산형성포털 메인 페이지에서 참여자 모집을 안내하고 있다.(출처=자산형성포털) |
지난 7월 18일, 청년희망적금에 이어 많은 청년이 기다리던 또 다른 정책이 모집을 시작했다. 청년의 내일을 위한 준비를 도와주는 ‘청년내일저축계좌’ 이야기다.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지난 2021년 하반기 청년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시행됐던 청년저축계좌를 잇는 정책이다. 당시 정부는 저소득 청년이 매월 본인 저축액 10만 원을 납입할 경우, 30만 원을 매칭해 만기시 1440만 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정책을 마련했었다.
지난해 1만8000명이 혜택을 받은 청년저축계좌는 올해 가입 기준을 대폭 완화해 총 10만4000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새롭게 모집을 시행했다.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거나 근로 의욕을 상실한 청년의 상황을 반영해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jpg) |
| 청년내일저축계좌에 가입하기 위한 기본 요건. 나이를 비롯해 소득과 재산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출처=자산형성포털) |
청년내일저축계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소득과 연령, 재산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재산은 대도시 기준 3.5억, 중소도시 2억, 농어촌 지역은 1.7억 원을 초과하면 안 되고 나이는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여야 한다.
가구의 소득은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100%를 초과하면 안 되며 근로소득은 월 50만 원 초과~월 200만 원 이하여야 가입 대상이 된다. 중위소득 50% 이하의 저소득 청년은 근로 또는 사업소득이 발생하기만 하면 가입이 가능하고, 39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청년내일저축계좌에 가입한 이후에는 매월 10만 원 이상 저축하며 3년간 근로활동을 계속해야 한다. 이때 차상위 이하 청년은 청년저축계좌와 마찬가지로 본인 납입액에 근로소득장려금 30만 원을 매칭받고, 차상위 초과 청년은 10만 원의 금액을 지원받는다.
단순 계산을 해보면 3년간 근로활동을 지속하며 꾸준히 본인 납부금을 냈을 경우 이를 포함해 최소 720만 원에서 최대 1440만 원 내외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지난주 복지로에서 가입을 마쳤다는 후배는 자산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자산 형성 정책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한정되어 있어 경계선에 있던 청년의 어려움이 컸다며 “만기까지 잘 유지해 학자금 대출 상환 등 필요한 곳에 요긴하게 쓸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jpg) |
| 작년 청년저축계좌에 선발되어 꾸준히 납입을 하고 있다. 저소득층으로 1:3 매칭을 지원받고 있다. |
작년에 아쉽게 지원을 놓쳐 올해 모집을 기다렸다는 한부모 가장 한 씨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내일저축계좌를 높게 평가했다. 특히 작년에 가입해 꾸준히 근로를 지속하는 지인을 보며 “청년저축계좌 유지 조건이긴 하지만, 사회 구성원으로 계속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청년내일저축계좌를 만기 지급받기 위해서는 근로나 사업활동을 지속해야 하고 3년간 꾸준히 본인 지급액을 내야할 뿐만 아니라 일정 시간 교육(3년 기준 10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자금 사용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교육의 경우 가입자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청년저축계좌에 가입한 나의 경우, 경제 관련 온라인 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제출했었다.
.jpg) |
| 청년내일저축계좌의 해지와 교육 시간에 관한 안내사항. 가입자는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출처=자산형성포털) |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진행되는 청년내일저축계좌 해지와 관련된 내용도 숙지하는 것이 좋다. 해지는 크게 지급 해지와 환수 해지로 나뉘는데, 지급 해지는 계좌 가입 후 취업 등의 사유로 소득이 월 3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그때까지 납부된 본인 적립금에 정부 장려금과 추가 지원금,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근로활동을 하지 않거나, 교육 이수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본인 요청 등의 사유로 해지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본인 적립금에 이자만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통장 가입 대상자라면 저축과 근로 계획, 유지 조건을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jpg) |
| 청년내일저축계좌의 가입은 복지로와 거주지 주민센터를 통해 할 수 있다. |
청년내일저축계좌의 모집은 오는 8월 5일까지 복지로와 거주지 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신청이 몰릴 것을 감안해 29일까지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5부제를 시행하고, 5부제 기간 동안 신청하지 못했다면 8월 1~5일 사이에 신청해야 한다.
정부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소득과 재산 등을 조사하여 최종 가입 대상자를 10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울러 복지로에서 모의 계산을 통해 수혜 대상 여부를 조회해 볼 수 있다.
나 역시 매월 청년저축계좌에 찍히는 지원금으로 미래를 꿈꾸고 있다. 청년내일저축계좌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
정책의 수혜자이자 옵저버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