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이국 땅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가 광복 80년 만에 그리던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부는 광복 80년을 맞아 문양목, 임창모, 김재은, 김기주, 한응규, 김덕윤 지사 등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다고 7일 밝혔다.
보훈부는 이들 독립유공자의 유해 봉환을 위해 5개 반 11명으로 구성한 봉환반을 편성해 오는 8일과 9일 현지로 파견한다.
임종배 국가보훈부 보훈예우정책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에서 광복80주년 계기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봉환반은 유족들과 함께 현지 공관과 교민 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추모식 등에 정부대표로 참석하는 등 유해봉환 절차를 진행한다.
문양목 지사는 1905년 조국을 떠난 지 120년 만에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문 지사는 충남 태안 출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대한인국민회의 전신이었던 대동보국회를 설립했고, 장인환·전명운 의사 재판후원회를 결성해 지원에 앞장섰으며 대한인국민회 총회장을 역임하는 등 일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특히 보훈부는 문양목 지사의 경우 이장에 대한 권리를 갖는 유족이 없어 유해 봉환을 위해 미국 법원을 상대로 파묘와 이장 청원 소송을 제기했으며, 교민 1000여 명의 서명서 제출 등 1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승인 결정을 받아내 유해봉환이 전격 성사됐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안장된 임창모 지사는 미국 내에서 3·1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이후 흥사단 단원으로서 활동하고 대한인국민회 임원으로 독립자금 모집에 앞장섰다.
미국 조지아주에 안장된 김재은 지사와 브라질에 안장된 한응규·김기주 지사는 광복군에 입대해 활약하다 광복을 맞았다.
캐나다에 안장돼 있는 김덕윤 지사는 일본 유학 중에 비밀결사 열혈회를 조직해 활동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번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은 미국, 캐나다와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까지 직접 찾아가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유족과 협의를 거쳐 이뤄지게 됐다.
유해 봉환 독립유공자 중 문양목 지사와 김덕윤 지사, 김기주 지사는 배우자와 함께 봉환될 예정이다.
각 독립유공자의 현지 추모식 일정이 끝나면 유해 봉환반은 독립유공자 유해를 비롯한 유족들과 함께 입국하며 12일 오후 7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유해 영접식을 개최한다.
이어, 13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유해 봉환식을 거행하며,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사업은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등 의열사에 대한 유해봉환을 시작으로, 올해 문양목 지사 등 6위까지 모두 155위의 유해가 봉환됐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유공자 여섯 분의 유해를 광복 80주년을 맞아 고국산천으로 모시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정부는 문양목 지사를 비롯한 여섯 분의 귀환을 국민적 예우와 추모 속에 영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