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열에너지 탈탄소화의 핵심으로 히트펌프를 오는 2035년까지 350만 대 지원해 온실가스 518만 톤을 감축한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 우선 지원하고 노인요양보호소 등 사회복지시설과 시설재배농 등도 지원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티에프(TF)에서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권병철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장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열에너지 탈탄소화의 핵심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히트펌프란 공기, 땅, 물 등 주변의 열을 끌어와 난방이나 냉방에 사용하는 장치로, 연료를 태우지 않아 이산화탄소의 직접적인 배출이 전혀 없어 화석연료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장치다.
기후부는 지난 10월 출범 이후 열에너지 산업의 효율화와 탈탄소 전환을 총괄하는 열산업혁신과를 신설했다.
열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절반을 차지하고 상당 부분 화석연료로 생산되고 있는 주요 탄소 배출원으로 시급한 탈탄소화가 필요한 분야다.
이에 열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실행 과제로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시스템에서 벗어나 히트펌프 중심으로 보급하기 위해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방안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 온실가스 518만 톤 감축을 목표로 부문·단계별 보급 확대 지원, 보급 촉진 혜택(인센티브), 보급 활성화 제도 개선, 산업생태계 기반 구축 및 강화 등으로 구성했다.
◆ 부문·단계별 보급 확대 지원
기후부는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우선 지원한다.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주택에 히트펌프 설치를 지원하고,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에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
이어서 노인 요양보호소 등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사회복지시설에 히트펌프 설치를 지원하고 화훼, 채소 등 시설재배농가에서 히트펌프를 난방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농업용 난방시스템 전환도 지원한다.
목욕탕, 수영장 등 난방 및 급탕 수요가 높아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비 보조와 장기저리 융자 지원을 확대한다.
학교, 청사 등 공공시설에 히트펌프, 태양광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건물자립형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한다.
예산 지원사업의 성과 검토 뒤 오는 2027년부터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장기분할상환요금제 등 금융 지원도 검토한다.
◆ 보급 촉진 인센티브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같이 공기열을 재생에너지 종류 중 하나로 포함할 수 있도록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등을 개정하고, 히트펌프 보급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정비한다.
바닥난방을 선호하는 국내 주거 여건을 고려해 가정용 고효율 히트펌프(공기-물)에 대한 국가표준(KS) 인증, 환경표지 인증 등의 기준을 마련하고, 주택용 누진제 적용에 따른 요금 급증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공기열 히트펌프도 지열 히트펌프처럼 일반용 등 별도의 요금 선택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또한 신축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때 히트펌프로 생산하는 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산정할 수 있게 하고,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제도와 연계해 히트펌프 보급 때 에너지 절감실적에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한다.
공동주택(아파트)에 히트펌프 사용을 권장할 수 있도록 건설기준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보조사업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히트펌프 보급 사업으로 단계적 전환한다.
도시가스 등 비전기식 냉방설비 설치 의무를 축소하는 한편, 전력 부하를 제어할 수 있는 전력수요관리형 히트펌프는 비전기식 냉방설비에 포함해 히트펌프 설치를 유도한다.
신축건물 난방을 히트펌프 또는 가스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주택 및 도시가스 관련 법령 개선 협의를 추진한다.
◆ 산업생태계 기반 구축·강화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용도의 히트펌프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공동주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용량 히트펌프와 산업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고온·대용량 히트펌프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히트펌프산업협회를 신설해 히트펌프 산업 전반의 통계를 구축하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실무기술·유지관리 등 분야별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아울러 히트펌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이해관계자 맞춤형 홍보프로그램을 제작·운영하고,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건물부문 탄소중립은 시대적 소명으로 이번 대책이 건물부문 탈탄소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탈탄소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모두 고려한 열에너지 전반의 청사진을 조속히 마련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