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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에 실린 'K-공조'의 위상, 초국가 스캠 범죄 사슬 끊었다

추적·검거·송환까지…현장서 성공적으로 작동한 'K-공조'
현장 작전 실무 총괄,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1과장 인터뷰

2026.02.03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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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있든 국가가 보호한다" 이 원칙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우리 정부와 경찰은 수개월간 국경 너머의 거대 범죄 조직과 맞서 왔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전세기 송환에 이르기까지, 'K-공조' 시스템의 탄생과 활동상에 대해 살펴본다.

대한민국의 치안력이 국경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깊숙한 범죄 거점까지 가 닿았다. 

지난 1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은 전용 전세기에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압송된 한국인 범죄 조직원 73명이 몸을 실었다. 이는 단일 국가를 대상으로 한 강제 송환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작전은 단순한 송환 성과를 넘어선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경찰청·외교부·법무부·국정원 등 유관기관이 협업 대응을 위해 구축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가 즉각 작동했음을 보여준 사례다.

대한민국 정부가 주도한 국제 공조 시스템이 동남아시아 범죄 거점을 현지에서부터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현지 경찰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수년간 청년들을 감금하고 수천억 원대의 피해를 야기해 온 캄보디아 내 주요 '스캠단지'라는 범죄기반 자체를 흔들었다는 점에서 'K-공조'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 범죄의 온상된 캄보디아, 국가적 차원의 대응 필요성 대두 

이번 소탕 작전의 배경에는 2024년부터 급증한 초국가적 스캠단지가 있다.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조직들이 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피해 감시가 느슨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과 포이펫 일대로 대거 이동하며 이른바 '풍선 효과'가 극에 달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외교부에 접수된 온라인 스캠 관련 취업 사기 및 감금 피해 신고는 2023년 17건에서 2024년 220건으로 무려 13배 폭증했다.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들이 방치돼 있다. 2025.10.23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들이 방치돼 있다. 2025.10.23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같은 기간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은 한국인 약 2000여 명이 암수 범죄의 희생양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이들은 대부분 고수익 알바라는 미끼에 속아 건너간 청년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는 관련 내용을 인지한 뒤 캄보디아 현지에 수차례 단속을 요청했으나, 다국적 범죄조직이 밀집한 구조적 한계로 실질적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단속 의지는 강했으나, 단순한 단속 요청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에 부딪쳤던 것이다.

◆ [타임라인] 추적에서 무력화까지…실제로 작동한 'K-공조'

사상 최대의 '전세기 송환'을 이뤄내기까지, 제도화를 거쳐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K-공조' 시스템의 타임라인을 살펴본다.

국제공조에서 전세기 송환까지…'K-공조'의 전개과정
국제공조에서 전세기 송환까지…'K-공조'의 전개과정(AI 생성)

① 2025년 10월 21일 국무회의 

이 대통령은 2025년 10월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6회 국무회의에서 캄보디아를 거론하며, 보이스피싱 범죄를 "국제사기 행각"으로 규정하고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대책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범죄가 국가 권력과의 연계설까지 제기될 만큼 구조화·조직화돼 있어 단기간에 근절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력과 조직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것을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특히 국정원에 별도 지시를 내렸음을 공개하고, 외교·치안·수사기관 전반이 기존 대응 틀을 넘어 비상한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이 발언은 이후 초국경 범죄에 대한 범정부 공조 체계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② 국제공조협의체 발족과 'K-공조'의 시작 (2025년 10월)

다국적 범죄조직을 기반으로 하는 초국가 스캠단지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했다. 그만큼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에 대한 인식 제고가 중요해졌다. 

대한민국 경찰청은 초국가 스캠단지 대응을 위해 인터폴·아세아나폴 등 국제기구와 아세안 주요국 등 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조협의체'를 2025년 10월 23일 서울에서 발족했으며, 이로써 초국가 스캠단지에 대응하기 위한 공식적인 글로벌 공조 플랫폼을 마련했다.

③ 아세아나폴 결의안 채택ㆍ글로벌 공조작전 회의 개최 (2025년 11월)

2025년 11월 3일부터 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3차 아세아나폴 총회'에서 대한민국 경찰청이 제안한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국제공조 작전(브레이킹 체인스)' 결의안이 아세안 10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후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대한민국 경찰청 주도로 서울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UNODC 등 국제기구는 물론, 16개국 법집행기관이 모여 '글로벌 공조작전 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초국가 스캠단지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틀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④ '코리아 전담반' 출범과 거점 연쇄 소탕(2025년 11월~)

지난해 10월 한국-캄보디아 간 정상회담 이후, 11월 캄보디아 현지에 양국 경찰 합동 근무 체계인 '코리아 전담반'이 공식 출범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12월 4일 포이펫 단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8번의 합동 작전을 펼쳤으며 136명의 피의자를 검거해 대부분 국내로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12월 4일 검거는 11월 글로벌 공조작전 회의에서 협의한 사건으로 실제 작전 성과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⑤ 인터폴 총회 결의안 의결과 'K-공조' 부각 (2025년 11월)

2025년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개최된 '제93차 인터폴 총회'에서 대한민국 경찰청이 제안한 '초국가 스캠단지 근절을 위한 공동 대응' 결의안이 99%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의결됐다. 

이는 196개 회원국이 가입한 최대 국제경찰기구인 인터폴 내에서 대한민국이 초국가 스캠단지 공동 대응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⑥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발족과 합동 작전 설계 (2025년 12월)

캄보디아뿐 아니라 전세계 초국가 스캠단지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가 빠르게 발족했다.

외교부, 법무부, 국정원 등 유관기관과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한 TF는 우리 정부의 수사력, 정보력, 외교력 또는 국제공조 역량까지 총동원해 캄보디아 당국에서 피의자 검거에 집중하는 한편, 검거한 피의자들에 대한 송환 준비도 시작했다. 

⑦ 사상 최대의 '전세기 송환' (2026년 1월 23일)

TF는 피해액 486억 원 규모의 범죄조직 피의자들에 대해 전용 전세기를 투입했다.

성형수술까지 하며 도피했던 총책 부부를 포함한 73명의 피의자를 한꺼번에 국내로 압송하며 'K-공조'의 대규모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일벌백계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 작전 실무 총괄, 박재석 총경에 직접 듣는 사건 후일담

이번 작전을 실무 총괄한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1과장(총경)은 이번 성과를 '치안 시스템과 외교 역량이 결합된 조직적 승리'라고 정의했다. 

다음은 박재석 총경과 정책브리핑의 일문일답. 

캄보디아 스캠조직 검거 작전을 실무 총괄한 박재석 총경 (사진=경찰청)
캄보디아 스캠조직 검거 작전을 실무 총괄한 박재석 총경 (사진=경찰청)

Q1. 캄보디아 스캠단지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청을 비롯한 우리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캄보디아 스캠단지 피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경찰청, 외교부, 법무부, 국정원 등 관계 부처가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총력 대응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양국 정상회의 이후 캄보디아에 설치된 '코리아전담반'은 현지 경찰청과 실시간으로 협업하며 첩보 수집과 추적, 합동작전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범정부 대응기구인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가 가동되면서 캄보디아를 넘어 전 세계 초국가범죄에 대한 부처 간 협업 체계가 강화됐습니다. 

Q2. 이번 단체송환 작전이 처음은 아닌데요, 그 동안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요?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이후에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이번까지 총 3번에 걸쳐 전세기를 통한 피의자 단체송환을 실시했습니다.

먼저, 지난해 9월에는 약 7년 만에 필리핀과 협력하여 49명의 주요 피의자들을 단체송환했습니다. 연이어, 10월에는 캄보디아에서 64명의 스캠범죄 등 주요 피의자들을 전세기를 통해 단체송환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캄보디아에서 73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요 피의자들을 단체송환했습니다. 

특히, 이번 작전은 초국가 스캠단지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추진됐는데, 피의자들을 신속히 송환해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 범죄자들의 해외 도피 의지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습니다. 

Q3. 이번 피의자 단체송환 작전은 73명을 전용 전세기로 동시에 소환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로 기록됐습니다. 이렇게 단체송환에 적극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정부가 피의자에 대한 단체송환을 하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끼치는 주요 피의자들을 신속히 국내로 송환해서 수사함으로써, 공범과 윗선에 대한 추적과 검거를 용이하게 하고, 피해자금을 신속히 동결하고 환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일부 피의자들은 현지 수용 중에도 외부와 연락하거나 탈옥을 모의하는 등 범죄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어, 단체송환은 현지에서 새로 형성될 수 있는 범죄 기반을 차단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아울러 다수 인원을 동시에 송환함으로써 현지 교민사회의 치안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1과장(총경)이 캄보디아 스캠단지 소탕과 대규모 피의자 송환 작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1과장(총경)이 캄보디아 스캠단지 소탕과 대규모 피의자 송환 작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Q4. '코리아 전담반'은 현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였나요?

'코리아 전담반'은 수사·국제공조 경력이 풍부한 한국 경찰 7명과 캄보디아 경찰 12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담반은 현지에서 재외국민 피해 발생 신고 신속 대응, 스캠단지 등에서 피의자 검거 및 피해자 구출, 범죄첩보 수집·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외에서 수집한 첩보를 바탕으로 추적, 검거 등 즉각적인 공조가 가능해 더욱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단체송환 작전을 위해서도 현지 경찰주재관, 이민청 등과 긴밀하게 협업해 안전하고 변수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Q5. 지난해 10월 국제공조협의체 발족, 11월 아세아나폴 총회에서 채택된 '브레이킹 체인스' 결의안은 대한민국 주도 스캠단지 대응을 공식화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후 국제사회에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느끼신 지점이 있었는지요?

스캠단지에서는 스캠범죄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인신매매, 감금 등 복합적인 범죄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캠단지의 초국가범죄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의 협업, 즉 국제공조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경찰청은 초국가 스캠단지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지난 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아세아나폴 컨퍼런스'에서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국제공조 작전(Breaking Chains)' 결의안이 아세안 10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을 때, 제93차 인터폴 모로코 총회에서 대한민국 주도로 발의한 '초국가 스캠단지 근절을 위한 공동 대응' 결의안이 참여국들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의결됐을 때, 그리고 저희가 제안한 결의안들에 대해 일본, 중국, 캄보디아 등 많은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지지 발언을 해 줬을 때, 드디어 국제사회에서도 스캠단지 대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박재석 총경이 단체송환 작전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박재석 총경이 단체송환 작전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사진=경찰청)

Q6. 이번 작전이 해외로 도피해 범죄를 저지르는 스캠 조직과, 동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 각각 어떤 메시지를 남겼다고 보십니까?

현재 이번에 단체송환된 피의자 73명 중에 72명은 우리 사법기관에 의해 구속됐으며, 이들에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피해액만 480여 억 원에 달하고 피해자들도 8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사법정의를 구현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경찰의 우수한 국제공조 역량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 있는 범죄자들에게는 '범죄자들에게 더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라는 메시지를, 우리 국민들에게는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대응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Q7. 끝으로 초국가범죄 대응을 책임지는 실무 책임자로서,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민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스캠범죄 등 초국가범죄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남아 지역 외에도 각국에서 발생하는 스캠범죄 등의 피의자들을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서 반드시 검거·송환해 우리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스캠(scam·사기), 인질강도 등 범행을 저지른 한국인 범죄 조직원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수사기관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6.1.23 (사진=경찰청)
캄보디아에서 스캠(scam·사기), 인질강도 등 범행을 저지른 한국인 범죄 조직원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수사기관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6.1.23 (사진=경찰청)

국경을 넘은 범죄에 맞서, 국경을 넘는 대응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이번 작전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캄보디아 뿐 아니라 동남아 전역에 산재한 초국가 스캠단지 범죄에 대한 국제 공조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작전이 남긴 분명한 전례가 해외 범죄 조직의 도피와 재집결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경고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책브리핑 김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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