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글로벌 경쟁 격화로 대한민국 제조업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제조업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민·관이 손잡고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에 20조 원을 투자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100조 원 이상 창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제조업 대전환의 막을 여는 '대한민국 제조업 대전환의 길: 제조AI 2030 전략'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번 전략은 그동안 축적된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주력 산업과 대·중소기업 가치사슬, 숙련공의 현장 노하우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월 발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따라 산업통상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및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제조TF 소속 민간 전문가 23명과 함께 6개월 동안 논의를 거쳤다.
제조AI 관계부처는 ▲국가 차원의 핵심 제조데이터 관리·활용 체계 구축 ▲제조업에 특화된 AI두뇌(AI모델) 개발 ▲지역 제조AI 확산 등 3가지 핵심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제조AI 품질을 좌우할 제조데이터는 국가가 직접 챙기기 위해 철통 보안·관리 시스템을 갖춘 국가 제조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이 데이터들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으면서 기업 간 데이터 공유·이전 시 특정 기업의 자산(데이터)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국가 주도로 활용·관리 활용될 예정이다.
이어서 이렇게 구축한 제조데이터와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등으로 축적한 기술역량을 활용해 제조업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조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
아울러 물리법칙 기반 AI 모델, 제조공정 내 이종 장비·로봇 간 연계, 물류·공급망 최적화 등 제조피지컬AI 원천·기반 기술 등을 바탕으로 AI와 로봇이 협업해 자율 운영하는 지능형 공장인 풀스택 AI팩토리를 수출 가능한 상품으로 육성한다.
또한 고도화된 제조AI는 제조기업들이 모여있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지역 거점대학 등에 빠르게 확산해 안전사고가 잦은 위험 공정을 AI로 대체하는 등 기업 근로환경 개선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국내 제조업 생산·수출의 3분의 2,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단지를 AI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M.AX 클러스터를 신속하게 조성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초, 고도화, 확산, 생태계 조성 등 단계적·체계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할 계획이다.
'기초 단계'에서는 제조데이터 수집, AI 모델·에이전트 개발 등 제조AX 확산 기반을 마련한다.
우수한 AI 모델·에이전트 개발에 필수적인 양질의 제조데이터를 수집하며, 은퇴를 앞둔 제조명장(숙련 노동자)이 가지고 있는 제조암묵지(제조노하우)를 데이터로 변환·수집해 AI로 전환시키기 위한 대규모 사업도 추진한다.
이렇게 모인 고품질 제조데이터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제조AX 데이터 라이브러리에 집적하며, 라이브러리의 안전한 데이터 관리를 위해 표준화 및 암호화·비식별화 시스템을 설계·구축한다.
집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공정을 담당하는 경량 AI 모델부터 제조업 전체를 커버하는 큰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준모델도 단계별로 구축한다.
'고도화 단계'에서는 '풀스택 AI팩토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공장·제품 설계, 검증·시생산, 공장 운영(생산), 유통·물류 등 제조업 생산·경영활동 전반을 제어·관리하는 '대형 AI에이전트'를 개발한다.
'제조 특화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위한 핵심부품 개발, 실증 사업 등도 확대해 나간다.
이와 함께 물리법칙을 연계한 AI 모델, 기기·로봇 간 연계, 저지연·고신뢰 통신 네트워크, 모델·에이전트·제어 등 전주기 융합보안기술 등 제조 피지컬AI 원천·기반 기술도 개발한다.
'확산 단계'에서는 지역 기업의 AI도입을 지원할 지역산단별 M.AX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이를 위한 산단별 실증 테스트베드, 엣지컴퓨팅센터 등 공용 인프라를 구축한다.
아울러 상생형 AI 스마트공장 사업 등 대기업 협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제조AX 방법론을 제시하고, AI팩토리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해외 공장 구축 때 진출 국가와 기업 특성을 고려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
'생태계 조성 단계'에서는 제조AX 민간투자 확대, 관련 전문기업 육성, 인력양성 등을 추진한다.
민간 투자를 촉진할 펀드·보증 등을 적극 활용하고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투자와도 적극 연계한다.
또한 제조AI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제조AX 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제조AI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석·박사 과정과 제조현장의 AI 확산의 주역이 될 현장재직자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해 전문인력 3만 명을 양성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제조AI 2030 전략은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 산업부, 중기부가 제조 및 산업 AX를 위해 원팀으로 협력하기로 한 약속이 본격적인 실행전략으로 이어진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핵심 기술 역량이 제조 분야와 결합해 제조 AI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로 이어지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M.AX, 즉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은 우리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과 생존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민관이 함께 과감한 투자와 실행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업부는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제조기업·AI 전문기업·대학·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의 더 나은 의사결정을 지원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제조현장, 더 풍요로운 미래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노용석 중기부 차관은 "전체 제조기업의 99.6%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AI 전환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AI 대전환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면서 "중기부는 대·중소기업 상생, 중소기업 간 협력으로 스마트공장 지원 정책을 더 발전시켜 중소 제조 현장 전반의 AX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