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말하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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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함께 만드는 AI 안전망,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
"이 영상 한번 봐봐, 전문가가 설명해 준대."
얼마 전 아버지께서 건강기능식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내주셨다.
겉보기에는 학회 소속 전문의가 나와 제품 효능을 자세히 설명하는 방송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실제 사람이 아닌 AI로 생성된 '가짜 전문가' 영상이었다.
말투와 표정, 자막까지 너무 자연스러워 얼핏 보면 구분이 어려웠다.
이를 통해 AI가 이미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위험 제보 창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찾게 된 곳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운영하는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이다.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 소개.
◆ 내가 겪은 AI 위험, 내가 직접 신고한다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 은 AI 이용 중 겪은 위험 및 불편 사례를 제보하고 관련 통계·분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문 플랫폼이다.
시민 제보자(위험 발견), 전문 검증단(신뢰성 확보), AI 사업자(자율 개선), 규제 기관(제도 보완)의 네 주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거버넌스 체계이다.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 구성.
플랫폼에 접속해 보니 신고-검증 처리-피드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허위 정보, 저작권 침해, 불법 범죄 방조, 개인정보 침해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유형이 한눈에 정리되어 있고, 각 항목을 누르면 구체적 사례도 안내되어 있다.
생성형 AI 위험성 분류체계.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프롬프트(질문 내용)까지 제출하게 되어 있다는 부분이다.
어떤 질문을 어떻게 했을 때 문제가 발생했는지 함께 제출하게 되어 있어, 단순한 민원 접수가 아니라 정확한 분석과 방지 대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반 데이터가 축적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신고 접수 후에는 처리 상황 및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이용자가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위험성 제보하기.
◆ 친구들과 가족들의 경험을 들어보다
플랫폼을 둘러본 후,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최근 AI 사용 경험을 물어보았다.
이미 일상 속에서 다양한 위험을 마주하고 있었다.
먼저 어머니는 얼마 전 건강 정보를 검색하다가 AI가 만든 가짜 전문가 영상을 실제 의료 정보로 믿은 경험이 있다고 하셨다.
영상 속 인물은 전문의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AI로 생성되어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이었다.
어머니는 "겉보기엔 너무 자연스러워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라며 "이런 영상이 더 늘어나면 중장년층은 구별하기 더 어려울 것 같다" 라고 걱정하셨다.
생성형 AI가 만든 가짜 전문가 영상을 시청 중인 어머니.
대학생 친구 역시 과제 준비 과정에서 AI가 만들어낸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역사 발표를 준비하며 AI에게 정리를 요청했는데, 문장 구조와 어투가 자연스러워 사실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AI를 통한 오정보 확산의 구체적 사례.
이처럼 세대는 다르지만 "AI가 너무 자연스러워 판단이 어렵다", "어디에 신고해야 하는지 몰랐다" 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관련 위험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올 수 있다.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이 이러한 공백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가치 있게 느껴진다.
◆ AI가 일상이 된 지금, 편리함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위험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위험을 줄이고 안전한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는 정부의 정책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함께 필요하다.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은 단순한 신고 창구를 넘어, 국민이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AI 이용 문화가 더 건강하게 자리 잡도록 이끄는 참여형 안전 생태계의 출발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이용자가 이 플랫폼을 활용해 AI 위험을 함께 예방하고, 모두가 안심하고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생성형 AI 이용자 참여 플랫폼 누리집(ai.wiseuser.go.kr)
☞ (보도자료) "생성형 인공지능 불편사항 제보하세요"
정책기자단|편수정sujungai1110@gmail.com
세상을 움직이는 정책,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2025.11.17
정책기자단 편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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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을 함께 지키는 축제 '2025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
저작권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행사가 이어지는 11월, 그중에서도 12일 개최된 '2025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는 공유와 개방의 가치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KOCCA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작년까지의 국제 콘퍼런스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 축제형 행사로 전환되었음을 체감하게 했다.
시상식과 사례 발표, 토크콘서트가 이어지며 "창작을 존중·보호하는 문화" 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2025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가 열린 KOCCA 콘텐츠문화광장, 공유와 창작이 만나는 현장이다.
'2025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한국문화정보원이 공동 주관했다.
공유·공공저작물과 저작권 기증 제도를 알리고, 자유 이용 저작물의 활용 문화를 넓히는 것이 취지이다.
올해는 공유저작물 창작 공모전, 공공저작물 활용 사례 공모전, 공공저작물 개방 우수 기관 등 다양한 부문에서 30여 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5 명예 기증자와 함께 저작권의 가치와 의미를 나누다.
무대 위와 로비에서 동시에 '공유의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었다.
시상식에서는 공공저작물 개방 우수 기관과 담당자, 기업 활용 우수 사례가 잇달아 호명되었다.
문체부 장관 표창은 농촌진흥청(배선아), 충청남도, 세종학당재단이 수상하며, 올해 공공저작물 개방 성과를 대표했다.
개방 우수 기관·담당자 포상은 행정이 실제 이용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공공누리 이미지로 제작된 굿즈 전시. 공공저작물이 일상으로 스며들다.
현장 부스에서는 공공누리 이용 안내와 저작권 상담 사례, 저작권 등록의 의미를 정리한 책자를 배포하며 저작권 활용을 홍보하고 있었다.
공유저작물로 제작된 다양한 굿즈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고, 관람객은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가져갈 수 있었다.
또 별도로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는 '공유저작물 와펜'을 부착해 꾸미는 나만의 파우치 DIY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나 역시 부스를 둘러보며 공공누리와 공유마당이 추상적인 제도가 아니라, 실제 결과물과 체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가수 하림은 공유가 창작과 사회를 잇는 따뜻한 방식임을 들려주었다.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2025 명예 기증자로 선정된 가수 하림의 토크콘서트였다.
약 30년 전 저작권협회에 가입했던 경험을 시작으로, 음악 창작자가 저작권 제도를 어떻게 체감하며 살아왔는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어 자신의 음악을 공유하게 된 계기와, 공유된 음원이 산업재해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데 뜻밖의 역할을 했던 사례도 소개했다.
하림은 공유저작물이 창작의 외연을 확장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전했다.
웹툰 작가 키몽이 기증한 휴대폰 배경 화면(왼쪽 그림). '공유'가 만든 또 하나의 새로운 창작물.
무대에 오른 창작자들의 이야기는 공유·공공저작물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가수 하림과 함께 2025 명예 기증자로 선정된 웹툰 작가 키몽은 "공유를 인사에 비유하고 싶다" 라고 했다.
먼저 내어놓는 인사가 관계를 열 듯, 공유는 창작의 장벽을 낮추고 협업과 배움의 문을 연다는 뜻이었다.
고려청자 문양을 현대 공예로 재해석한 '소구씨'의 반지 거치대. (출처=한국문화정보원 누리집)
영감을 준 공공누리의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출처=공공누리 누리집)
기업 활용 사례 대상(장관상)을 받은 공예 브랜드 '소구씨'는 공공누리 이미지에서 고려청자의 문양을 디지털로 추출해 현대 공예 상품 '고려청자 비색 반지걸이'로 재해석했다.
문화유산을 해치지 않고, 그 기능과 형태를 오늘의 감성으로 번역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공공저작물이 창작의 씨앗이 되어 장르를 건너 새로운 결과물로 피어나는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공공기관이 공공저작물을 어떻게 개방·확산하는지 보여준다.
공공기관의 개방이 현장 활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 발표도 뜻깊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재단은 작년부터 공공저작물 전담 관리 부서를 지정해 관리 책임자실무 담당부서 담당자까지 체계를 구축하고, 전 직원 대상 기본·심화 교육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정보원과 협업해 한국 문화 사진 115건을 신규 생산·개방했고, 재단의 한국어 학습 플랫폼 '누리세종학당'에서 공공누리 1유형으로 제공 중이다.
일부 이미지는 교재 삽화로도 재활용되며, 교원 전용에서 학습자 계정까지 접근권을 확대해 활용 장벽을 낮췄다.
누리세종학당을 통해 개방된 교육용 공공저작물,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에게 닿고 있다. (출처=누리세종학당 누리집)
누리세종학당을 통해 개방된 교육용 공공저작물,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에게 닿고 있다. (출처=누리세종학당 누리집)
나아가 '세종 비즈니스 한국어', '세종 한국문화' 등 재단 개발 교재를 공공저작물 4유형으로 개방해 전 세계 한국어 학습 현장에서 곧바로 내려받아 쓸 수 있도록 했다.
공공기관의 체계적인 개방 시스템을 통해, 공공저작물은 "자료실의 파일"을 넘어 글로벌 학습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현장에서 직접 참여하며 공공저작물 활용의 가치를 몸으로 체험한 시간.
현장에서 느낀 '축제형' 전환의 효용은 분명했다.
첫째, 직접 체험을 해보니 저작권·공공누리 라이선스가 추상적 개념에서 실제 쓰임새 있는 자원으로 다가왔다.
둘째, 창작의 확장이 보였다.
기증과 공유로 시작한 씨앗이 다시 새로운 창작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다.
셋째, 행정이 개방을 어떤 방식으로 뒷받침하는지 윤곽이 잡혔다.
기관 포상과 사례 발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개방하고 있는지 구체적 기준과 모형을 제시했다.
저작권의 중요성과 공유의 힘을 다시 생각한 자리, 이런 경험이 계속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공유·공공저작물이 단순한 '자유 이용 자료'가 아니라 실제로 새로운 창작과 활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 역시 기사를 작성할 때 공공누리 이미지를 활용한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창작자와 기관이 공유·공공저작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작업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이번 어워즈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특히 장관상을 받은 공예 브랜드 '소구씨'의 사례는 유독 기억에 남았다.
고려청자 문양이 공공누리 이미지에서 시작해 현대 공예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며, 전통문화가 과거의 유물을 넘어서 여전히 '창작의 원천'으로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최근 전통문화 관련 취재를 하며 보아 온 '전통의 현대적 활용'이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는 시상식을 넘어, 공공이 개방한 자원이 시민과 창작자의 손에서 어떻게 새로운 가치로 순환하는지를 입증하는 자리였다.
저작권은 보호만큼 '잘 쓰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며, 무엇보다 공공저작물이 실제로 역할을 하려면 이를 찾아 쓰고 활용하는 시민의 참여가 함께할 때 그 의미가 완성된다는 점도 떠올리게 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공공저작물이 만들어내는 창작 생태계가 앞으로 더욱 폭넓게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 2025 공유 공공저작물 어워즈 누리집 바로 가기
☞ (카드뉴스) 저작권은 어렵다? 축제로 쉽게 알아보자!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2025.11.17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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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정수장'에서 다수를 위한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찾다
얼마 전 교수님께서 작품 피드백을 주시면서 학생들이 보면 좋을 전시에 대해 추천해 주셨다.
그중 학교 근처, 조치원에서 열린 전시는 직접 방문하고 왔다는 후기를 들려주셨다.
바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이었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이 전국 각지의 공공디자인 거점에서 개최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주관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는 '공존: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라는 테마로 개최되었다.
올해 지역 협력 도시인 광주광역시와 더불어 서울, 울산, 부산, 대구 등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동대문 디자인페어, 서울디자인위크 등 10월 말부터 디자인 행사가 한창 개최된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전국 규모의 예술 문화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은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나로서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었다.
문화 행사를 즐기고 싶어도 서울까지 나오는 것이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친구들이 당장 내 주변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렸다.
우리 대학 소재지인 조치원의 공공디자인 거점은 조치원 문화정원 옆 '조치원 정수장'이라고 한다.
넓은 카페 공간과 자유로운 대여 시설로 유명해서 우리 학교 학우들도 공강 날 자주 놀러 가곤 하는데, 공공디자인 거점으로 선정된 장소라는 사실은 이번 축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평소 학교에서 유니버설과 공공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배우고 있기도 하고,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직접 방문해서 그 역사와 의미를 되새겨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당일 수업을 마치고 바로 방문해 보았다.
한때 조치원의 식수를 책임졌던 정수시설, '조치원 정수장'. 이제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조치원 문화정원 내부에 자리한 조치원 정수장은 2013년까지 시민들의 식수를 책임지던 핵심적인 공공시설이었다.
약 78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다가, 2013년 정수 시설을 폐쇄하고 새 단장을 시작했다.
현재는 세종 시민 누구나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드넓게 펼쳐진 공간은 반려동물과의 산책, 야외 공연 등을 위한 공간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쪽은 창작공간과 전시 공간으로 이루어진 문화정원으로, 다른 한쪽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로.
물을 길어주던 옛 공공장소가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재디자인되어 일상 속 쉼터로 자리 잡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해당 디자인은 조치원 지역 문화 재생 사업의 한 축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정수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폐쇄 시설로 전락하지 않도록 가꾸어 현대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조치원 정수장이 있던 자리에는 건물을 헐지 않고 카페테리아가 세워졌다. 커피는 물론, 각종 음료와 조치원 특산품인 복숭아 디저트도 판매하고 있다.
'방랑싸롱', '커넥트윗' 등 젊은 세대도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에서는 조치원 복숭아를 디저트로 판매하고 있어, 지역 특산물을 알리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옛 건물의 흔적을 새 칠하는 대신 그대로 남겨두길 택했다. 오히려 고즈넉한 멋스러움이 묻어나온다.
목조 지분, 옛 저수조 구조물 등 기존 건물을 그대로 이용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실내 벽은 거칠거칠한 형태감이 살아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주는데, 알고 보니 별도의 시공 없이 옛 건물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고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정수시설로 활용되던 때의 옛 저수조 구조물도 그대로 남아있다. 억지스럽게 새것으로 만드는 대신 현대와 역사를 조화롭게 융합했다는 데서 혜안이 돋보인다.
정수장의 원래 모습을 훼손하지 않고 문화 공간으로 잘 조성한 덕분에 역사의 흔적도 곳곳에서 느껴볼 수 있다.
채광이 들 때의 정수장의 모습이다. 젊은 세대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특유의 감성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실제로 우리 학교 동기들이 하교 후 자주 방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공공디자인이란 다수를 위한 디자인이다.
대표적으로 대중교통 시설물, 편의시설과 안전시설, 가로수 등 녹지시설, 더 넓게는 가로등과 신호등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설치되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시설물을 통틀어서 공공디자인이라고 한다.
조치원 문화정원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꼭 딱딱한 목적을 내세우지 않고도, 이렇게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조치원 정수장에서 알아볼 수 있는 공공디자인의 의의는, 공공디자인이란 거창하게 마련된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서 공존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멀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역사적 시설물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 조치원 정수장이라는 공공디자인 거점에 특별함을 더했다.
한때는 정수시설이 부족해서 누구나를 위한 정수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쉼터'를 찾는 사람들의 필요에 맞추어 공연과 전시, 강연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치원 공공디자인 거점, 조치원 정수장의 모습을 멀리서 담았다.
조치원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우리가 미처 공공시설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수많은 공공디자인 시설물, 공공디자인 거점이 녹아들어 있다.
문화, 건축, 서비스, 정책 등 그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속 가능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 환경과 안전처럼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누리집에서는 전국 지도에 새겨진 공공디자인 거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을 더 알아보고 싶다면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누리집에서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 지도'를 살펴보자.
휴일, 주말에 우리 지역 근처의 공공디자인 거점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직접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조치원 정수장처럼, 이미 알고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이 생각지 못한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 누리집(festival.publicdesign.kr)
☞ (보도자료)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 조명
정책기자단|한유민ybonau@naver.com
생생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2025.11.17
정책기자단 한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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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온라인 연결된 청년 역량↑↑
◆ AI 시대, 온라인으로 연결된 청년 커리어 전략
― 고용노동부 '2025 언택트 CAREER FIESTA', 시공간 제약 없는 취업 지원 확대
2025 언택트 CAREER FIESTA 안내 홍보물.
AI 기술의 급속한 확산과 직무 세분화는 청년 취업 환경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기업은 AI 면접과 포트폴리오 중심 채용을 도입했고, 구직자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분석으로 대응력을 높이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는 청년층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실무형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비대면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다.'2025 언택트 CAREER FIESTA'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마련된 정부대학 협력형 정책 프로그램이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 서울북부고용센터가 주최하고 국민대학교, 삼육대학교, 서일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가 협력한 이번 행사는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온라인(ZOOM)으로 진행되었다.
전국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이라면 누구나 고용24를 통해 신청·참여할 수 있었다.
기자단도 고용24로 행사에 직접 참여해 비대면 취업 프로그램의 현장성을 확인했다.
◆ 대학과 정부가 함께 만든 비대면 커리어 축제
온라인으로 진행된 강의 화면.
이번 행사는 AI·디지털 기반 채용 추세를 중심으로 구성된 실무형 커리큘럼이 특징이다.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나흘간의 모든 강의는 실시간 화상(ZOOM)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참가자는 온라인 환경에서도 강사와의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감 있는 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27일 첫날에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가 알려주는 AI 면접 합격 공식' 강의가 진행되었다.
AI 면접의 평가 구조와 최신 추세를 해설하며, 실제 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알고리즘의 판단 기준과 응답 전략을 공유했다.
'합격을 부르는 AI 면접 전략'과 '자주 나오는 질문 유형'이 사례별로 제시되어, 취업 준비생들이 막연히 느끼던 AI 면접에 대한 불안감을 실질적 준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날인 10월 28일에는 '2025 하반기 취업, 현직 유명 강사가 말하는 실전 전략' 강의가 이어졌다.
2025년 하반기와 2026년 상반기 채용 시장을 전망하며, 문과·이과 계열별 서류 전략과 포트폴리오 구성법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특히 "면접은 긴장이 아니라 전략으로 준비하는 과정" 이라는 조언과 함께, AI 면접 대응법 및 합격률 향상 전략이 현실적으로 제시되어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읽히는 포트폴리오, 기억에 남는 전략' 시작 전 강의 화면.
셋째 날인 10월 29일 오후 5시부터는 '누구나 아는 ChatGPT, 나만 아는 노하우' 강의가 진행되었다.
현직 면접관이 직접 참여해 생성형 AI의 기본 원리와 취업 준비 과정에서의 활용법을 시연했다.
ChatGPT를 활용한 기업별 자기소개서 키워드 분석, 면접 질문 예측, 포트폴리오 문장 보정 등을 실습했다.
같은 날에 '현직자가 알려주는 은행 취업 직무 완전 정복' 강의도 진행되어 금융권 취업 희망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10월 30일에는 '읽히는 포트폴리오, 기억에 남는 전략' 강의가 열렸는데, 단순한 자료 나열을 넘어 개인의 성장 이야기와 직무 연관성을 강조하는 포트폴리오 작성법이 소개되었다.
◆ 고용24 플랫폼으로 확인한 접근성과 편의성
고용24에서 기자단이 신청한 신청 화면.
대학생과 서울북부지역 거주 청년을 우선으로 했으나, 관심 있는 모든 청년은 고용24를 통해 4일 간에 걸친 강의를 최대 3개까지 신청할 수 있었다.
기자단도 수강 신청을 진행했으며, 안내된 누리집 주소로 손쉽게 접속했다.
모든 과정은 매끄럽게 진행되어 접근성과 내용 모두 달성한 행사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이러한 비대면 체계는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청년층 누구나 동등한 학습 기회를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 변화하는 취업시장, 시의성 높은 청년정책을 추진하는 고용노동부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 온라인 특강이 아닌, AI와 언택트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청년 맞춤형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최근 채용시장은 생성형 AI의 보편화, 비대면 면접 확산, 직무 기반 포트폴리오 강화가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2025 언택트 CAREER FIESTA'는 청년들이 변화하는 고용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역량을 쌓는 데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고용24 메인화면.
앞으로도 고용노동부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학·지자체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온라인 취업 교육을 전국 단위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고용24를 중심으로 비대면 교육 기반이 더 활성화되어, 어려운 시기에도 누구나 연결되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상시적 온라인 진로·직업 교육 생태계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 고용24 누리집(work24.go.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울 woolhan0309@gmail.com
2025.11.17
정책기자단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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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양식박람회'에서 만난 미래의 바다
세 명의 기자가 함께한 수산양식 박람회.
'2025 수산양식 박람회' 입구.
지난 11월 7~9일 서울 양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2025 수산양식 박람회(Sea Farm Show)'가 열렸다.
9월에 농식품부가 진행한 농업박람회를 취재한 허민(SNS), 정아람(영상) 정책기자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올해 박람회는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수산업, 지속 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어촌관광 체험관', '양식기술·정책관', '수산물 판매관' 등으로 구성됐다.
미꾸라지 등을 잡아 관찰하는 체험 프로그램.
미꾸라지와 새우를 체로 건져보고 감태를 만들어보며 굴의 껍데기를 활용한 화분 키트에 그림을 그렸다.
한국어촌어항공단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수산부산물과 친환경 스마트 양식 육성 지원 등을 소개했다.
수산부산물의 적용 대상은 굴을 포함해 바지락, 전복, 키조개, 홍합, 꼬막 등의 껍데기로 앞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굴패각 콘크리트는 굴 껍데기를 이용해 '쉘콘'이라는 제품을 새로 만들어 환경을 지킬 수 있다.
굴 껍데기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듣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해 되묻기도 했다.
◆ 수산물 안전관리 제도 (수산생물 검역관 체험)"현미경으로 아가미가 보이시죠? 저희는 수산물 안전관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요"
수산물 검역에 관해 설명을 들어봤다.
세 명의 기자는 모두 전시된 현미경으로 어류 조직을 살펴봤다.
어류 아가미를 이렇게 자세히 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담당자가 수산물 안전성 조사 목적과 절차를 소개했다.
수산물 안전성 관리는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수산물 생산 환경을 조성하고,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위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정아람 기자가 렌즈 속 수산생물의 상태를 확인해 보고 있다.
허민 기자가 현미경을 통해 수산물 검역 체험을 해보고 있다.
또한 수산생물 교역 증가로 인한 해외 병원체 유입이나 수입 품종의 위해요소를 사전 차단하고, 질병 발생 시 확산 방지를 위해 종합적 질병 관리 체계를 구축해 국내 양식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곳에서는 일부 지자체와 함께 수산물의 생산 단계, 저장 단계, 출하돼 거래되기 이전 단계의 안전 관리를 담당한다.
조사 항목은 동물용 의약품이나 중금속, 방사능, 식중독균 등 유해 물질을 조사한다.
병변의 색깔, 변형 등이 보이면 실험실로 가져와 PCR을 사용해 확인한다.
특히 수입산 수산물이 들어오면 우선 눈으로 확인해 활동적이지 않거나 먹이를 먹지 않는 개체들을 조사하게 된다.
◆ 독도 수중 영상 AI 분석기술
독도 수중 영상을 AI 기술로 분석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독도 수중생물을 판독하는 곳도 있었다.
담당자는 "수중 영상을 사람이 판독하는 것보다 AI를 이용하면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어 어종 분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그가 가리킨 영상에는 독도 주변에 살고 있는 어종 옆에 숫자가 적혀 있었다.
그는 "이 숫자가 1에 가까워질수록 정확하다" 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독도 주변에 어떤 어종이 살고 있는지 연구하는 것은 훗날 귀중한 자산이 될 거라고 전망했다.
현재 독도에서 축적된 영상 데이터가 굉장히 많아 최근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분석하고 있다며, 작년까지는 10여 종을 식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20여 종까지 확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스마트 양식장 운영 소프트웨어
스마트 양식 테스트베드 모형.
해수부 국립수산과학원 서준혁 연구사는 스마트 양식 기술과 AI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줬다.
"스마트 양식 기술의 예를 들어볼게요. 9월에 출하할 때와 10월에 출하할 때 시장 가격이 다르겠죠. 좀 더 출하 시기를 늦추고 싶다면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온을 몇 도로 유지하는지, 사료 공급량을 어느 정도 줄이는지 등의 정보를 줍니다."
그는 이어 "여기에 AI 기술이 도입되면 단순 정보 제공에서 전문가 수준의 컨설팅으로 달라져요. 만약 사료 섭취가 감소했다면 원인을 분석해 점검 사항을 알려줍니다" 라며 AI에 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 국정과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 강국 건설'
북극항로-국제항로의 혁명적 변화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수산양식 박람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북극항로-국제항로의 혁명적 변화'였다.
기후변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10~15년 후 북극을 통한 유럽 항로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현재 말라카 해협이나 아프리카를 경유해 40일 이상 걸리는 유럽 항로가 북극항로 개통 시 31일로 약 7,000km, 10일가량 단축된다.
이는 부산항에 유럽행 화물이 집중되고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거점이 되는 등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북극항로 개척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감소라는 안타까운 현실은 있지만 다른 국가들이 먼저 활용할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어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 진지하게 들었다.
총괄적으로 행사를 맡은 해수부 관계자는 "국민이 장어를 먹을 때 자연산이 좋다는 생각은 하지만 양식에 대해서는 인지를 잘 하지 않잖아요. 수산양식에 관해 알게 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내년 AI 기술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 세 명의 기자들 소감
수산물 이력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박람회는 세 명의 정책기자가 동행했다.
농업박람회의 시즌2였던 수산양식 박람회에서 이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그들에게 한마디씩 소감을 들어봤다.
허민 기자: 양식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AI 시선에서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소소하지만 수산물을 활용한 요리도 시식해 볼 수 있었다.
정아람 기자: 대한민국의 수산양식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앞으로 미래 기술이 양식업에 어떻게 적용되어 발전할지 기대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생각보다 수산양식 산업에 관심이 커진 계기가 된 것 같다.
나아가 북극항로-국제항로 변화에 관해 새로 알게 돼 바다에 관해 좀 더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
감태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마르기까지 몇 시간이 소요된단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앞선 11월 4일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디지털 스마트 혁신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수산물 유통 체계를 구현하도록 4대 추진 방향과 8대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어업인은 물론 수산물을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도 신선하고 가격 저렴하게 먹을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 반갑다.
아이가 수산물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수산양식 박람회를 통해 해수부의 여러 정책을 알게 된 것 같다.
다만 수산물 요리 사진 경연 대신 실제 해보거나 레시피를 제공해 준다면 좀 더 생생하지 않았을까.
아이들 체험 역시 미꾸라지를 바라보거나 감태를 틀에 넣는 걸 넘어서 수산양식에 관해 재밌게 알려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런 점을 보완해 내년에 열리는 수산양식 박람회는 더 흥미롭고 정책적인 면에서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접근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 2025 수산양식박람회 누리집(seafarmshow.kr)
☞ (보도자료)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수산업의 미래, '2025 수산양식박람회'에서 만나요!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2025.11.14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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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가 바꿀 우리 집 식탁은?
최근 푸드테크라는 단어를 종종 듣는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에서 가공, 유통, 소비 전 과정에 AI, 빅데이터가 융합된 신산업을 뜻한다.
푸드테크로 우리 식생활도 많이 변화해 왔다.
24시간 운영되는 온라인 마켓과 AI 물류 배송으로 언제든 신속한 쇼핑이 가능하다.
영양 및 식사가 개인 맞춤형으로 바뀌고 식사 준비가 간편해졌다.
친환경적인 포장 및 대체육 확대로 지속 가능한 식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식생활은 점점 편리해졌지만, 주부인 난 먹거리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까닭에, 푸드테크에 관한 관심이 높다.
'푸드위크 코리아 2025'가 열린 행사장 입구.
이런 푸드테크 시대를 맞아 우리 식탁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오는 12월 21일 '푸드테크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찾은 '푸드위크 코리아 2025(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서 그 내용을 엿볼 수 있었다.
행사장은 많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누구나 관심 높은 먹거리인 만큼 대기 줄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참관객들은 호기심에 찬 표정이었다.
"와 이런 제품이 새로 나오나 봐. 간편한데 맛있어 보여"
입구 앞에 마련된 '2025 신제품 특별관'은 대기하는 참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푸드테크 기술이 일상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줬다.
푸드테크의 10대 핵심기술은 간편식 제조, 개인 맞춤형 식품 제조, 세포배양 식품 제조, 3D 프린팅 식품 제조, 식품 스마트 유통, 조리·서빙 로봇, 새활용 식품 제조, 친환경 식품 포장을 말한다.
케이크 문구를 새겨넣고 결제까지 빠르게 할 수 있다.
행사장 중앙에는 10대 핵심기술 중심의 푸드테크 홍보관이 꾸며져 푸드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알렸다.
홍보관에 들어서자, 벽면에 푸드테크 산업의 발전과 현황, 정부 육성 정책과 향후 계획이 소개돼 있었다.
푸드테크 산업 육성의 핵심 거점인 지역별 푸드테크 연구 지원센터 정보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습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맞춤형 커피를 내리는 로봇 바리스타.
제품 전시도 흥미로웠다.
습도나 온도, 요리사에 따른 차이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동일한 맛을 내는 로봇 바리스타의 커피와 AI로 주문하면 2시간 안에 만들어지는 3D프린팅 식품기기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개인에게 필요한 비타민만 먹을 수 있는 기기가 인상적이었다.
AI 기반 개인 맞춤형 영양제 솔루션.
2024년 CES 혁신 기술상을 받은 '잉크'는 AI 기반 개인 맞춤형 영양제 솔루션이다.
설문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입력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분석해 필요한 만큼만 액상 영양제를 제공한다.
이광재 책임 연구원(탑테이블)은 "시중에서는 비타민 B를 먹고 싶어도 30일 치를 구매해야 하지만, 이 제품은 필요한 만큼만 섭취할 수 있다" 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며 "6개월간의 개개인 건강 이력을 제공받아 개인별 맞춤 영양을 제공하는 것이 기존 제품과의 차별점" 이라고 강조했다.
푸드테크 홍보관 내부.
푸드테크 홍보관 외부.
홍보관을 담당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박수경 차장(푸드테크 육성부)을 만나 푸드테크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Q. 푸드테크에 관한 정부 정책이 궁금합니다.A. 푸드테크의 정책으로 정부는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푸드테크 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하며 RD 지원과 전문인력양성, 사업자신고제 운영 등을 하고 있습니다.
Q. 12월 21일 푸드테크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됩니다.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요.A. 푸드테크 육성법이 시행되면 농식품부는 5년마다 푸드테크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푸드테크 선진국처럼 푸드테크 분야를 미래 유망 산업으로 규정해 산업 정책이 좀 더 체계적으로 수립되며 지원 사업들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저희 aT에서는 전문 인력 양성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기존에 판로 개척이나 식품만 했던 사업을 소부장 기업 지원으로 확대하고 RD도 좀 더 투자할 예정입니다.
Q. 연구 지원센터 설립과 학과 확대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A. 각 지역에 기술별로 푸드테크 연구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있는데요.
내년에 7개로 늘리고 2030년까지 총 10개 기술별 연구 지원센터를 육성하려고 합니다.
익산에는 식물성 대체식품 분야, 의성은 세포배양, 포항은 식품 로봇 기술 분야 등으로 구분돼 있고요.
현재는 포항에 착공을 시작했습니다.
또 2021년부터 식품기업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푸드테크와 접목한 석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내년 1개 대학을 더 늘려 운영할 생각입니다.
◆ 전략작물 홍보관, 식품명인 홍보관 등 다양한 볼거리
'전략작물 홍보관'에서는 유튜버 급식대가 이미영 셰프의 요리 시연이 펼쳐졌다.
전략작물 홍보관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유튜버 급식대가 이미영 요리사가 국산콩 두부조림을 시연하고 있었다.
"전략작물은 수입의존도가 높은 작물의 국내 생산을 늘려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작물입니다. 국산 콩과 국산 밀, 가루 쌀 등이 있어요"
안내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두부조림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뿐인데 전문가의 솜씨에 국산 콩이 더해져서 그런지 풍성한 맛으로 입 안이 가득했다.
전략작물을 육성하면 식량자급률이나 농가소득이 안정된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논 이용률이 향상된다는 점은 처음 알게 됐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소개와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식품명인 홍보관에서는 명인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식품명인이 되려면 2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는 소리에 놀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80~90명 정도 명인이 있으며 우리나라 첫 명인(1호)은 송화백일주를 빚는 스님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그린바이오식품 기획전.
이 외에도 농업·기업 간 상생협력은 물론 전통주 갤러리, K-미식 벨트 관, 푸드테크 허브와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AI로봇 교반기.
반죽을 넣으면 도넛이 튀겨 나오는 기계.
3층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AI로봇 교반기와 자동 혼합 조리기기 등 각종 외식 푸드테크와 스마트 급식, 주방 쇼케이스가 선보였다.
참관객들은 반죽만 부으면 완성되는 기계를 신기하게 바라봤고 편리하게 반죽을 섞어주는 교반기에 감탄했다.
2026년 식품외식산업을 전망하는 각종 강연들도 온오프라인으로 중계됐다.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를 비롯해 푸드테크 기술 사업화 성과 공유대회 및 국가 식품 클러스터 국제 콘퍼런스 등이 펼쳐졌다.
한 참관객이 푸드테크 핵심기술 10가지를 사진 찍고 있다.
오는 12월 21일 시행되는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은 푸드테크, 푸드테크 산업, 푸드테크 혁신클러스터에 대한 정의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식품산업과 첨단 기술의 융복합 기반을 마련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이다.
더욱이 이는 넓게 국정과제 '국민 먹거리를 지키는 국가전략산업으로 농업 육성'과도 이어진다.
'푸드테크산업 육성법' 시행으로 국민 먹거리를 지키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되고 유통이 혁신된다.
그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K-푸드 수출을 150억 달러로 목표로 한 것처럼, 행사에서도 'K-푸드 수출상담센터' 및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을 통해 폭을 넓혔다.
더욱이 전 국민 먹거리 안정이나 친환경, 지속가능성에서도 대체육 및 친환경 식품 포장 등을 활용해 구체화했다.
거대한 규모의 푸드위크 코리아를 찾은 참관객들은 저마다 흥미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K-푸드 수출상담센터에서 상담받고 누군가는 신제품을 시식하며 누군가는 정보를 얻었다.
현장에서 상담센터를 운영했다.
수입축산물 이력관리제.
행사는 다양한 맛의 향연 가운데 여러 식품 정책이 펼쳐져 유익함을 더했다.
식품 전반의 추세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많은 국민의 발길을 이끌었고, 정책도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았다.
전통주에 관한 부스.
전통주 부스에서 만난 이원준(인천·29) 씨는 "박람회를 좋아해 많이 다니는데 푸드위크 행사는 처음 와 봤다" 라며 "사람들이 전통주에 관심이 많은 것도 재미있어 북촌에 있는 우리 술 갤러리도 알려줬다" 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에서 하는 거라 딱딱할 줄 알았는데 규모가 크고 알기 쉽게 돼 있어 꽤 즐거웠다. 앞으로 식품이 발전될 모습이 기대된다" 라고 덧붙였다.
푸드위크 코리아. 각 정책이나 정보가 잘 소개돼 있다.
푸드테크가 가져올 식탁 혁명이 머지않았다.
AI와 빅데이터가 만들어갈 맞춤형 영양 관리, 로봇이 제공하는 균일한 맛, 친환경 포장재와 대체육으로 구현되는 지속 가능한 소비. 이 모든 것이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이 기술들이 우리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이다.
편리함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그려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 식탁 위에 펼쳐질 변화는 건강하고 따스한 방향이라 믿는다.
☞ (다른 기자의 글) FOOD WEEK KOREA 2025, 푸드테크가 만드는 '내일의 식탁'
☞ (보도자료) 푸드테크가 이끄는 식탁 혁명, 'FOOD WEEK KOREA 2025' 개최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2025.11.14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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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아이 존중'에서 시작되는 인식의 개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동·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모든 폭력을 추방하자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때마침 오는 11월 19일은 아동 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이날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기념일로 아동 학대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아동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인식 개선과 실천을 다짐하는 날인데요.
아동 학대 예방의 날 기념 '11월의 어린이날' 포스터.
평소 학교에서 아동 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을 받은 자녀가 아동 학대 예방의 날 행사를 알렸습니다.
학교에서 온 안내장에는 전북 군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2025 아동 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과 가족 축제가 진행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축제 제목이 인상 깊어 더 가고 싶어졌습니다.
바로 '11월의 어린이날'이었습니다.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제목보다 매달 어린이날이고 싶은 아동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목을 참신하게 지은 듯합니다.
지난 8일 군산시 맘껏광장에서 진행된 2025 아동 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
이제 아동 학대는 개인의 가정사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가 인식되고 있는데요.
전국 각지에는 아동의 권리를 최우선에 두고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고자 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습니다.
아동권리보장원(ncrc.or.kr)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102개소가 등록되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피해 아동, 피해 아동의 가족 및 아동 학대 행위자를 위한 상담·치료 및 교육, 아동 학대 예방 교육 및 홍보, 피해 아동 가정의 사후관리 등을 수행하여 아동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기관이 필요 없는 사회가 가장 이상적일 텐데, 그렇지 않은 현실에 씁쓸했습니다.
그래서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은 더욱 중요하고,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기념식과 각종 부대 행사에 더욱 참여해야 합니다.
행사 2부에 진행된 가족 축제 체험 부스.
지난 8일 군산시 근린공원에서 열린 행사장은 11월의 어린이날처럼 명랑했습니다.
각종 팸플릿에 먼저 눈길이 갔는데요.
그중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행복해지는 '긍정 양육 129원칙'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기본 전제 자체가 '자녀는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인데요.
행사 진행자 역시 "아동 학대 예방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재차 설명했습니다.
저는 자녀를 사랑하고 있지만, 존중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문장이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긍정양육 129원칙. (출처=보건복지부)
실천 원리는 부모 자신과 자녀의 이해에서 시작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인데요.
실천 방법은 총 9가지입니다.
△자녀 알기 △나 돌아보기 △관점 바꾸기 △같이 성장하기 △온전히 집중하기 △경청하고 공감하기 △일관성 유지하기 △실수 인정하기 △함께 키우기였습니다.
저는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일관성 유지하기'와 '온전히 집중하기'를 보며 매우 반성했습니다.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을 통해 부모 교육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행사장에서 나눠준 각종 팸플릿.
굿네이버스에서 제작한 소책자도 유익했습니다.
자녀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놀이 활동을 소개했는데요.
우리 가족 미니 올림픽, 스마트폰 휴식 상자 만들기, 가족 보드게임 만들기, 가족 마음 인형 만들기, 우리 가족 소원 뽑기 만들기 등 준비물, 활동 방법 등을 소개해 놀이집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했습니다.
11월의 어린이날답게 숲속 놀이터 운영.
이날 행사 취지에 맞게 가족 단위 참가자들로 많았는데요.
숲속에 작은 놀이터가 생겼고, 포근한 쿠션을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가족 책방과 가족사진관 등 각종 체험 부스가 흥미를 더했습니다.
아동이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무대도 있었습니다.
아동 학대 예방의 키워드인 '안부', '관심', '용기', '씨앗'의 양분으로 사랑을 주면, 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연출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아동 학대 예방의 키워드인 '안부', '관심', '용기', '씨앗'을 전하는 아동들.
아동 학대 예방의 날 덕분에 다시금 중요한 부분을 깨우쳤습니다.
자녀를 사랑을 넘어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기관도 알게 됐습니다.
아동을 안전하게 키우는 마지막 울타리,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도요.
☞ (카드뉴스) 아동학대 없는 세상, i CARE가 함께합니다
정책기자단|박영미pym1118@hanmail.net
정책을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정책을 쉽고 편하게 전달할게요.
2025.11.14
정책기자단 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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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사로잡은 구수하고 향긋한 '우리 밀'
나는 과거 파리에서 전통 바게트 경연대회를 취재한 적이 있다.
한 조각의 빵을 두고 국가적 자부심을 표현하던 현장에서, 프랑스인들에게 빵이 곧 문화이자 전통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프랑스의 전통 바게트는 밀가루·물·소금·효모만 넣어야 하며, 반죽과 발효 과정, 첨가물 사용까지 모두 '바게트 법'으로 세세히 규정되어 있다.
그만큼 프랑스는 '빵에 까다로운 나라'이다.
이 깐깐한 기준으로 만들어진 바게트의 제조 기법과 문화가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사실은 프랑스인들이 빵을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후원하는 제빵 대회에 '국산 밀' 부문이 신설되었다는 것은 한국 농업이 세계 미식의 무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받는 순간이었다.
르빵 챔피언십 현장. 프랑스 빵 경연 무대에 처음 오른 우리 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르빵(Le Pain) 챔피언십은 '르빵 베이커리'가 주최하는 제빵 대회로, 기존에는 바게트·크루아상 부문만 열렸으나 올해 처음으로 농식품부 예산 및 원료 지원으로 '우리 밀 뺑드미(Pain de mie, 식빵)' 분야가 추가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동 후원하며, 올해 농식품부가 시범 추진한 블렌딩 원맥을 원료로 활용한 첫 사례이다.
우리 밀의 품질과 가치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홍보 부스.
행사장 안은 빵 굽는 냄새로 가득했다.
그 현장에서 aT 김판제 차장을 만났다.
김 차장은 "원래 프랑스산 밀만 사용하던 대회에 올해 처음으로 한국산 밀이 참여하게 됐다" 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제빵의 본고장'으로 불릴 만큼 빵 문화에 자부심이 강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변화는 더욱 눈길을 끈다.
금강·백강·새금강 등 우리 밀 품종이 한눈에.
또한, 이번 대회에서 블렌딩 원맥으로 만든 밀가루가 처음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산 밀은 농가마다 단백질과 회분 함량이 달라 반죽의 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강 밀, 백강 밀, 새금강 밀 이렇게 품종별로 섞어서 균질화를 시켰습니다. 표준편차를 계산해 보면 수입산보다 국산 밀의 성분 안정도가 더 높게 나왔어요."
올해 농식품부는 이러한 '블렌딩 원맥'을 시범 도입해 제빵에 쓰이는 밀가루의 품질 균일도를 크게 높였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된 우리 밀 뺑드미용 밀가루가 그 결과물이다.
정책이 제품으로 이어지는 국산 밀 산업의 방향을 보여준다.
aT는 국산 밀 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생산 농가와 제분, 제과업체를 연결하는 유통 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농가가 생산한 밀을 수매해 실사용 업체에 공급하며, 균일한 품질의 밀을 비축해 정기적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중이다.
블렌딩 원맥으로 만든 첫 우리 밀 전용분, 제빵 무대에 데뷔하다.
그는 국산 밀의 가격이 수입산보다 비싸지만, 소비 확산이 더딘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품질의 안정성에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국산 밀을 대체재가 아닌 '고급 프리미엄 원료'로 자리매김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품질을 무기로 한 고급화 전략이 앞으로 국산 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핵심 방향임을 보여준다.
"프랑스산 밀가루도 비싸지만, 고급 제품으로 소비되고 있잖아요. 우리 밀도 고급화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라고 그는 덧붙였다.
정책 지원으로 탄생한 우리 밀 제품, 현장에서 소비자와 만나다.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제품은 내년에 파리 현지 팝업스토어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현장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프랑스 제빵 기술을 표준으로 하는 무대에서 우리 밀로 만든 식빵이 평가받았다는 점은 상징적이었다.
몇 해 전 파리에서 처음 한국 베이커리 브랜드가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금은 매장이 여섯 곳으로 늘었다.
맛과 품질은 결국 통한다.
이번 대회는 국산 밀 산업이 '비싸서 어렵다' 라는 인식을 넘어, 품질과 기술로 세계 미식 문화와 교류할 수 있음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정책의 실험이자 한국 농업이 글로벌 식문화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간 순간이었다.
'우리 밀'이 이제는 세계 무대에서 구워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향기가 한층 더 고소하게 느껴졌다.
☞ (보도자료) 주한 프랑스대사관 후원 제빵대회(르빵)에 「우리 밀 제빵대회」 최초 개최
☞ (다른 기자의 글) 쫄깃한 베이글 맛의 비결은? 이 땅에서 난 '가루쌀'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2025.11.14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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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로 '카드 발급 보이스피싱' 완전 봉쇄!
"엄마 메일로 이런 게 왔는데. 이게 뭘까?"
며칠 전, 엄마가 핸드폰을 내밀며 화면을 보여주셨다.
A 카드사의 멤버십 서비스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엄마가 주로 사용하는 멤버십 서비스에서 연계되어 B 카드사의 신용카드가 발급되었으니 확인하라는 통보가 담겨 있었다.
발급받은 적 없는 신용카드가 발급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B 카드사의 카드를 신청했느냐고 여쭸더니 아니라고 하셨다.
우리 가족 중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카드사였기에 의아한 것도 잠시, 최근 A 카드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
누가 엄마의 명의를 도용해서 카드를 발급받은 게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메일 속에 안내된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볼까, 아니면 이런 사례가 있는지 찾아봐야 하나 고민하며 인터넷을 찾던 중에, 금융감독원에서 서비스 중인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payinfo.or.kr)를 알게 되었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메인 화면.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 제공되고 있는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하면 내가 발급받은 모든 카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25년 9월 2일부터 시작된 서비스로 소비자가 국내에서 발급한 모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본인의 카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어, 카드를 효율적이고 건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우리 집의 경우처럼 의심스러운 카드 발급 내역을 조회하는 데 쓸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휴면카드를 정리하고 카드 포인트 정보를 확인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이는 서비스라고 한다.
기존에는 수령 및 등록이 완료된 카드만 정보를 조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배송 단계에서부터 조회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개편되었다고 하니, 지금 상황에 딱 필요한 서비스였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조회 가능한 카드사의 종류.
총 28개의 신용카드사(BC카드, KDB산업은행,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광주은행KJ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새마을금고카드, 수협카드, 신한카드, 신협카드, 씨티카드, 우리카드, 우체국카드, 저축은행카드, 전북은행JB카드, 제주카드, 카카오뱅크카드, 케이뱅크카드, 토스뱅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BNK경남은행, iM뱅크, BNK부산은행, 씨티은행의 BC카드)에서 내 명의로 발급된 카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를 통해 직접 카드 정보를 조회해 보았다.
누리집에 방문해도 되고, 혹은 모바일에서 앱을 실행할 수도 있다.
상단 메뉴에서 '내 카드 한눈에'를 누르면 금융인증서나 공동인증서, 혹은 휴대폰 간편인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한 뒤, 내가 보유하고 있는 카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하기 전에 동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
본인 인증을 해야 하기에 해당 서비스는 카드 소유주 본인만 조회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겠다.
본인인증 과정. 공동인증서 인증 후에 핸드폰 인증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카드사별로 내가 몇 개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지, 이용 한도는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카드를 카드사별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상세 조회 버튼을 누르면 내가 소유하거나 배송 중인 카드명, 카드번호, 해당 카드가 신용카드인지 체크카드인지, 휴면 여부, 결제 예정 금액, 최근 이용 대금 등 해당 카드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카드의 상세정보를 확인했다.
이때 카드 포인트 정보도 함께 조회할 수 있는데, 카드 조회 시점에 보유한 잔여 포인트, 소멸예정포인트, 소멸예정 월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엄마의 카드 정보를 확인해 보니, 메일을 보낸 카드사의 이름으로 발급되어 배송 중인 카드가 없었다.
엄마가 받은 메일은 카드사 사칭 메일이었다.
엄마의 카드 정보도 확인해 보니, 메일을 보낸 카드사에서 발급된 카드가 없었다.
메일에 안내된 고객센터 번호로 전화를 걸기 직전에 조회했던 터라 깜짝 놀랐다.
카드 배송 조회를 통해 카드사를 사칭한 것을 확인했다면, 사기범의 연락을 바로 중지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 이용 중지 신고 페이지가 바로 연계되어 있다.
'전화번호 신고하기' 메뉴를 클릭하면 보이스 피싱 신고 페이지로 연결된다. 신고된 번호는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이용 중지된다고 한다.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되었다는 메일을 보자마자 '이게 뭐지', '어떡하지'하며 당황했다.
보이스 피싱 사례나 사기 사례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을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사실 나도 보이스 피싱 사례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의심하는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일을 겪어본 뒤 아무리 젊은 세대라 하더라도 순식간에 홀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드 배송을 미끼로 접근하는 보이스 피싱 수법이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본인 명의의 카드가 실제 배송 중인지 간편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사기범이 알려주는 가짜 카드사의 콜센터 번호로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전화를 걸면 그대로 보이스 피싱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 집도 의심 없이 메일 속 버튼을 눌러 전화를 걸었더라면 보이스 피싱에 그대로 당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무섭기도 했다.
평상시 의심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도 물론 필요하지만, 의심이 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도 알아두면 좋겠다!
☞ (카드뉴스) 대출 신청 시, 이용자 본인 확인 조치 강화
☞ (정책뉴스) 모든 금융사 보이스피싱 정보 실시간 공유사기범죄 막는다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25.11.14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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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바이올린과 가야금을 함께 본다고?
뉴스에서 각 국가의 정상들이 국기 앞에 서서 악수를 하거나 서류를 교환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다양한 이유로 국가 간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나라 또한 스페인, 일본, 프랑스, 싱가포르, 우루과이 등 세계의 다양한 나라와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수교'는 단순히 정치적 협력에 그치지 않고, 각국의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교류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과 이탈리아는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2024~2025 한-이탈리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지정해 양국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우리나라 전통 악기 연주와 전통 무용이 어우러진 공연을 하기도 하고, 로마의 대표 유적지인 콜로세움에서 십장생도와 양국의 전통 건축 패턴을 소재로 한 미디어파사드 상영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로마의 톨로니아 극장에서 열린 전통 공연 '울림'. (출처=한국문화원 누리집)
이번에는 덕수궁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와의 교류 역사를 살펴보며 두 나라의 현악기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 전시 고궁멜로디, 덕수궁에서 울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열린다고 하여 방문해 보았다.
☞ 고궁멜로디, 덕수궁에서 울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로 가기
두 나라의 현악기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 전시 고궁멜로디, 덕수궁에서 울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 (출처=국가유산청)
전시가 열린 덕수궁 돈덕전에 들어서니, 한국과 이탈리아의 교류 역사의 시작점이 눈에 들어왔다.
특별전이 열린 덕수궁 돈덕전의 모습.
1884년 6월, 조선과 이탈리아 왕국은 '조이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며 국교를 시작했다고 한다.
1884년 6월, '조이수호통상조약'을 통해 시작된 한국과 이탈리아의 교류.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자 일본을 견제하고 지지를 요청하기 위해 보낸 고종의 친서를 통해 본격적인 외교 관계가 시작됨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국왕에게 보낸 고종의 친서와 사용한 대한제국 황제어새의 모습.
또한 당시 이탈리아의 영사, 카를로 로세티가 남긴 대한제국의 사진과 남긴 기록을 통해, 양국의 수교가 정치적 협약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교류의 장이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수교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전시장에선 근대 국가로서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서양식 군악대를 창설하고, 서양 악기로 연주하던 대한제국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대한제국 당시 시작된 서양과의 문화 교류.
당시 군악대 교관으로 초빙된 독일인 프란츠 에케르트가 작곡한 대한제국 애국가의 오케스트라용 악보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를 보며 서양과의 문화 교류가 꽤 오래전에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이어 전시된 1727년에 제작된 이탈리아의 현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베수비오 바이올린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1727년에 제작된 이탈리아의 현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베수비오 바이올린의 모습.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 출신의 현악기 장인으로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악기 명장으로 꼽힌다고 한다.
천상의 음색을 내는 바이올린이라고 하는데, 단독으로 전시되어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전시 구역에서는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전통 현악기를 만나볼 수 있었다.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전통 현악기.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 문양인 오얏꽃이 조각된 거문고와 가야금, 하프처럼 고운 음색을 내는 향비파들을 통해 우리 악기 특유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전통 현악기.
서양과 우리나라의 현악기를 연달아 감상하니 같은 현악기임에도 생김새의 차이도 크고, 우리나라의 현악기는 손가락이나 손톱, 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대조되어 다가왔다.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문화를 담은 전시를 통해서 수교가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하며 창의적인 문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선율로 하나가 된 이탈리아와 한국.
고궁멜로디, 덕수궁에서 울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 특별전은 11월 21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11월 20일에는 해금, 가야금 등 우리나라의 악기로 연주하는 국악과 전시 중인 스트라디바리우스 베수비오로 연주하는 특별전 연계 음악회도 열린다고 하니 신청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고궁멜로디」 특별전 연계 음악회 신청 바로 가기
☞ (보도자료) 세계적 현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베수비오' 덕수궁에서 국내 첫 공개
정책기자단|김재은lgrjekj4@naver.com
정책이 국민에게 더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2025.11.14
정책기자단 김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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