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정점에 달하는 3월이 돌아왔다. 지난 몇 년간의 팬데믹을 거치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으나 정작 매일 쓰는 보건용 마스크가 어떤 과학적 검증을 거쳐 호흡기를 보호하는지 자세하게 아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히 '미세먼지를 막아준다'라는 상식을 넘어, 국민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가(이하 식약처) 실시하는 정밀한 성능 평가 과정과 올바른 마스크 활용법을 살펴봤다.
◆ 단순 공산품 아닌 '의약외품', 정부가 검증하는 성능의 무게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보건용 마스크는 황사나 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 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의약외품'이다. 식약처는 국민 안전을 위해 마스크카 실제 차단 성능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분진포집효율(마스크가 미세입자를 걸러주는 비율) 등 까다로운 성능 평가 자료를 엄격히 검토하여 제품을 허가한다.
식약처의 성능 평가는 '분진포집효율', '안면부 흡기저항', '안면부 누설률' 세 가지 과학적 지표로 구성된다. '분진포집효율'은 마스크가 미세한 입자를 어느 정도 비율로 걸러주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고, '안면부 흡기저항'은 숨을 들이마실 때 마스크 내부가 받는 저항을 측정하여 착용자가 숨쉬기 편한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며, '안면부 누설률'은 마스크를 쓰고 활동할 때 얼굴과 마스크 사이의 틈새로 공기가 얼마나 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모든 시험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KF(Korea Filter)' 인증 마크를 달 수 있다.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제품 포장지에 명시된 '의약외품' 문구와 'KF(Korea Filter)' 표시, 그 뒤에 붙은 숫자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정품 보건용 마스크는 제조사마다 디자인이 다를지라도 이 필수 정보는 명확히 표기하도록 규정돼 있다.
보통 포장지 전면 하단이나 뒷면 상단에 '식약처 허가 의약외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그 옆으로 'KF80', 'KF94', 'KF99' 중 하나가 인쇄돼 있다. 간혹 표기가 모호하거나, 공산품 마스크를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소비자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포장지 표기만으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식약처의 공식 검증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 KF80, 94, 99…등급 속에 담긴 정밀한 과학적 데이터
식약처는 입자 차단 성능에 따라 마스크 등급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상세 기준을 살펴보면 정부의 관리가 얼마나 꼼꼼한지 알 수 있다.
- KF80: 평균 0.4㎛ 크기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며, 누설률은 25% 이하 수준이다.
- KF94: 입자 차단율 94% 이상, 누설률 11% 이하로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
- KF99: 99% 이상의 높은 차단율과 5% 이하의 낮은 누설률을 갖춘 최고 등급이다.
이처럼 KF 뒤의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는 뛰어나지만, 숨을 들이마실 때 마스크에 걸리는 압력인 안면부 흡기저항도 함께 높아진다. 실제로 KF80의 저항 기준은 60 Pa 이하지만, KF99는 100 Pa 이하까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높은 등급만 고집하기보다 그날의 미세먼지 농도와 개인의 호흡량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식약처 권고안에 따른 단계별 마스크 밀착법 (AI 시각화)
정부가 꼼꼼하게 검증한 KF 마스크라 하더라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식약처에서 권고하는 올바른 착용법을 직접 시연하고, 이를 이해하기 쉽도록 이미지로 재구성해 봤다.
먼저, 착용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마스크의 청결 상태다. 호흡기와 직접 맞닿는 안쪽 면체가 먼지나 이물질에 의해 오염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마스크 안쪽이 오염된 상태로 착용하면, 먼지나 세균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스크 안쪽 면체를 눈으로 보거나 빛에 비추어 오염 여부 확인
오염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마스크를 펴서 코와 입을 완전히 가려야 한다. 이후 코 부분의 클립(코편)을 양 손으로 눌러 콧등에 밀착시켜야 한다.
코 부분의 클립(코편)을 손가락으로 눌러 콧등에 밀착시키는 장면
양손으로 마스크 전체를 감싸고 공기가 새는지 확인하며 안면에 완전히 밀착되도록 조정한다. 특히 안경 김 서림이 심하다면 코 지지대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았다는 신호이므로 틈새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마스크 끈은 귀에 잘 있는지 손으로 확인해 들뜨는 부분이 없도록 한다. 수건이나 휴지를 덧대어 착용하면, 밀착력이 떨어져 차단 효과가 급감하므로 절대 금물이다.
마스크 양옆을 손으로 감싸 밀착도를 확인하는 측면 모습
마스크 끈이 귀에 제대로 있는지 손으로 확인하는 장면
◆ 국민이 직접 확인하는 '진짜 마스크' 판별 노하우
시중에는 의약외품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민이 직접 정책 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봤다.
식약처의 '의약품안전나라(nedrug.mfds.go.kr)' 누리집 내 '의약품등 정보검색' 메뉴를 이용하면 제품별 허가 여부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필자가 사용 중인 마스크를 검색해 보니, 성능 평가를 거쳐 허가된 정식 제품임이 확인됐다. 이와 같은 정부의 데이터 개방 정책은 국민이 허위 광고에 속지 않고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방패가 된다.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 첫 화면 검색창-붉은색 표기선
◆ 세탁 금지부터 사용기한 확인까지, 필수 주의 사항
마스크를 경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세탁을 고민하기도 하지만,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 시 호흡기 보호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므로 절대로 세탁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재사용 시 먼지나 세균에 오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스크에도 품질을 보증하는 '사용기한'이 존재한다. 제조사마다 표기 방식은 다르나 보통 포장지 뒷면 하단에 명시돼 있거나 제조일로부터의 유효기간이 안내돼 있다. 사용기한이 지난 제품은 필터 성능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구매 및 착용 전 반드시 날짜를 확인해야 한다. 확인이 어렵다면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품목 허가 정보를 대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관리가 만드는 안심 일상
미세먼지가 심한 3월,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가 사용하는 마스크 한 장에는 국민 안전을 위해 분진포집효율부터 누설률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친 정부의 노력이 담겨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정확한 성능 정보를 신뢰하고 국민 개개인이 올바른 착용법과 주의 사항을 준수할 때 정책 효과는 극대화된다. 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는 위생 수칙까지 철저히 지킨다면 미세먼지 가득한 봄날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우리의 호흡기를 지키는 힘은 꼼꼼한 정보 확인과 올바른 실천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