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말처럼, 봄은 하늘거리는 꽃향기에, 가을은 타오르는 단풍에 절로 감성이 풍부해지는 계절이다. 책장 속에 노랗게 물든 낙엽 꽃을 끼우고 독서하며 봄처럼 다시 시작하고픈 가을이다.
어둠이 길어지고 날씨도 기분 좋게 선선해지는 이 가을에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대대적인 독서 운동이 벌어지는 것도 가을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우리의 마음도 독서로 살찌우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9월 26일, ‘2014 대한민국 독서대전’ 행사가 열리는 군포시를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부터 한 달여간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지 선정을 위해 전국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책 읽는 군포’를 시정 슬로건으로 내건 군포시를 확정했다. 군포시는 ‘밥이 되는 인문학’, ‘군포 인문대학’, ‘작은 도서관과 미니 문고 운영’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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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독서 경영 우수 직장 인증서를 수여한 후 수상 단체장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식회사 애경이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
‘지금, 책 읽는 당신, 책 세상을 연다’는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정부와 지자체, 문학·출판계뿐만 아니라 교육계, 시민사회, 예술인 등이 함께 어우러진 독서문화 행사로, 3일간 300여 개가 넘는 독후 활동 및 전시 체험 행사가 진행됐고, 100개의 출판사가 참여해 북마켓을 운영하는 등 전국 규모의 종합 문화 축제였다.
26일 군포시 산본 중앙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제20회 독서문화 시상식’을 비롯해 ‘제1회 독서경영 우수 직장 인증’, ‘2014 대한민국 책의도시 선포’, ‘전국 책 읽는 도시협의회 발족식’ 등 독서문화계에 뜻 깊은 행사가 펼쳐졌다.
개막식에 이어 EBS 주관으로 ‘책드림(Dream) 콘서트’가 열려 시 낭송, 작가와의 만남(소설가 조정래와 시인 김초혜), 예술공연, 카라, 김태우, 유리상자 등 초청가수의 흥겨운 공연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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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릭터로 만나는 아시아 100대 스토리전’이 열리고 있는 군포시 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에서는 ‘백개의 아시아’의 저자 방현석 작가와의 ‘북콘서트’가 진행됐다. |
독서대전에는 파주시와 서울 관악구, 인천 부평구, 강원 원주시, 전남 순천시, 경남 함안군 등 8개 광역 시·도의 17개 지방자치단체가 ‘책’이라는 공통 주제로 참여했다. 이들 지자체의 공통 특징은 모두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들 도시들은 ‘책 읽는 도시, 책 읽는 대한민국, 책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공동의 뜻을 갖고 26일 개막식에서 ‘전국 책 읽는 도시협의회’라는 이름으로 공식 발족을 선포했다.
김윤주 군포시장은 “전국에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하는 지자체가 50여 곳에 이르지만, 정책적 공조나 협력이 없어 독서문화 확산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며 “이번 독서대전을 계기로 성사된 책 읽는 도시의 연대는 그래서 더욱 뜻 깊고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독서축제의 흥겨움과 유익함은 3일 내내 계속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제4회 ‘공감포럼’, 한국출판연구소 주최 ‘독서문화진흥 대 토론회’,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의 ‘전국 독서동아리 한마당’, 경기도 사서협회의 ‘도서관과 장르문학 심포지엄’ 등 대한민국 독서 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 토론·학술 분야 행사가 연일 이어졌다.
또 ‘캐릭터로 만나는 아시아 100대 스토리전’, ‘15개 키워드로 만나는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 75인’ 등 다양한 전시와 ‘이야기 톡을 활용한 독서 코치’, ‘교정 시설 독서활동 우수사례 강연’ 등 10여 개의 미니강좌, 연극제, 영화제, 무대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융성 프로그램들이 즐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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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수리동에 거주하는 이상규 씨 가족이 산본 중앙공원 부스에서 독서 체험을 하고 있다. |
군포시 산본 로데오거리에서는 국내 100여 개의 출판사가 참여하는 알뜰 북마켓이 열려, 읽고 싶은 책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또 군포시청과 산본중앙공원에서는 98개의 독서 관련 프로그램, 150여 개의 야외 전시·체험 부스가 운영돼 화창한 가을, 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에게 신나는 독서 체험의 장을 제공했다.
28일 가족과 함께 체험 부스를 찾은 이상규(군포시 수리동) 씨는 “살면서 이렇게 성대한 독서 축제는 처음이예요. 책 읽는 콘서트, 평소 만나고 싶었던 작가와의 만남 등 주말 내내 유익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특히 여섯 살 된 아들이 독서 체험 부스를 신나해 하면서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네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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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중앙공원 독서 체험 부스에서 책 속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의 모습 |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군포시는 정부와 지자체, 문학·출판계뿐만 아니라 교육계, 시민사회, 예술인 등이 독서대전을 함께 개최함으로써 이를 계기로 전국을 아우르는 인문독서 네트워크 구축이 확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처음 열리는 독서대전이 군포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전국의 독서 관련 기관·단체 간 네트워크가 공고해지는 동시에 지역 중심의 독서문화운동 성공사례가 교류·전파돼 지역 독서 활성화 및 정부의 문화융성과 인문정신문화 정책이 더욱 빨리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군포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2014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대한민국 독서문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책기자 차다인(고등학생) cdi81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