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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도서정가제’ 속속들이 파헤쳐보니

[연속기획-‘도서정가제’ 제대로 짚어보기] ① 쟁점별로 살펴본 ‘도서정가제’

2014.11.17 정책기자 구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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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도서정가제’란 말 그대로 도서를 정가대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21일,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앞으로 발매된 지 18개월 이내의 도서들은 모두 정가의 15%(가격할인 10% 이내로 제한) 이내의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

기존의 할인범위는 정가의 10%(가격할인)에 판매가의 10%(포인트 등의 간접할인)를 더한 범위였다. 참고로, 18개월이 지난 책들은 정가를 변경할 수 있게끔 해놓았다. 많은 대형서점들이 개정 도서정가제로 인해 할인이 줄어들기 전 폭탄세일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존 재고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도서정가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뭘까?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앞으로 발매된 지 18개월 이내의 도서들은 모두 정가의 15%(가격할인 10% 이내로 제한) 이내의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앞으로 발매된 지 18개월 이내의 도서들은 모두 정가의 15%(가격할인 10% 이내로 제한) 이내의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선진국에 비해 할인율이 과도하게 높고, 예외 조항이 많아 악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문학도서와 같은 비실용서를 실용서로 등록시켜 할인 판매하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출판사들은 자연스럽게 할인을 ‘전제’로 책값을 책정, 가격에 거품이 형성되는 경우가 맣았다. 그리고 이런 가격시장에서 소형 출판사와 지역서점은 도태될수밖에 없었다. 도서정가제의 등장은 이런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여전히 도서정가제 도입에 대한 찬반 여론이 공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서정가제 시행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바라며, 논란의 쟁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1. 소비자 부담 증가?

발간 18개월 이내의 도서만을 놓고 본다면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고도서는 도서정가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18개월이 경과한 구간의 경우에는 출판사의 재량으로 정가를 변경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만들어놓았다. 또 출판계와 유통계가 ‘자율도서정가협의회’ 등을 구성하도록 해 도서의 거품가격 해소와 가격 안정화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출판업계는 구간의 정가 변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의 움직임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정책브리핑)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정책브리핑)
    
혹자는 18개월이 지난 도서의 정가 변경이 책값 인하 효과와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18개월이 경과한 책들에 대해 재정가 책정의 길을 열어둔 것은, 무제한의 가격 인하를 허용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18개월이 경과한 도서의 가격은 시장원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책정될 것이며, 이는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시키고 출판사의 재고 관리를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구간의 특별 재정가’ 신청을 받은 결과(11. 6.~10.), 200여 개 출판사들이 도서 2,300여 종의 정가를 평균 50% 내려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중고도서도 도서정가제?

중고도서는 중고서점만을 통해 다시 판매되는 책으로서, 재판매 목적이 아니라 개인의 독서와 학습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이런 중고도서들은 이번 도서정가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는 자연스럽게 중고시장을 활성화시킬 전망이다. 실제로 출판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새 책을 구매하기보다는 주로 헌 책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만에 하나 출판사 등이 팔리지 않은 새 책을 중고서점을 통해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중고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고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3. 전자책(e-book)도 도서정가제?

e-book으로 불리는 전자책 역시 현행 도서정가제에서는 종이책과 동일하게 도서로 취급받는다. 그렇기에 개정 도서정가제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종이책과 마찬가지로 이북도 할인과 관련한 규제를 받는다. 동시에 18개월이 지나면 정가를 새로 변경할 수 있게끔 해놓았다. 거대한 이북 시장을 가진 미국의 경우는 전자책과 종이책을 따로 구분해 놓았다. 그리고 전자책에 대규모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자책 역시 종이책과 같은 ‘책’으로 보고 있기에 큰 폭의 할인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4. 세트(전집) 도서의 가격 표시

세트 도서는 첫 발행부터 전집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세트 내의 각 권과는 다르게 취급받는다. 따라서 각 권의 가격의 합과 세트도서의 가격은 다를 수 있다. 세트도서 판매에 있어서는 약간의 허점이 보이기도 한다. 세트도서의 가격은 개별 도서의 합과 같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B,C라는 세트 도서의 판매는 A,B,C 개별도서 판매보다 저렴할 수 있다.  

그렇기에 출판사와 유통사들이 세트 도서의 판매를 장려하고, 세트 도서에 할인을 크게 적용해 도서정가제의 취지를 뒤흔들 거란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세트도서로 기획되지 않은 도서들의 묶음상품 가격은 각 권의 합과 동일해야만 하기에 생각보다 큰 문제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베스트셀러들을 보면 알겠지만, 세트도서로 기획된 책들과 그렇지 않은 책들은 성격이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애초에 기획되지 않은 책들을 강제로 세트도서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큰 문제점은 없을 거라고 예측된다.

5. 축제기간 중 도서 할인은?

더이상 도서 축제에서의 가격 할인은 불가하다
도서 축제에서의 가격 할인은 더이상 불가능하다.
   
서울국제도서전, 서울북페스티벌 등 최근 도서축제가 참 많아졌다. 축제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도서 축제는 관람객들에게 사실 ‘싼 값에 책을 살 수 있는’ 일종의 마켓이었다. 현재의 도서정가제는 발행 후 18개월이 지난 책들에는 적용되지 않아, 축제기간에서의 구간 할인 판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정 도서정가제에서는 그 적용범위를 넓혔기 때문에 축제기간 중 할인 판매도 불가하게 됐다. 관람객들의 아쉬움은 있지만, 시행령은 예외없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축제는 축제로서, 판매는 정직한 판매로서만 분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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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이번 도서정가제는 그간 도서정가제가 적용되지 않던 ‘음지’의 영역까지 뻗어나가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전망된다. 그 효과는 도서의 정가 판매를 촉진하고 도서 판매에 있어서 정당한 가치의 인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학술서와 인문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중·소 출판사의 경영 개선과 출판 활성화 또한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다. 비록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편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출판업계의 건강한 발전과 도서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약간의 성장통으로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구현모
정책기자단|구현모bachistar@daum.net
항상 언제나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이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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