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요즘 내 주변은 90년대 가요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90년대 인기가수 특집인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방송되면서부터이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 ‘토토가’를 패러디한 각종 광고 및 이벤트 역시 온·오프라인을 휩쓸고 있으며, ‘토토가’라는 타이틀 역시 이제 여느 브랜드 못지않은 홍보 효과와 경제적 가치를 낳고 있다.
이렇게 인기몰이 중인 ‘토토가’란 타이틀을 만약 누군가가 방송사 측보다 먼저 상표 등록을 마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우리 특허법의 ‘선출원주의 원칙’에 의해 먼저 상표 출원을 마친 자가 ‘토토가’의 상표권자로 등록된다. 일단 상표권자가 되면, 지정상품에 대해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하는 ‘독점권’과 타인이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경우 그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금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상표권 침해자에 대해 ‘침해금지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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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리에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토가’ 방송 로고(상)와 유사 패러디 이벤트 광고 로고들(하)(출처=MBC 홈페이지 및 각 업체 홍보란) |
따라서 제3자가 방송국보다 더 빨리 상표를 출원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본래 상표권을 가져야 할 주체가 아닌, 약삭빠른 개인 등록자나 상표 브로커가 이익을 가로채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특허청에 의하면, ‘토토가’ 본방송이 방영되기도 전에 예고편으로 해당 명칭을 접한 특정 개인이 미리 상표를 출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토토가’ 차기 시즌 제작에도 지장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토토가’와 같은, 선출원주의를 악용한 상표 침해는 빈번한 편이다. 2011년 전국에 ‘하얀 라면’ 붐을 일으켰던 ‘꼬꼬면’도 방송을 통해 알려진 다음 날, 일반인이 먼저 상표를 출원해 본래 사업자가 ‘꼬꼬면’ 명칭을 사용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적도 있다. 다행히 세간의 여론을 인식한 듯 신청인이 곧 출원을 철회해 상황은 해결됐지만, 악의적으로 신청인이 선출원주의에 의한 사용을 고집할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었던 사례였다.
비단 ‘토토가’ 사례뿐만 아니라, 소위 ‘뜨는 용어들’을 눈여겨봤다가 무조건 상표 출원해 상표 사용료와 합의금을 요구하는 상표 브로커들의 습성은 심각한 현실이다. 2014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특허청이 관리 중인 국내 상표브로커 35명의 상표출원건수가 1만8,348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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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특허정보원 상표 출원 현황 검색란. ‘토토가’ 검색 결과 개인이 방송사 측보다 먼저 작년 11월에 출원 신청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이 같은 부당한 상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특허청은 2015 ‘상표심사기준’을 전면 개정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정된 상표심사기준에 따르면, 앞으로는 유명 방송 명칭을 방송과 무관한 개인이 상표로 출원한 경우 등록받을 수 없다. 설령 방송 프로그램이 아직 유명해졌다고 보기 어려워도 권리자 이외의 자는 해당 명칭을 상표로 등록받을 수 없다.
국내외 유명인사의 이름을 상표 출원하는 경우에도 등록할 수 없다. 유명인의 이름을 모방해 부당 이득을 취하려는 상표 역시 등록이 거부되며, 이는 유명 드라마나 영화 제목·노래 제목을 도용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미 대중에 널리 알려진 단어는 그 자체로서 상품 가치와 브랜드 신뢰도가 쌓여있고, 성명의 경우 인격권 침해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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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가’의 본래 명칭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모방한 상표들의 출원 현황 |
이 밖에 일반인들 사이에 악의적인 상표 출원을 막기 위한 노력도 강화될 방침이다. 동업이나 업무상 거래관계를 통해 알게된 다른 사람의 상표를 도용해 출원하는 상표는 등록될 수 없으며, 기타 종업원 및 대리점과 등의 업무상 거래관계에 있는 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공모전과 같은 업무관계와 유사한 신의성실 관계도 이 같은 적용받는다.
한편,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현지에 대한 적극적이고 신속한 상표 출원의 중요성 역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K(한국)-브랜드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기업의 ‘선수출, 후 상표 확보’ 관행 때문에 현지 업체가 악의적으로 상표를 무단 선점하고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하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또 상표권 확보 후라도 불법 모조품이 현지에서 유통돼 시장 진출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지 상표 출원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성준 특허철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중국 및 동남아 등지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류 드라마·연예인 등과 관련해서는 콘텐츠 기획에서부터 상표 출원 등 상표권 관리에 대한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방송을 통해 노출된 패션,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과 관련해서도 상표권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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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 관광안내소를 찾은 관광객들. 한류 열풍에 따라 외국인들과 해외 현지를 고려한 상표 등록 및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제공=문화체육관광부) |
“아는 가게 사장님이 ‘상품 등록’을 도와달라기에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상표’ 등록 말씀하는 거였더라.”며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던 지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와 같이 국내 상표 출원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 개정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외 진출 사업자와 기업의 상표 등록과 보호에 대한 인식도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한편, 상표 출원 및 등록 현황은 키프리스(한국특허정보원) 홈페이지((http://www.kipr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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