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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친절한 기프티콘 씨’, 이젠 안녕!

공정거래위원회, 모바일 상품권 불공정 약관 시정으로 소비자권리 개선

2016.03.08 정책기자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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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선배님 결혼 축의금, 후배 oo 생일 케이크, 대학 친구 oo 답례 커피 선물…’
 
올해 초, 지인들과 필자가 주고받은 선물 내역들이다. 멀리 떨어져있어 직접 마음을 전하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이렇게 친한 이들에게 편리하고 신속하게 내 선물을 전할 수 있던 것은 바로 모바일 상품권(기프티콘)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프티콘은 종종 친구들간 호의를 표시하는 간단한 선물로 유용하게 쓰인다. (좌)필자가 선물한 초코음료를 마신뒤 인증한 필자의 친구 (우)필자에게 답례로 조각케익을 선물한 친구.
기프티콘은 종종 친구들간의 간단한 선물로 유용하게 쓰인다.
 
올해 1월, 먼 지방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학교 선배 언니로부터 청첩장을 건네받은 적이 있다. 언니께선 ‘연초에 다들 바쁜데, 일부러 무리해서 결혼식에 올 필요 없다.’며 손사래 쳤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언니다보니 최소한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만이라도 전해드리고 싶었다. 
 
“축의금을 넣으려하니 입금계좌 번호를 알려달라.”고 대놓고 요청할 수도 없고, 당일 결혼식장으로 선물을 보내기에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고민 끝에 떠올린 방법은 바로 모바일 상품권으로, 시중에서 많이 통용되는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하는 일이었다.
 
결혼 1주일를 앞두고, 거액은 아니지만 내 성의와 정성을 담은 메시지와 함께 모바일로 결재한 상품권을 스마트폰 메신저로 전달했다.
 
신년에 결혼식을 올리는 경사를 맞은 선배 언니께 모바일 상품권으로 축의금을 전해드렸다.
1월에 결혼식을 올린 선배 언니에게 축의금을 대신해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전했다. 

서로간의 간단한 선물과 호의 표시용 수단에서 나아가 모바일 상품권은 그 활용 범위와 빈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어느덧 모바일 상품권 목록엔 커피, 빵, 패밀리 레스토랑 이용권 등 소소한 품목뿐만 아니라, 한우, 유명 화장품 세트 등을 비롯한 고급 선물용 상품들도 속속 등록되어 있다.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와 SNS 이벤트 상품으로까지 활용되는 등, 그 쓰임새가 매우 넓다. 경품을 전달하는데 모바일 상품권이 직접 물품을 배송하는 일보다 간편할 뿐더러, 받는 사람도 경품 선택 및 수령, 교환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프티콘은 전달과 사용이 편한 이점 덕분에, 이벤트 경품 및 홍보 수단으로도 널리 활용된다(사진=대한민국정책기자단 페이스북
기프티콘은 전달과 사용이 편한 이점 덕분에, 이벤트 경품 및 홍보 수단으로도 널리 활용된다.(사진=대한민국정책기자단 페이스북 ‘기사 공유 이벤트’ 이미지)
 
하지만 이와 같은 편리함 덕분에 널리 애용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소비자들의 불편이 있기도 했다. 사업자들이 모바일 상품권 관련 규정을 자율적으로 정한데서 비롯된 소비자 불편이 가장 많았다.
 
모바일 상품권 사용기한은 물론 취소 및 환불 규정이 사업자마다, 상품마다 다 다르고, 설상가상으로 재고 사정 및 매장 방침을 구실로 제품 교환 및 차액 지불을 거절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필자도 사용 기간 제한 등과 같은 고충을 겪어본 적이 있다. 해외에 있는 동안, 친구가 생일선물로 국내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프티콘을 선물해 줬는데, 사용가능 기간이 2주도 되지 않아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좌)필자가 선물받은 기프티콘 내역 중 일부. 아이스크림과 우유 기프티콘은 짧은 사용기간 때문에 미처 쓰지못해
(좌)필자가 선물받은 기프티콘 내역 중 일부. 짧은 사용기간 때문에 미처 쓰지못한 기프티콘도 있다. (우)필자가 쓰지못한 기프티콘 품목의 만료 날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 29개 사업자의 신유형 상품권 관련 이용약관을 심사해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 앞으로 모바일 상품권 유효기간은 물품 교환형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3개월, 금액형 상품권은 1년이 기본으로 설정된다.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3개월 단위로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필자의 지난 경험과 같이, 유효기간이 만료돼 선물받은 기프티콘을 아깝게 쓰지못하는 일은 앞으로 없어질 듯하다. 유효기간 만료 임박 사실과 기간 연장 방법도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시정했다.
 
기프티콘 등 금액형 상품권의 사용 횟수 제한이 없어지며, 유효기간 연장과 더불어 잔액 환불도 가능해진다. 그간 일부 사업자 측은 금액형 상품권의 사용 횟수를 1회로 한정해, 액면 금액에 못 미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전액을 사용한 것으로 처리하고, 유효기간 연장 불가 및 잔액 환불 불가로 규정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같은 약관조항을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해당 조항으로 판단해 삭제했다.
 
단, 이벤트 경품 및 프로모션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은 모바일 교환권은 유효기간 연장 및 환불은 여전히 예외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경품으로 지급받은 모바일 교환권은 유효 기간 및 연장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써야한다. 
 
이번 공정위 불공정 약관 시정으로 금액형 상품권의 사용 및 차액 환불이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번 공정위 불공정 약관 시정으로 금액형 상품권의 사용 및 잔액 환불이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모바일 상품권 취소·환불에 대한 규정도 시정됐다. 구입한 상품권 전체만 취소·환불이 가능하고, 일부 주문 취소·환불은 안 되는 규정, 그리고 기프트카드 구매 후엔 취소가 불가능하며 현금으로 반환해주지 않는 규정 등이 시정 대상에 해당된다.
 
현행 기프티콘샵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약관.
불공정 약관 시정 후의 모바일 상품권 취소·환불 및 교환에 대한 약관 일부.
 
또 품절 등의 사유로 소비자가 해당 물품으로 교환할 수 없는 경우 전액 환불받을 수 있도록 시정했다. 물품이 없어 교환이 불가능한 경우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손해 배상의 범위는 통상의 경우 상품권 액면 금액 전액이다.
 
기프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에 대해 미리 공지되어있던 경우는, 취소 및 교환이 불가능할 수 있으므로 기프티콘 사용 가능 매장에 대해서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프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에 대해 미리 공지되어있던 경우는, 취소 및 교환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기프티콘 사용 가능 매장에 대해서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내용을 통해, 평소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하며 무심코 감수했던 불편들이, 알고 보니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요소들이란 점을 비로소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불공정 약관 시정을 계기로 모바일 상품권 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되고, 소비자의 권리가 충실히 반영되길 바라본다. 


김연수
정책기자단|김연수siren715@gmail.com
메마른 세상 속, 단비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물을 만들고
꽃을 피우는 선인장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뮤지컬,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지식재산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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