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아이 낳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주변에서만 봐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결혼한 가정에서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만 낳는 경우는 흔하다. 초등학교만 가도 필자가 초등학생 때처럼 아이가 가득한 반을 보기는 힘들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아이가 흔치 않은 사회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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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출처=해남군) |
이미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다가올 문제가 아닌 현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 1.24명은 지난 2014년 통계를 기준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33번째로 최하위권이다. 출산율의 저하와 저출산 문제는 선진국들의 공통점이며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당연히 겪는 현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출산율 꼴찌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도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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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OECD국가중 출산율이 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출처=통계청) |
저출산은 심각한 문제이다. 단순히 인구가 감소한다는 의미로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저출산은 고령화로 이어진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경제활동을 하던 인구는 은퇴를 한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해야하는 노년층은 늘어난다. 노인복지는 세금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세금부담은 덩달아 증가한다. 이렇듯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인구절벽이라고 하며 전문가들은 한국이 가까운 2018년부터 인구절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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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저출산 그래프가 눈에 띄게 보인다. (출처=통계청) |
장기적으로 보자면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인적자원 역시 줄어든다. 국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기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 2015년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가 73%이다. 그러나 2060년이 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7%가 된다는 전망이 있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세계10워 권에서 199위로 급락할 것이며 한국의 경제력은 더 이상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단순하게 보더라도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붕괴하고 한국인이라는 민족이 멸족하게 되는 일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까지 고려하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혹자는 단순히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혹은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로 불가피하다 여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저출산의 이유는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정부의 정책, 그리고 출산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가 맞물린다면 얼마든지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 사례는 4년 연속 출산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해남군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통계청의 201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전남 해남군이 평균 2.46명으로 전국 출산율 1위를 차지했다. 놀라운 점은 인구 7만의 땅끝 마을 전남 해남군에서 4년 연속으로 전국 출산율 1위를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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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은 4년 연속으로 전국 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출처=기획재정부) |
해남군 역시 처음부터 출산율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5년도에는 해남군의 합계출산율은 1.4명 수준으로 전국 수준과 비슷한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해남군은 이렇듯 저조한 출산율을 높이고자 2008년 저출산 전담팀을 따로 마련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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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역시 처음부터 출산율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출처=기획재정부) |
대표적으로 첫째 아이를 출산하면 300만 원, 둘째 아이는 350만 원, 셋째 아이는 600만 원에 달하는 신생아 양육비를 지원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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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를 지원하는 등의 출산율 정책을 아끼지 않았다. (출처=기획재정부) |
또한 미역, 쇠고기, 아기내의 등 출산 선물과 아기탄생 지역신문 게재, 아기이름 무료 작명, 유모차 행진 음악회 등 여러 사업들을 추진했다. 이러한 사업은 단순한 재정적 지원에 비해 작고 소소하지만 나라가 한 가정의 아이 탄생을 축하하고 챙겨주는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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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도 아이의 탄생을 실어 따뜻한 정을 나누었다. (출처=기획재정부) |
물론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2년도에 2.57명으로 출산율이 급증하며 그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일단 출산율 증가 효과가 보이기 시작하자 그 출산율은 그대로 유지되며 4년 연속 출산율 1위의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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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행진 음악회.(출처=해남군) |
정부는 이러한 해남군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전국의 출산율 역시 해남군처럼 끌어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도(17개)와 시·군·구(226개)별 출산 통계와 각종 지원서비스, 저출산 정책 평가결과를 담은 지자체 출산맵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출산율의 순위와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고 출산 정책 공유 및 좋은 정책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저출산 정책의 평가와 함께 해남군과 같이 우수한 저출산 정책을 펼친 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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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출산맵이 구축중에 있다.(출처=기획재정부) |
우리나라의 저출산 정책은 아직 가시적인 출산율 제고효과가 미미했다. 하지만 해남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출산율을 보일 수 있도록 꾸준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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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시술을 돕는 등의 여러가지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출처=보건복지부) |
정부는 출산지도를 만드는 것을 비롯해 난임 시술의 지원, 고용, 주거 등 출산율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과 정책들이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국민의 생활에 자리 잡아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저출산을 극복하고 아이가 미래인 진정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