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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휴대폰 보며 걷는 당신은 좀비~

[오피니언] 4년간 스마트폰 보행 사고 2배↑…도로 위 휴대폰 사용 인식 개선해야

2016.09.21 정책기자 서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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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증강현실을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GO’. 구글지도 반출 허용이 되지 않아서 게임이 실행되는 구간이 적었던 우리나라에서도 그 열풍은 대단했다. 현실을 배경으로 포켓몬스터를 만나고 직접 잡을 수 있게 구현된 이 게임은, 제자리에서 게임을 즐기던 기존 모바일 게임과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사용자를 거리로 끌어냈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포켓몬GO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포켓몬GO’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


그러나 ‘포켓몬스터’라는 콘텐츠와 증강현실기술이 시너지를 내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온 이 게임은, 단순히 사용자들에게 즐거움만 주는 것은 아니었다. 출시 직후부터 높은 인기를 끌며 가장 빠른 속도로 정상을 차지한 게임인 만큼, 게임을 즐기다 부상을 입거나 범죄에 활용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임에 빠져 스마트폰을 보며 거리를 걷다가 차에 치이는 등의 아찔한 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 ‘스몸비’의 등장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 일명 ‘스몸비(smombie)’는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걷기에 사고 위험도가 높다.

횡단보도나 길거리를 거닐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일명 스몸비(smombie)가 해를 더해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고 역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횡단보도나 길거리를 거닐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일명 스몸비(smombie)가 해를 더해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고 역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발생한 보행자 사고의 약 10%가 주위를 살피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 중 매년 6명이 사망한다는 분석이다. WSJ가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CPS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2014년까지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사고가 나 응급실을 찾은 보행자가 124%늘었다

우리나라 역시 상황은 다르지않다. 1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37건이었던 ‘스마트폰 보행 사고’는 2015년 9월 현재 848건으로 최근 4년만에 2배나 급증했다.

또 교통안전공단이 2013년 12월 ‘스마트폰 사용이 보행안전에 미치는 위험성’을 연구하며 수도권 거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중 95.7%는 걸으면서 1회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5명 중 1명 이상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스마트폰 관련 보행자 교통사고는 지난 2011년 437건에서 2015년 848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스마트폰 관련 보행자 교통사고는 지난 2011년 437건에서 2015년 848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 당시 보행 중 스마트폰 용도가 메시지 전송이나 음악 감상이었다면, 최근엔 모바일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을 하는 이들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사실상 눈과 귀를 막고 길을 걷는 셈이다.

특히 최근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린이가 늘어나면서 ‘스몸비 키즈’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소지한 어린이가 드물었지만, 요즘엔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를 찾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난 5월 서울 초등학생 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체감 어린이 안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5명 중 1명은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법적으로 규제해야 할까?

“잠깐이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며 걷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혀 언성을 높이거나, 지하철 계단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아찔한 사례들이 주위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또한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다가 절벽에서 추락하거나 강에 빠지는 등 인명사고 뉴스도 잇따라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설치되어 있는 보행중 스마트폰 금지 표지판
미국 뉴욕에 설치되어 있는 보행중 스마트폰 금지 표지판.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도로 위에 두 명의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길을 건너는 보행자,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운전을 하고 있는 운전자이다. 그 때, 운전자는 휴대폰으로 내비게이션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행자 역시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건너고 있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둘 다 ‘앞을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할까. 범칙금을 낸 것은 운전자뿐이었다. 어찌 보면 두 사람 모두에게 잘못이 있지만, 한 사람은 법적으로 강하게 규제가 되어 있는 반면, 한 쪽은 개인의 안전의식에만 맡겨 놓았다.

그래서 보행자 스몸비에게도 법적으로 규제를 가해야만 그 사고율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 있다. 일례로 미국 뉴저지주의 일부 시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도로를 건너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85달러(약10만 원)의 벌금을 물리는 것이다. 

서울시와 경찰청은 연말까지 강남역과 홍익대, 연세대 앞 등 5개 지역에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위험을 알리는 교통안전표지와 보도부착물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사진=서울시)
서울시와 경찰청은 연말까지 강남역과 홍익대, 연세대 앞 등 5개 지역에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위험을 알리는 교통안전표지와 보도부착물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사진=서울시)
 
■ 보행 중 잠시멈춤 ‘워크 스마트’ 캠페인


미국의 일부 주처럼 스몸비에 대한 과태로 부과 등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는 반대로, 보행 중 스마트폰 자제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침으로써 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유럽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각종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도로를 걸으면서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도로 바닥에 멈춤 신호 등을 설치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통신사인 AT&T와 NTT도코모 등은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는지를 감지해 경고화면을 표시하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보행중 스마트폰 사용 자제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와 경찰청은 지난 6월부터 강남역과 홍익대, 연세대 앞 등 5개 지역에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위험을 알리는 교통안전표지와 보도부착물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 내 건물 출입구와 횡단보도 입구 바닥 등에 ‘잠깐, 보행 중 휴대폰? 잠시 멈춤!’이란 내용의 표지판을 세우며 ‘워크 스마트(walk samrt)’ 운동을 실시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안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우선해야 할 건 보행자의 인식 개선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스몸비와의 전쟁’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해 기준으로 90%를 넘어선 우리나라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한국은 언제 어디서나 음악,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모바일 서비스도 뛰어나다.

이처럼 발달해가는 기술에 발맞춰 안전에 대한 인식 역시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술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발달하지만, 이에 맞춰 우리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국 문제가 될 것이다. 현재에도 발생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이를 미리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법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캠페인을 통해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것도 각각의 방법일 뿐, 두 가지 모두 ‘보행중 스마트폰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 목표이다.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 잠깐의 안전 부주의로 인해 우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서린
정책기자단|서서린lin0530@naver.com
생활 속 정책을 알리는 바른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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