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어느 날 경북 경산에 살고 있는 필자는 어김없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저녁 즈음 갑자기 ‘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서로 멀뚱히 쳐다보며 우왕좌왕했다. 지진이라고 직감한 사람들은 부랴부랴 짐을 쌌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불과 몇 분 안에 이뤄진 일이라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몇몇은 119에 전화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알아보기도 했다. 잠시 후 국민안전처로부터 긴급재난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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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가 발송한 긴급재난문자. |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역 규모 5.1지진발생/ 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
처음 받아보는 재난문자에 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랐다. 때문에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따라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이후 사건이 수습됐고 사람들은 안정을 되찾은 듯 했다. 그러나 지진의 악몽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보다 신속하게 대처해야겠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긴급재난문자가 있어 참 다행이야.”
영화에서 보던 지진을 직접 겪은 몇몇 동기생들은 긴급재난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안전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널리 퍼진 탓이다.
국민안전처가 관리하고 있는 긴급재난문자는 자연재해, 각종 사건사고 등 위급한 상황에서 단말기로 메시지가 발송되는 대국민 공익서비스다. 이 문자는 기상청이 기상특보를 발령하거나 지자체에서 비상상황이 발생되면 60자 이내의 내용으로 전송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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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문자 서비스 설정화면 |
긴급재난문자 받지 못했다면?
사건사고 현장에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 빠른 상황 대처가 필수적이다. 그만큼 긴급재난문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난문자는 재난 상황 발생시 자동으로 발송되지만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다. 직접 설정을 해봤다.
재난문자 설정은 단말기의 운영체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먼저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휴대폰을 살펴보자. 휴대폰을 켠 다음 문자메시지 앱을 실행한다. 메시지 화면에서 우측 상단에 있는 ‘더보기’ 메뉴를 누르면 세부 카테고리가 나온다. 여러 메뉴 중 가장 하단에 있는 ‘설정’에 들어간다. 그러면 여러 항목이 뜨는데 ‘긴급알림설정’ 또는 ‘재난문자’ 창에 들어가 ‘긴급재난문자’, ‘안전안내문자’ 등의 카테고리를 활성화하면 된다.
아이폰은 조작법이 더 간단하다. 우선 바탕화면에 있는 ‘설정’ 앱을 실행한 다음 ‘알림’ 메뉴를 누른다. 화면 하단에 ‘재난문자 방송수신 설정’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를 활성화하면 된다.
이 밖에 국민안전처가 운영하고 있는 ‘안전디딤돌’ 앱으로도 재난문자를 설정할 수 있다. 먼저 앱을 실행한 다음 메인 페이지의 하단 우측에 있는 ‘환경설정’을 누른다. 여러 카테고리가 나오는데, 이중 ‘재난문자 수신알림 설정’, ‘기상특보 수신알림 설정’이라는 두 항목을 체크하면 된다.
“언니 이렇게 하면 되죠?”, “설정이 무척 쉽네요.”
최근 지진으로 안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후배도 필자의 조언에 따라 긴급재난문자를 설정했다. 간단한 조작법으로 재난문자를 받아볼 수 있게돼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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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지진 피해를 입은 경주시 황남동 한옥마을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정책브리핑) |
긴급재난문자, 더욱 체계적이고 빨리 발송된다
이 긴급재난문자는 앞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된다. 국민안전처는 4일 ‘9·12 지진피해 복구상황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안전처는 이 계획에 따라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될 경우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로 했다. 대신 규모 3.0~3.5 미만은 송출반경을 35㎞(광역시·도), 규모 3.5~4.0은 50㎞(광역시·도)까지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고 규모 3.0 미만은 문자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또 이번 조치에는 기상청이 별도의 재난문자 시스템을 구축해 문자를 발송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평균 8분가량 걸렸던 문자 발송시간이 2~3분으로 단축돼 국민들이 보다 신속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 발생될지 모르는 재난상황에 대비해 안전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은 만큼 많은 국민들이 긴급재난문자를 활용해 보다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현주 ad_mv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