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사람들의 옷깃도 두꺼워져 가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한다. 청명한 날씨가 이어져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좋다는 말이다. 덕분에 전국 곳곳에는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단풍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카메라 셔터가 터지고 자연의 정취를 즐기려는 이들이 눈에 띈다.
정부는 가을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전통시장과 함께 여행주간을 마련했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풍성함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나들이가 즐거운 ‘가을 여행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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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주간 안내 포스터.(사진=정책브리핑) |
오는 11월 6일까지 진행되는 가을 여행주간은 ‘숨겨진 대한민국이 열립니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전국 26개 지역, 40여 곳의 숨겨진 관광지가 여행주간에 맞춰 개방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기업청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된 ‘전통시장 방문 코스 70선’을 제작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영화 도시’인 부산은 ‘영화 속 숨은 부산 보물찾기’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국제시장에서 ‘깎아주시오’라고 쓰인 패널을 들고 인증사진 이벤트에 참여하면 10~30% 상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인근 자갈치 시장에서는 미션을 완료하면 온누리상품권 1만 원 권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 밖에 ‘여행주간에 방문하기 좋은 전통시장 70선’에 대한 정보는 여행주간 홈페이지(fall.visitkorea.or.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모두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린 관광 상품이 선보여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대구 서문시장 푸드트럭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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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입구 |
대구 서문시장도 분주한 모습이다.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중기에 형성된 시장으로 당시 전국 3대 장터 중 한 곳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지의 상인들이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서문시장은 일찌감치 가을 여행주간을 준비했다. 올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개방된 야시장이 그것이다. 지난 7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불렀지만 전국에 번진 입소문 덕분에 방문객 130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방문객 중 45만 명(35%)이 외지인으로 추산돼 전국적인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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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입구에 설치된 푸드트럭. |
해가 저물고 있는 오후 7시. 사람들의 발길이 뜸 해지려나 하는 순간 꼭꼭 숨어있던 푸드트럭이 모습을 드러냈다. 줄잡아 80여 대로 보이는 푸드트럭 덕분에 장내는 다시 활기를 띄었다. 곳곳에는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신나는 음악 소리가 흘러 나왔다.
최근 정부가 청년 창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푸드트럭은 서문시장의 ‘매력 덩어리’가 됐다. 이곳에는 떡볶이, 꼬지 등 일반 전통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은 물론 베트남 쌀국수, 찜닭 컵밥 등 이색적인 먹거리가 판매돼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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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내 푸드트럭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겹살 꼬치. |
필자도 허기를 채우기 위해 푸드트럭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가장 눈에 띄는 음식을 찾았다. 삼겹살 한 줄이 통째로 구워진 이 꼬치는 배고픔을 달래기에 아주 그만이다. 각종 양념소스에 버무려져 삼겹살의 맛과 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찹쌀탕수육, 용막창, 과일 붕어빵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풍성한 음식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푸드트럭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들은 대부분 2천 원~5천 원 사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풍성하게 먹을 수 있으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교복차림으로 서문시장을 방문한 김수진 양은 “신기한 음식들이 많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찾는다.”며 “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가족들과도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 푸드트럭, 가을 여행주간 맞아 특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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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야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댄스공연. |
서문시장 야시장 곳곳에는 다채로운 이벤트와 공연이 열려 한 밤의 축제 분위기가 됐다. 중앙무대에서 펼쳐진 댄스공연은 사람들의 흥을 한층 돋우었다. 가족들과 서문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하나 같이 푸드트럭에서 사온 음식을 먹으며 공연을 관람했다.
서문시장은 오는 8일까지 ‘글로벌 대축제’를 기획했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가 주최한 이 행사는 보부상 퍼레이드를 비롯해 K-POP 콘서트, 패션쇼, 닭싸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야시장의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가 마련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이 관광 상품 개발과 더불어 지역 경제 살리기에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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