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늦가을입니다. 울긋불긋 예쁘게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을 구경할 겸 단풍 놀이 가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지난 29일, 대한민국정책기자단에서는 시골 농촌 마을의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팜파티(Farm Party)’에 다녀왔어요.
팜파티는 농촌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축제입니다. 도시와 농촌이 소통하는 차세대 농촌 마케팅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도 처음 체험하는 팜파티라서 기대가 높았습니다.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마나 숨을 돌릴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자, 함께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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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파티가 열린 김포 매화미르마을 캠핑장 |
저희가 방문한 곳은 서울에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위치한 김포시 용광리의 ‘매화미르마을’이었어요.
매화미르마을은 민통선 안에 위치하기 때문에 보안상 반드시 검문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인지 왠지 모르게 조용한 마을일거라는 예상을 했는데요. 착각이었답니다.
입구부터 나와서 열심히 반겨주시는 마을 주민 분들의 모습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답니다~ 팜파티 접수를 받는 동안에도 “사랑합니다”, “환영합니다” 하며 계속 인사를 해주셨는데요.
이번 팜파티를 주관한 농촌진흥청 담당자 말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 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마을이라고 하네요. 과연!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요^^
접수를 하면서 김포시에서 생산된 쌀과 이번 팜파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인 10개를 선물로 받았답니다! 코인은 1개 당 1,000원으로 매화미르마을에서 판매하는 물건 중 마음에 드는 물건과 바꿀 수 있는 ‘화폐’입니다. 마치 엽전 같이 생기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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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10개는 1만 원! |
마을 위원장님은 친절하게 “여기서만 쓸 수 있는 화폐니까 꼭 다 사용하고 가세요~”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어떤 물건을 구입할 지 고민해보기로 했어요.
미르마을마을 팜파티에서는 이곳에서 생산된 건강하고 깨끗한 농산물만 판매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자신있게 추천하는 직접 농사 지은 고추부터 도토리·도라지 가루, 꿀, 레몬청 등 다양한 농식품들이 전시돼 있었어요.
그 중에서 제 눈을 가장 사로 잡은 것은 다름아닌 ‘식용곤충’이었는데요.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겠지만 곤충은 대표적인 미래 식품으로 손꼽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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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들 |
실제로 김포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현장에서 식용곤충을 체험하는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네요. 식용곤충 쿠키 만들기 수업을 통해서 곤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는건데요.
처음에 사뭇 꺼려하던 아이들도 쿠키를 만들면서 곤충과 친해진다고 합니다. 고단백질인데다가 친환경적이기까지 한 식용곤충! 어린 시절부터 곤충을 접한 아이들은 훨씬 거리낌이 덜하겠죠?
이날 전시된 식용곤충은 밀웜, 메뚜기, 귀뚜라미로 총 3가지였어요. 저도 정책기자단으로서 시식을 했보았는데요, 제일 맛있었던 건 귀뚜라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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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귀뚜라미와 고소한 밀웜 잼. |
적당히 건조된 귀뚜라미가 감자칩 같이 바삭거리고 짭짤해서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안주로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밖에도 밀웜으로 만든 잼을 곁들인 비스켓, 밀웜 바게트, 알록달록 곤충쿠키 등 다양한 식용곤충 식품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생김새는 다소 거북할 지 몰라도 맛은 최고였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한 번 시식해보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간단하게 부스를 둘러본 후, 마을 위원장님의 전용차인 트랙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며 구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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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위원장님의 트랙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
외부인의 발길이 제한된 만큼 아름답게 보존된 자연 환경을 볼 수 있어서 ‘눈이 참 호강한다’고 생각했는데요.
북한과 인접한 지역인지라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서 아쉬웠어요. 현재 분단된 대한민국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역사적인 장소에 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개성공단이 보이기도 한다네요. 얼마나 북한 땅과 가까운 지 아시겠죠?
돌아와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식사를 했어요. 옛날 추억을 되새기며 연탄난로에 데워진 양은도시락을 한 통씩 흔들어서 먹었답니다. 이날엔 자녀와 함께 팜파티를 방문하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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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을 느끼게 한 양은도시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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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같은 추억의 도시락 점심식사 |
“엄마 때는 말이야~”라면서 어린 시절 얘기를 주고 받으며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 도시락 먹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정말 가족끼리 소풍오기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두들 맛있게 도시락 싹싹 비운 뒤 후식으로 마을에서 직접 만든 호박식혜 한 잔 마시며 여유로움을 만끽했어요. 오카리나 연주단 등 팜파티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음악 공연이 마을에 울러퍼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힐링이구나!’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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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는 호박식혜 한 잔이 최고! |
아름다운 음악과 자연경관이 함께 어우러지니 남부러울 것 하나 없더라고요. 특히 성악가 두 분이 부르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공연은 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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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선물해주신 매화미르마을 주민 분들께 감사했답니다. 공연 후에는 간단한 게임으로 ‘보물찾기’를 진행했어요. 주어진 보물 종이를 찾아오면 마을 농원에서 준비한 엄청난 선물이 주어졌답니다.
저도 눈을 뜨고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했어요. 이 밖에도 ‘우리집 가훈 붓글씨로 쓰기’, 오리 우리 안으로 몰기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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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르신과 함께 우리집 가훈을 써보는 시간. |
어린시절로 돌아간 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녔더니 팜파티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는데요. 한껏 팜파티를 즐긴 후에는 마을 근처에 위치한 ‘이원 난(蘭) 농원’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동안 주변에서 볼 수 없었던 희귀 난들이 전시된 특별한 전시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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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난 전시관, 이원 난 농원. |
본격적으로 난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배우는 ‘난 수업’ 시간을 가졌어요. 전 세계적으로 난의 종류만 하더라도 3만여 종이 넘고 우리나라에만 90종 가까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난이 키우기 어려운 식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다 우리가 난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이라고 해요. 어느 지역 출신이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키우기 때문에 하늘나라로 간 난이 많은 것이죠.
마치 뜨겁고 건조한 사막 지역이 고향인 ‘사막 여우’를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 풍토에 알아서 맞춰 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난을 키울 때 참고하면 좋을 만한 정보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대부분의 난이 물 과다 공급으로 ‘익사’한다는 점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영양제로 물에 ‘MSG’를 타서 주면 잎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는 것인데요! 여러분도 혹시 집에 난을 키우신다면 꼭 참고하시길 바라요~
이날 정책기자단은 난 두 종류를 선물로 받으며 반려식물로 잘 키워볼 것을 다짐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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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난을 소개합니다! |
앞으로 키울 난에게 이름을 붙이고 화분에 직접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전에는 그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식물에 지나지 않았던 ‘난’이 달라보이더라고요.
저도 ‘니나니나뇨’라는 이쁜 이름을 붙여줬답니다.
실제로 난 수업은 수도권 지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발달교육 프로그램으로 실시된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됐지만 애정을 가질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정신적인 치료가 된다고 하죠. 저는 미래 교사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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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전시관 앞에서 찰칵. |
수업이 끝난 뒤에도 난 전시관에서 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어요. 그동안 난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게 부끄러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난을 구경했답니다!
아름다운 자태와 은은한 향기에 오감이 힐링하는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할 생각입니다.
이날 정책기자단은 김포 매화미르마을에서 농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왔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소통을 시도하는 마을, 아픈 역사가 자리한 순수한 매력이 있는 이곳이 그리울 것 같네요.
늦가을이 한창입니다. 아직 어디로 소풍갈 지 정하지 못하셨다고요? 가까운 농촌 마을 김포 매화미르마을을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어느 멋진 가을 날을 선물해 줄 거예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강지혜 ryuwt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