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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진료하는 곳은 트럭입니다~

[인터뷰] ‘찾아가는 청년의사’ 임재영 (의왕시 보건소 정신보건센터장)

2016.11.17 정책기자 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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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의사가 있습니다. 어디에 있느냐구요? 트럭에 있습니다. 일명 ‘찾아가는 청년의사’ 임재영(38) 의왕시 보건소 정신보건센터장입니다.

의사라면 보통 병원에 앉아 진료를 하는 모습을 떠올릴 텐데요. 이 분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임재영씨가 출연한 리틀빅히어로의 한 장면. (출처: tvN의 프로그램인 <리틀 빅히어로> 캡쳐화면)
임재영 씨가 출연한 리틀빅히어로의 한 장면.(출처=tvN ‘리틀 빅히어로’ 캡쳐화면)
 

임재영 센터장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임재영 센터장은 정신과 전문의인데요. 특이하게도 작은 트럭을 이용해 유치원, 양로원, 대학교 등 상담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상담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을 행복으로 키우는 행복키우미, 첫 번째 ‘행키’라고 소개하는 그는 tvN의 프로그램인 ‘리틀 빅히어로’의 74번째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직접 발로 현장을 뛰어다니며 상담을 하는 임재영 센터장을 인터뷰로 만나볼까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행복키우미 행키입니다. 직업은 정신과 의사지만 행복을 키우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어요. 의사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데, 저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신 사회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활동을 하는 자칭 사회활동가입니다. 제 꿈은 강연과 상담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을 키우고 자살을 줄이는 것입니다. 

Q. 상담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A. 크게 이동차량 무료상담과 집단 무료상담이 있습니다. 이동차량 무료상담은 원칙적으로 일회성이에요. 전엔 즉흥적이었지만 앞으로는 계획적으로 공지하고 나갈 생각이에요. 또 활동반경도 넓혀서 다른 인근 지역에도 가보려 합니다. 그룹상담은 주기적으로 만나요. 어르신들 그룹도 있고 중년들 그룹, 청소년들 그룹도 있어요. 앞으로는 청년들(대학생) 그룹상담도 하고 싶네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임재영씨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임재영 씨.
   

Q. ‘찾아가는 의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저는 정신과 의사이고, 몸담고 있는 곳은 정신병원이잖아요. 근데 아직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요. 부모가 내 아이의 마음과 정신이 힘들어 보이면 ‘얼른 치료받게 해야지’, ‘병원에 데리고 가야지’라는 생각을 못하고, 오히려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요. 심지어 굿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요.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를 한다는 생각을 못해요. 그러다보니 정신병을 6개월에서 2년까지 겪다가 오는 경우가 많아요. 환자가 병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그 고통을 버틴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그러면서, 환자가 오기 싫어하는 곳에서 기다리는 것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서 돕는 것이 더 도리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게 핵심입니다.

오지 못하는 힘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돕고 싶었고,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도 조금은 없애고 싶었어요. 그래서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임재영씨가 이동상담을 위해 이곳저곳을 몰고 다니는 트럭.
임재영 센터장이 이동상담을 위해 이곳저곳을 몰고 다니는 트럭.
 

Q .실제로 ‘찾아가는 고민상담소(트럭)’에 사람들이 편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노력한 부분이 있나요? 그리고 그것이 효과가 있나요?

A. 환자분들이 편하게 오실 수 있도록 트럭에 제 전신사진을 붙이고, 상담 받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라는 표현을 썼어요. 누구나 다 고민을 가지고 있으니 오기 한결 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그래서인지 이전보다는 확실히 편하게 상담하러 오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트럭으로 이동하며 상담을 하니, 찾아오시는 분들이 그 전보다 더 마음 편하게 상담하고 가세요. ‘허허허’ 웃으면서 오시기도 해요.  

Q. 그동안 ‘찾아가는 청년의사’를 하며 마음을 치료해 준 사람은 몇 명인가요? 또 그들의 상태는 어땠나요? 마지막으로 주상담자 층의 연령과 직업은 무엇인가요?

A. 제가 그동안 ‘찾아가는 청년의사’를 하며 마음을 치료한 사람은 148명 정도입니다. 단 한 번 만남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수는 없지만, 한 번 만나는 것에 의미가 있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저는 148명을 만났지만, 그 분들에게 저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이 돼준 유일한 사람이거든요.

지금까지 만난 주 상담자 층은 노인복지관에 계신 노인이었습니다. 앞으로 노인뿐만 아니라 청년, 중년 등 다양한 연령층도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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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씨가 상담트럭에서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을 하고 있다.
임재영 센터장이 상담트럭에서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을 하고 있다.

Q. 가장 많이 받는 고민 상담은 무엇인가요?

A. 어르신 분들의 바람은 주로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거에요. ‘금전적 부담을 주지 않고 그냥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 하시는데, 그런 어르신들이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요. 그래서 즐거움을 돌려드리려고 노력해요.

주부들의 경우에는 ‘인생이 허무해요. 헛살았어요. 잘못 산 것 같아요’라고 많이 생각하세요. 본인이 헌신했던 남편과 자녀의 관심이 없어지면, 그동안의 헌신이 다 허무해지는 거지요. 그러면서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까?’라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중년 남성분들은 내 청춘을 바쳐서 처자식을 돌봤는데, 오히려 가족에게 소외감을 느낀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아빠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인데, 아빠는 ‘생계유지’라는 가장의 역할을 하기 위해 가족들과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거죠.

청년들, 특히 대학생과 ‘취준생’들은 ‘앞이 깜깜해요. 노력한다고 한들 달라질까요?’라는 말을 해요. 누구나 불확실한 미래에 답답해하기도, 본인 계획대로 풀리지 않아 힘들 때도 있지만, 내가 예상치 못했던 좋은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Q. 많은 고민들을 상담하면서 ‘찾아가는 의사’ 활동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수혜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이 있나요?

A. 제 활동의 한계는 늘 ‘경제적 문제’에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못 살겠어요. 도망가고 싶어요. 죽고 싶어요’라고 할 때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 무력감을 느껴요. 경제적 고민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해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 기준의 한계 때문에 정책수혜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Q. 주변에 나도 모르게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많은데, 위로해 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A.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남들보다 더 멀리, 그리고 더 높게 뛰어야한다는 생각이 만연해질 수밖에 없어요. 무언가를 안하고 있으면 불안하고, 다른 친구들은 앞서가는데 본인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몰아세워요. 그러다가 오히려 낭떠러지에 다다르고, 심지어는 낭떠러지에서조차 손을 내밀지 못하는 일도 있어요. 결국 내 마음은 스스로 챙기고 지켜내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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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씨는 평소에도 태극기관련 소품을 주변에 많이 둔다.
임재영 센터장은 평소에도 태극기 관련 소품을 주변에 많이 둔다.


Q. 삶의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요?

A. 저는 매일 태극기가 그려진 팔찌를 하고, 각종 전자 기기에도 태극기를 붙이고 다녀요. 우리나라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보다는 ‘행복하고 화목하게’ 잘 사는 나라로 만들고 싶어요. 진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혼자 잘 살고 혼자 누리는 것이 아니라 기쁨은 함께 나누고, 슬픔은 같이 아파하면서 서로를 챙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행동으로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말처럼 행동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많은 분들이 저랑 함께 뜻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고 있는데,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한다면 뜻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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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씨의 프로필 사진, 상담트럭 밖에서도 임재영씨의 프로필 사진을 볼 수 있다.
임재영 센터장의 프로필 사진. 상담트럭 밖에서도 그의 프로필 사진을 볼 수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비영리단체를 만들어볼까 생각중이에요. 제 스스로 선택해서 하고 있는 활동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이 버겁기도 하고, 막연한 것이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힘을 얻는 이유는 많은 분들의 격려 때문이에요.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이 모이면 비영리 단체를 만들고 싶어요. 점점 더 많은 ‘행키’들이 함께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은미 qkrdmsal94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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