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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가 말하는 폭력 없는 세상

‘세상을 바꾸는 15분-폭력 예방 특집’ 방청 후기

2016.11.16 정책기자 김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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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은 양천구에 위치한 KT체임버홀에서 진행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을 방청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일명 '세바시'는 각계 각층 인사들이 펼치는 테드(TED) 형식의 오픈 강의 프로그램으로, 이날 세바시는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폭력 예방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번 강연은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4대악의 하나인 
성폭력·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폭력 예방 교육의 일환으로 '제3회 폭력예방 올해의 강의 수상자'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통해 강연과 주제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통해 강연과 주제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강연 주제는 ‘폭력없는 세상’이었다. 특히,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분노사회’라는 책으로 유명한 문화평론가 정지우 씨 등이 참여한 이번 강연을 통해 여성폭력, 데이트 폭력, 남성 및 여성혐오 등 폭력과 관련된 새로운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강연자.(형사)

먼저, 데이트 폭력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 데이트 폭력은 연간 7천여 건 정도 발생하고 3일에 1건 이상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이러한 데이트 폭력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이별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이별 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교제 기간 중에 꾸준히 폭력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고, 쌓이고 쌓인 폭력이 이별 후에 크게 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고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데이트 폭력에 대해 우리사회는 그동안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싸우면서 정드는거야’ 등의 생각과 반응을 통해 주변의 도움 신호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강연 내내 스스로 반성하고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데이트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혹시나 데이트 폭력을 목격했다면 경찰(112)에 즉시 신고해 알려야 하고, 피해자의 말을 경청해주는 자세만으로도 피해자에게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큰 힘과 용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트 폭력을 사전에 알아차릴 수 없을까? 데이트 폭력의 징조는 바로 ‘간섭’이다. 대부분의 데이트 폭력은 소유욕, 집착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내 옆의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에 대해 간섭하고 집착한다면 데이트 폭력의 전조증상이 아닌지 꼼꼼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혐오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분노하라고 얘기한 정지우 문화평론가
혐오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분노하라고 얘기한 강연자.(문화평론가)

또 다른 우리 사회의 폭력은 바로 혐오와 관련한 문제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각종 혐오가 들끓고 있다. ‘김치녀’, ‘된장녀’, ‘맘충’(‘엄마’를 뜻하는 ‘맘(mom)’ 뒤에 혐오의 의미로 ‘벌레 충(蟲)’을 붙인 비속어), ‘한남충’(한국 남성들은 벌레와도 같이 미개하다는 뜻의 비속어), ‘급식충’(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일컫는 비속어) 등 우리 사회는 수많은 혐오를 생산하고 사람을 벌레로 부르는 사회가 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지우 문화평론가는 개인의 문제보다는 우리사회가 우리를 벌레로 만들고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정 평론가는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건국 이래 최고의 청년실업률, 출산으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 비싼 등록금으로 인한 청년부채 등은 우리로 하여금 서로를 증오하고 혐오하게 만들고 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취업-결혼-육아-노인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런 악순환 속에서 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악순환을 끊지 못하고 오히려 차별이 심화되고 있기에 우리 청년들은 결혼, 육아, 출산 등을 포기하고 혼자 사는 것을 택한 것일지도 모른다. 

정 평론가는 “서로에 대한 증오보다는 60억 인구가 모두 다른 것처럼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얘기한 다니엘 린데만(방송인)
평등을 위해서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얘기한 다니엘 린데만.(방송인)

한편,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씨는 독일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의 차별과 폭력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

다니엘 린데만은 “남녀평등을 위해서는 법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며 “폭력과 차별을 금지하는 법도 중요하지만 이 법을 만드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가치관과 인식이기 때문이다. 즉,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우리가 완벽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린다면 우리 사회는 차별을 넘어 평등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린다면 우리 사회는 차별을 넘어 평등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폭력과 차별은 어느 나라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일에서도, 대한민국에서도 폭력과 차별은 중요한 사회문제이면서 해결해야 하는 당면 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폭력과 차별을 남의 일이 아니라 나 자신과 관련된 일이며 우리 모두가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폭력없는 세상,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민중
정책기자단|김민중1226alsw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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