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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얼마나 알고 계세요?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 출범… 항생제 만병통치약 아냐

2016.11.30 정책기자 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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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 전 항생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며 한창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이후 ‘항생제 부작용’ 등의 키워드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많은 이들이 주목한 바 있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항생제 복용이 일상적으로 이뤄져왔기 때문에 더 이슈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세대를 막론하고 항생제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실인듯하다. 부모님께서 감기에 걸려 2~3일 몸살을 앓으시면 곧장 항생제 처방 좀 받아야겠다며 병원에 찾아가시곤 한다.

젊은 세대라고 크게 다르진 않다. 아이를 키우고 있어 특히 주변에 아기 엄마들이 많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체감하기에 60~70%의 엄마들이 아기에게 항생제를 별 의심 없이 잦은 횟수로 투약하고 있다. 아기들의 특성상 어른보다 감기에 자주 걸리는 편인데 때마다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함(출처=pixabay.com)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함.(출처=pixabay.com)

항생제의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의사가 처방해 준 건데 꼭 먹어야 하잖아요?”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설사 의사의 진료를 받고 항생제를 복용할지라도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통계적으로 한국은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아 외래 환자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비율은 70%를 웃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건복지부에서도 범국가적으로 항생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년~2020년)을 수립하고 그 일환으로 국민들에게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과 올바른 항생제 복용법 등을 알리기 위한 민관학 합동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를 최근 출범한 것.

이명철 운동본부장 (출처=보건복지부)
이명철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장.(출처=보건복지부)

지난 14일에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의 발대식이 개최됐으며 본격적인 활동 또한 시작됐다. 이날 발대식에는 정진엽 장관을 비롯해 이명철 운동본부장, 이윤성 대한의학회장, 학·협회, 관계부처, 지자체 및 의료기관 감염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정 장관은 축사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는 우리 사회 전 분야가 합심해서 풀어나가야 할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으며 이 운동본부의 발대식을 시발점으로 삼아 향후 국민들이 항생제를 필요한 경우에만 올바른 용법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운동본부에서는 ‘항생제는 감기약이 아닙니다’란 슬로건 하에 온오프라인에서 항생제 내성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축사 중인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출처=보건복지부)
축사 중인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출처=보건복지부)

그렇다면 항생제를 복용하는 올바른 방법이란 무엇일까?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에서 권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감기에는 항생제를 먹지 않는다.
②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복용한다.
③ 처방받은 항생제는 용법과 기간을 지켜 복용한다.
④ 남겨둔 항생제는 임의로 먹지 않는다.

이 실천을 숙지한다면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①번의 경우는 꼭 지키길 권고한다. 항생제는 본래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약물로 감기의 ‘바이러스’는 죽일 수 없고 세균만 죽이는데 자꾸 복용하게 되면 몸에 이로운 세균까지 죽여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또 감기 때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당연히 세균의 항생제 내성이 높아지고 결국엔 내성 있는 세균만 살아남고 증식하게 된다. 이 내성균이 만연하게 되면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줄어들게 되니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다면 치료할 수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균을 관리하고 통제하지 못하면 보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출처=pixabay.com)
항생제 내성균을 관리하고 통제하지 못하면 보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출처=pixabay.com)

한편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사안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15년 11월 셋째 주를 ‘세계 항생제 인식 주간’으로 지정했으며, 각 국 실정에 맞는 항생제 내성 예방캠페인을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항생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한 이유는 올해 5월에 발표된 영국 정부의 보고서를 참고해보면 좋다. 이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 명이 내성균에 의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이미 국제 사회도 신종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며, 올해 9월에 개최된 유엔 총회에서 항생제 내성 해결을 위한 결의안이 채택될 정도로 글로벌 보건 이슈의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항생제가 빠르고 센 감기약이라는 잘못된 상식이 점차적으로 바로 잡혀야겠다.(출처=pixabay.com)
항생제가 빠르고 센 감기약이라는 잘못된 상식이 점차적으로 바로 잡혀야겠다.(출처=pixabay.com)

항생제에 대한 빠른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고 감기 같은 경우에는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되 되도록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우리 몸을 지켜내야 한다.

항생제 적정 사용, 내성균 확산 방지, 감시체계 강화, 항생제 인식 개선, 인프라 및 R&D 확충, 국제협력 활성화 등의 6대 분야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과 함께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의 출범으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항생제 내성률이 낮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좋은 정책과 캠페인의 진행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실천과 노력일 것 같다. 앞서 언급한 항생제의 올바른 복용법을 기억하고 주변 지인과 가족들에게도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내성에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아름 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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