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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막는 따뜻한 한 마디, “괜찮니?”

연말에 더 필요한 자살 예방 캠페인 ‘괜찮니’

2016.12.07 정책기자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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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니? 잘 지내고 있니?” 
 
누군가에게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는 말로 가장 흔하게 건네는 말. “괜찮니?” “잘 지내니?”가 아닐까 싶다. 차마 “안 괜찮아”, “잘 못지내.”라고 대답할 수 없어, 어차피 “그럭저럭 괜찮게 지내.”하며 무덤덤하게 대답하기 마련인 이 하나마나한 인사가, 한편으론 반갑고 따듯하게 느낀 적도 있다.
 
아마 “괜찮니?”라는 말이, 단순히 근황을 확인하는 것에서 나아가 상대방의 상태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누군가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마음을 느끼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마음이 풀린 상대로 하여금 “사실은…”하면서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닫힌 마음을 열게하는 따뜻한 힘이 되기도 한다.   
 
“괜찮니”라는 습관적인 인사말 한 마디가, 힘든 마음을 녹이고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출처=중앙자살예방센터 페이스북)
“괜찮니”라는 습관적인 인사말 한 마디가, 힘든 마음을 녹이고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출처=중앙자살예방센터 페이스북)
 

지난해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3.4%가 자살 전 경고신호를 보냈으나, 유가족의 81.0%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자살예방에 가족이나 친구, 이웃 및 동료 등 주변인의 관심과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드러낸다.

또 지난해 자해나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6,600여 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523명이다. 자해나 자살 시도 배경엔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0월, 케이블 방송 드라마 조연출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을 비롯해 최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게임업체 직원 자살 등, 연이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자살 비보는 자살이 더 이상 우리 일상에서 동떨어진 비범한 문제가 아님을 실감케 한다.

네이버 포털의 ‘자살’ 검색 결과 화면. ‘자살’이란 단어를 검색시, 연관 정보를 보여주는 대신 자살예방 메시지와 도움센터 연락처를 보여준다. 우리 사회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자살예방을 위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괜찮니 캠페인’을 올해 8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괜찮니 캠페인’은 주변인에게 관심을 표현함으로써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괜찮니 캠페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가장 인기있는 방식은 ‘에어키스(AirKiss) 캠페인’이다. 에어키스는 ‘따뜻한 생명의 숨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서로 안부를 묻는 작은 행동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인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고 관심을 표함으로써, 상대의 마음 속 어려움을 덜어주고 상대가 혼자가 아니고 함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전하고자 하는 캠페인이다.

배우 조정석이 참여한
배우 조정석이 참여한 ‘에어키스’캠페인 영상. 배우 강하늘로부터 안부 릴레이를 받은 조정석은,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이자 배우 도경수에게 안부를 전하며 캠페인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에어키스’캠페인은 ‘아이스버킷 챌린지’(루게릭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와 같은 일종의 릴레이 캠페인이다.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에어키스를 하며 애정과 관심을 표현한다. 그리고 ‘에어키스’를 받은 지인은 또 다른 이에게 안부를 묻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우 조정석, 가수 지코, 윤도현 등 인기 연예인을 비롯해 이무영 영화감독, 이천수 축구해설위원 등의 유명 사회인사들이 다양하게 참여한 ‘에어키스’ 캠페인에 참여 중이며, 이러한 유명인들의 ‘에어키스’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

사회 각계의 다양한 유명 인사들이
사회 각계의 다양한 유명 인사들이 '에어키스'를 날리며 안부를 전했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부터 가수 지코, 윤도현, 강남, 이천수 해설위원.

또한 자신이 직접 가까운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영상을 ‘괜찮니.com 홈페이지’(http://howau.co.kr/) 혹은 자신의 SNS에 ‘#괜찮니에어키스’, ‘#에어키스’ 해시태그를 붙여 업로드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SNS 이용에 익숙지 않거나 영상을 찍기 쑥스럽다면, 손 글씨 엽서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우체통 캠페인’을 통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우체통 캠페인’은 관심을 표현하고 싶어도 쑥스러워서 말을 건네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손 글씨 엽서를 통해 관심을 표현하도록 하는 캠페인이다.

동남보건대 학생들이
동남보건대 학생들이 안부를 묻는 엽서를 전달하며 ‘우체통 캠페인’에 참여했다.(출처=중앙자살예방센터 페이스북)


올해 상반기, 서강대와 연세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을 시작한 ‘우체통 캠페인’은 청년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받았다. 학생들은 “학업 성적과 취업난에 지친 친구에게 힘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거나 “평소 아무리 친해도 부끄러워서 하고 싶은 말을 못할 때가 많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괜찮니.com 홈페이지’(http://howau.co.kr/)에서 편지지 및 엽서 양식을 다운받거나, 혹은 엽서 작성 기능을 통해 홈페이지에서 바로 메시지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 입력한 엽서 내용은 문자, SNS, 카카오톡을 통해 전하거나 공유할 수 있으며, 인쇄도 가능하다.

필자가 대학 동기에게 보낸 엽서.
필자가 대학 동기에게 보낸 엽서. ‘괜찮니.com’ 홈페이지에서 편지지와 엽서 양식을 다운받거나, 엽서를 써서 문자, SNS로 보낼 수도 있다.


1년 반 쯤, 연락이 끊긴 대학 동기에게 안부를 묻는 엽서를 쓰며 막연히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했던 마음을 처음으로 표현했다. 핸드폰 번호는 바뀐 지 오래, 남아있는 건 대학 시절 과제를 함께 하며 주고받은 친구의 이메일 주소뿐이지만, 작성한 엽서 이미지를 정성스럽게 저장해 이메일에 담아보냈다.

과연 친구가 지금도 옛 이메일을 사용하고 확인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잊고 있던 친구의 안부를 떠올리고 마음을 전한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 한켠이 가벼워진 듯하다.

남은 연말, 바빠서 미처 돌아보지 못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니?” 하고 한 번씩은 전할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연수
정책기자단|김연수siren715@gmail.com
메마른 세상 속, 단비를 기다리면서도 스스로 물을 만들고 꽃을 피우는 선인장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뮤지컬,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지식재산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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