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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3만 시대, 인생 설계 돕는다

탈북민 3만 명 시대, 인생설계 교육·지원금 현실화 등 지원 강화

2016.12.08 정책기자 최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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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경북통일교육센터(통일부 소속)에서 진행하는 ‘통일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민들의 통일 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파주 통일전망대, 남북출입사무소 탐방 등으로 구성됐다.  

“북한에서 목숨 걸고 남한으로 넘어왔지요~”
“궁금한 거 있음 질문해 보시라요.”

파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서 낯선 말투가 들렸다. 분명 ‘북한말’이었다. 참가자 20여 명 중 탈북민 두 분이 포함된 탓이다. 이들은 사람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버스 안에서 북한의 대중가요를 소개했고, 함께 부르기도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이 나올 때는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있었다. 

잠시 후 자신의 남한생활 정착기를 말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모두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순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서로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물어볼 것도 많아 보였다.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사람들이 통일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사람들이 통일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남한에는 어떻게 왔어요?”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딱딱했던 분위기는 금세 풀어졌고, 사람들은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남북한은 한민족이라는 말이 세삼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으론 ‘이념’이 언제까지 사람을 갈라놓아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탈북민이 망설이다 한마디 꺼냈다. “북한에서는 어떻게든 탈출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남한으로 오니 힘든 것도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특히 회사에서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견디기 어렵다.”며 “탈북민 중에는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혼자 일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탈북민도 거들었다. “북한에 가족을 놔두고 와서 혼자 남한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부모님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남한 생활에 애착도 많았다. 이들은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고 본인의 역량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남한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철책 너머로 보이는 북한 땅.
철책 너머로 보이는 북한 땅.


대구에서 장장 4시간만에 파주 통일전망대에 도착하자 철책 너머로 북한 땅이 보이기 시작했다. 쌀쌀한 날씨 탓에 가옥 주변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정막감이 흘렀다. 한 탈북민은 “저기가 내 고향이다.”며 감정에 북받치듯 말했다.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은 걱정과 기회를 함께 맞아야 했다. 여기에는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시민들의 따뜻한 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부분이 훨씬 많아 보였다.     

통일부, 탈북민 지원 강화한다

대한민국에 온 탈북민은 올해로 3만 명에 달한다. 머지 않아 이들도 사회 각 분야에서 중요한 일원이 될 것이라고 짐작된다. 먼저 온 ‘통일민’이라고 볼 수 있다.

통일부는 탈북민의 증가와 남북통일을 고려해 최근 ‘사회통합형’ 탈북민 개선방안을 내놨다. 지원방안은 크게 ‘장기적 인생 설계’, ‘취업 지원’, ‘지원금 현실화’ 등으로 구분된다. 

아이를 키우는 탈북민 여성들이 ‘해피맘’ 모임을 갖고 있다.(사진=위클리 공감)
아이를 키우는 탈북민 여성들이 ‘해피맘’ 모임을 갖고 있다.(사진=위클리 공감)


우선 통일부는 탈북민 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장기적 인생 설계(Life Plan Coaching)’를 위한 교육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의 적성과 역량 등을 감안해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전문설계사를 통한 상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또 선배 탈북민과 연계한 멘토링 시스템도 갖추기로 했다. 그동안 탈북민은 남한의 ‘자본주의’ 체제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선배 탈북민의 경험담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의 생계 걱정을 덜기 위해 취업 문제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부·지자체 등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적정한 일자리를 발굴해 탈북민의 채용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민간기업에도 탈북민 채용을 적극 권고할 계획이다.

또 2018년까지 63억 원을 들여 하나원 본원에 직업훈련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여기엔 여성특화 직업훈련도 포함돼 있다. 

남북출입사무소 주변 모습.
남북출입사무소 주변 모습.


지원금도 현실화된다.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은 하나원에서 12주간 적응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교육이 끝나면 1인 1세대 기준으로 기본금 700만 원과 주거지원금 1,300만 원이 주어진다. 그러나 남한의 물가와 주거비용 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정착기본금 및 주거지원금 등을 2018년부터 임금,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원금을 늘려 안정적인 생활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통일을 대비한 통일준비학교 지정과 종합 상담을 위한 탈북민 포털 구축, 자녀양육 가산금 제도 신설 등 탈북민을 포용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로 눈길을 끈다.

소정의 교육과 법적인 절차를 밟으면 탈북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유와 책임을 갖는다. 달리 말하면 당당하게 이 땅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 정부의 차질 없는 지원은 당연하다. 탈북민이 좀 더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정착해 남북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최종환
정책기자단|최종환jhlove2412@naver.com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혼자 열심히 하는 사람, 함께 하는 사람, 함께 해서 남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함께 꿈꾸고 소통하고 남을 도와주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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