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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화학제품, 해로우면 즉시 아웃!

환경부, 내년 상반기까지 시중 화학제품 일제 조사…관리체계 전면 개편

2016.12.08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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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마음이 필요할 때 나는 손을 씻는다. 개운함 사이로 퍼지는 비누 향은 능동적 기운을 심어준다. 나풀거리는 옷에서 풍기는 섬유유연제 냄새나, 로션을 바를 때의 익숙한 향 역시 소박하게 편안하다.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화학제품이다. 예리하던 후각이 인공적인 향에 길들여진 게 분명하다.         

지난 29, 정부는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대책을 발표, 위해우려제품을 6월까지 일제히 조사한다고 밝혔다.(출처=KTV)
지난달 29일, 정부는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대책을 발표, 시중에 판매되는 위해우려제품을 내년 6월까지 일제히 조사한다고 밝혔다.(출처=KTV)


매번 할인을 하던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던 지난 9월, ‘싼 건 다 이유가 있다’는 말에 처음으로 믿음이 갔다. 해당 제품을 회수한지 두 달여가 흐른 지난 29일, 정부는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크게, 4가지다. 시장 유통 생활화학제품 조사 및 퇴출 강화, 생활화학제품 관리체계 전면 개편, 제품 관리제도 이행기반 구축, 기업 역할 확대 등이다. 화확제품을 사용하는 국민의 시각으로 꼼꼼히 살펴봤다.

우선, 시장에 유통 중인 생활화학제품을 내년 6월까지 일제히 조사한다고 밝혔다. 법적 관리대상이 아니어도 우려되는 제품이라면 조사 대상에 포함되며, 위해도가 높은 제품을 즉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방향제·탈취제 등 15종의 위해 우려 제품에 대해서는 전성분의 제출을 의무화했다.

사각지대였던 ‘살생물질관리’를 위한 법률을 2019년 1월까지 제정, 제품 내 함유를 금지하는 물질을 유럽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법 제정 후 새로 도입되는 물질은 기업이 안전성·효능 자료를 제출하여 정부의 평가·승인을 받아야 한다.

생활화학제품 관리체계 개편에 따라 살충제, 방향제, 비눗방울액, 칫솔살균제 등 위해물질 유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은 환경부에서 관리하도록 했다.(출처=KTV)
생활화학제품 관리체계 개편에 따라 살충제, 방향제, 비눗방울액, 칫솔살균제 등 유해물질 유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은 환경부에서 관리하도록 했다.(출처=KTV)

암이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물질은 현행 72종에서 1,300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필요 시 금지물질로 지정한다. 제품 위해성을 평가하고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기구, 외국기관 등이 공개한 기존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를 조사할 예정이다.

생활화학제품 관리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인체·식품에 직접 적용되는 제품(의약외품·화장품·위생용품 등)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살생물제와 유해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제품(비누방울액·칫솔 살균제 포함)은 환경부, 유출 가능성이 낮은 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 법적 비관리 대상이었던 흑채·제모왁스·휴대용 산소캔 등은 식약처가 관리한다.

사업자가 제품의 위해성·결함 발견 시 보고가 의무화되며, 과태료·과징금 등 처벌 규정도 강화한다. 처벌 대상에는 불량 제품을 수입·통신판매 하는 해외구매대행자와 통신판매중개자도 포함된다.

소비자 기관·단체와 부처가 협력해 유통 제품의 상시 안전 점검도 강화한다. 치약 등 의약외품과 화장품 모니터링, ‘무독성’, ‘친환경’ 등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광고 문구는 금지한다. 2018년까지 제품 포장에 유해한 정도를 위험/경고/주의로 세분화하고, 건강영향도 부식성/눈자극성 등으로 구체적으로 표시하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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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대책으로 개선된 고위험 물질 제품 내 사용관리 방식. (츨처=환경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대책으로 개선된 고위험물질의 제품 내 사용관리 방식. (츨처=환경부)


나는 오늘, 샴푸로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액체세제를 푼 물에 교복을 빨았다. 우리는 화학제품과 더불어 산다. 입고, 먹고, 뿌리는 세상의 모든 것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니 별 수 없다. 불안하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피할 것과 선택할 것을 알아두자.

제품에 ‘자가검사번호’가 있다면 강화된 안전기준에 적합한 제품이다. 익숙한 유해 성분인 CMIT, MIT 외, 두 가지만 더 기억하자. ‘파라벤’(화장품, 의약품 등의 방부제로 사용)은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내분기계 장애와 유방암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항균비누와 치약, 화장품에 쓰이던 ‘트리클로산’ 역시 갑상선 호르몬을 방해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졌다. 성분표, 자세히 봐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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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안전 정보시스템 누리집에 소비자 신고 기능을 마련했다.(출처=환경부)
생활환경안전 정보시스템 누리집에 소비자 신고 기능을 마련했다.(출처=환경부)


“모든 물질은 독성이 있으며, 치료제와 독약을 구분하는 것은 용량이다.” 의학자 파라켈 수스의 말이다. 위해 우려 성분과 제품 표준사용량을 확인하고, 제품이 권장하는 사용량을 지키자. 낮은 독성의 화학물질이라도 많이 노출되면 위험하고, 강한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이라도 적게 노출되면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더불어 섭취보다 호흡기를 통하면 체내 흡수율이 3배 증가한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경로에 따라 위해성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스프레이형으로 된 화학제품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는 만큼 안전할 수 있다. 

견고하게 개선된 정책이 엄격하게 지켜지길 바란다. 안전이 보장되는 국가로 거듭나기를 말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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