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원의 풍부한 임상 데이터와 최신 의료정보를 전문가 집단인 의사에게 제공해 동료의사와 의학과 약물 정보를 공유하도록 돕고, 환자들이 더욱 정확한 진료를 받도록 할 계획입니다.”(닥터게이트 대표)
“여행관련 정보를 얻는 곳이나 애플리케이션은 많지만, 와그트래블은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와그트래블 대표)
지난 6일,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스타트업 아이디어나 기업을 발굴하는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의 결선이 상암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과 본선을 거쳐 멘토링을 받은 최종 10팀이 직접 사업 아이템을 발표하고 즉석에서 심사위원단과 청중평가단의 점수를 받아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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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진대회가 열린 상암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 |
공모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아이디어 기획’과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두 부문으로 이뤄졌으며, 결선 결과 아이디어 기획 부문에서는 닥터게이트가,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부문에서는 와그트래블이 대통령상인 대상을 차지했다. 상금으로는 사업지원금 각 1천만 원이 수여됐다. 결선진출 팀은 사실상 모든 팀이 우수팀으로 대상, 최우수, 우수, 장려상을 받았다.
스타트업에는 여러 분야의 협업이 불가피한 만큼 이번 행사는 행정자치부와 국토교통부,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려,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창업진흥원이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외교부, 안전처, 조달청, 특허청 등 여러 부처의 후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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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은 청중평가단으로 초대돼 점수를 부여하는 무선 버저를 받았다. |
■ 청중평가단으로 직접 심사에 참여해 보니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그 상품은 시장가치가 없다. 본선 진출팀에는 전담 멘토링이 제공되고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구축하기 위한 후속 지원들이 체계적으로 마련된 만큼, 참가팀들의 우열을 가리는 데는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미래 고객일 일반인들의 평가 점수 또한 심사에 반영됐다. 대회의 왕중왕전인 이날 대회에서는 앞서 신청으로 선정된 ‘청중평가단’의 평가(10%)가 즉석에서 이뤄졌으며, 사전에 시행된 소비자 반응조사(20%)가 전문가심사(70%)에 더해져 최종 우승팀을 가렸다.
정책기자단은 청중평가단의 일원으로 참가자들의 발표를 듣고 현장에서 평가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점수는 60점에서 90점까지 10점 단위로 부여할 수 있었으며, 최고점인 81.88점을 받은 제너럴바이크를 제외하고 다른 팀들은 70점대에 점수가 분포돼 팀간 점수 편차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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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진출팀은 전담 멘토링을 받고, 왕중왕전에서는 소비자 및 청중 평가가 평가 점수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 성공률이 높은 실용적인 아이템을 선정하려는 주최측의 의도가 보였다.(출처=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공식 홈페이지) |
1부에서는 아이디어 기획부문 5팀의, 2부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 부문 5팀의 발표가 있었다. 심사절차가 엄격했던 만큼, 결선에서도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발표순서가 현장에서 랜덤으로 정해졌다.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의 추첨으로 즉석에서 발표팀이 호명됐다. 초조했을 법도 한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모든 팀이 우승팀답게 노련한 태도로 발표를 마쳤다. 무엇보다 소개하는 사업 아이템들이 하나같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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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바이크의 제품 시연 모습. |
무대에 등장한 빨간 자전거로 청중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제너럴바이크는 국가기술표준원의 인체지수와 색체표준 데이터분석을 통해 동양인 체형에 맞춰 제작됐으며, 안장 높이와 자체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다. 체구가 작은 여성들은 주로 미니벨로를 선호하는데, 제너럴 바이크를 구입한다면 체형에 따른 자전거 구매에 제약이 완화될 것 같았다.
포스코기업 사내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한 (주)소프트벰스는 엔지니어 출신답게 서비스에서 기술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건물에너지 온라인 실시간 모니터링 플랫폼(이하 모니터링 플랫폼)’이 실용화 된다면 기업은 물론 각 가정에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올 여름 폭염 때문에 에어컨을 비롯한 냉방기의 사용량이 늘어나 많은 가정에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는데, 전기료 누진구간 책정도 불합리했지만 가정에서 전기 사용량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점도 문제였다. 모니터링 플랫폼이 상용화 돼 가격이 저렴해진다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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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츠고 대표의 발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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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SSOG) 부장의 발표 모습. |
이 밖에도 ‘아이디어 기획 부문’에는 △소비자 신체지수와 브랜드별 의류를 매칭 해 최적화 된 치수의 의류를 추천하는 페인킬러(painkiller, 대표 윤윤식)의 ‘마이핏(my fit)’, △소상공인, 예비창업자가 브랜드 상표권 침해 가능성을 직접 진단하는 상표권 침해 진단 시스템인 굳브랜즈(대표 문경혜)의 ‘알파서치’, △전국 축제와 행사정보 및 중고물품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스마일배너시스템(부장 정민수)의 ‘쏙(SSOG)’,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를 활용해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지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WHY-FI(대표 한정문)의 ‘Where, There’ 등 구상단계지만 곧바로 사업화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준비된 사업 아이템이 소개됐다.
‘제품 및 서비스 개발부문’에서는 △산림청과 국토부 등의 공공데이터로 등산객에게 산행 지도와 코스 정보를 제공하는 ㈜루가아웃도어(대표 선우윤)의 ‘루가(LUGA)앱’, △ 국가기술표준원의 신체치수를 활용해 체형에 맞춰 자전거 차체길이, 안장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자전거를 개발한 ㈜제너럴바이크(대표 홍미은)의 ‘제너럴바이크’, △외교부와 연계해 국가별 위험 요소와 숙소 주변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안전한 해외여행을 돕는 핫츠고(대표 이상윤)의 ‘핫츠고앱’, △국토부의 건물정보를 바탕으로 에너지 소비현황과 절감 잠재량 등을 분석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소프트벰스(대표 이상수)의 ‘건물에너지 온라인 실시간 모니터링 플랫폼’이 경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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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수상자들. |
■ 데이터(Data)로 꿈(Dream)을 디자인(Design)하라
“공공데이터는 ‘씨앗’이다.”
“공공데이터는 ‘보물상자’다.”
이전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공공데이터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맛집 지도나 내비게이션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인 지도를 기반으로 한다. 지도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건축물 정보, 의약품 정보, 유동인구 정보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대다수의 정보는 정부에서 수집하고 관리하는 공공데이터인 경우가 많다.
공공데이터는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은데다가 정부3.0 기조에 따라 폐쇄적으로 관리하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있어, 자본과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기술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창업의 발판이 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미래학자들이 점쳐 온 지식과 정보의 시대가 디지털 환경이 구축되면서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듯하다. 기업들은 빅데이터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씨앗이자 보물상자일 공공데이터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정부는 수상자들의 기획안이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도록 창업 컨설팅부터 서비스 홍보, 사무공간 입주 희망 시 가점부여, 자금 조달을 위한 보증지원 및 투자 등 실제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공공데이터는 국민 개개인의 정보가 담긴 만큼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가이드라인 준수로, 본 대회를 거쳐 간 기업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 미래 산업의 발판이 됐으면 한다.
정책은 정부와 민간을 연결하는 사다리 역할을 합니다. 좋은 정책과 실제로 정책이 적용되는 현장을 소개하면서, 대한민국이 아름답게 성장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