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사이에서 ‘스타트업’은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닌, 누구나 한 번 쯤 고민해볼만한 진로의 한 방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무리 ‘스타트업’이 어느덧 친숙한 단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들, 대기업이나 공기업 준비에 비해 여전히 정보도 부족하고, 막연한 불안감도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만일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마치 영화 ‘어벤저스’처럼 한 자리에 모여 청년들의 걱정과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행사가 진행된다면 어떨까?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지난 12월 15일, 청년위원회와 KTV 주최로 청계천로 문화창조융합벨트 셀스테이지에서 ‘톡 투 스타트업 연말 종강파티’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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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위원회와 KTV가 함께하는 ‘톡 투 스타트업’. |
◆ ‘톡 투 스타트업’이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KTV 국민방송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행사인 ‘톡 투 스타트업(Talk to Start-up)’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의 CEO 및 임직원들과 함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스타트업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꿈을 키우게끔 해 주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정보나 현직자들의 성공 비결을 전해 듣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들은 현장 방청 및 페이스북 댓글 기능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을 통해 스타트업과 관련해 궁금했던 점, 근무 환경과 특성 등을 알아갈 수도 있다.
‘톡 투 스타트업’은 지금까지 여러 국내 유망 스타트업 CEO 및 임직원들을 초청해 쌍방향 소통 생방송을 진행했으며, 영상 녹화분은 KTV 국민방송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ktv.kr)를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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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 유망 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인 톡 투 스타트업 연말 특집. |
이번 달에는 연말을 맞아 톡 투 스타트업 특집방송이 진행됐다. 기존 ‘톡 투 스타트업’ 행사에서는 회차별로 한 개씩의 기업만 참여했던 것과 달리, 이날 행사는 ‘연말 종강파티’임을 방증하듯 과거 라이브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플리토, 로켓펀치, 로앤컴퍼니, 메쉬코리아 네 개의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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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행사를 빛낸 플리토, 로켓펀치, 로앤컴퍼니, 메쉬코리아. |
▲ 플리토: 언어 데이터 및 번역 플랫폼 (이정수 대표)
▲ 로켓펀치: 스타트업 네트워크 플랫폼 (조민희 대표)
▲ 로앤컴퍼니: “로톡” 변호사 법률상담 플랫폼 (정재성 이사)
▲ 메쉬코리아: IT 물류서비스 (이희수 이사)
이번 특집의 부제는 ‘스타트업 채용 특집’으로, 지금까지 ‘톡 투 스타트업’ 방송에서 기업의 창업 배경, 고난 극복 과정, 기업 정보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던 것과는 달리, ‘채용’에 관한 정보제공 및 일문일답을 중점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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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투 스타트업을 진행하는 박용호 청년위원장과 이해솔 MC. |
행사 시작에 앞서 청년위원회 박용호 위원장은 청년위원회 2030 정책참여단이 올해 발표한 스타트업 근무환경조사를 인용하며, 스타트업 재직자의 근무만족도(46.4%)가 대기업 및 공공기관의 만족도(40%)보다 6.4%p 높으며, 특히 ‘매우 만족’의 경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 두 배의 수치에 달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이 그간 어떻게 인재들을 채용했는지, 어떤 문화 속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입사하려는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기회의 장이 되기 바란다는 취지를 전했다.
한편, 이번 토크쇼는 사전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실제 현직자 혹은 근무 지망생들이 스타트업 조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이 통계자료를 통해 스타트업의 인재검증방법, 인재활용방안 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 오픈서베이 조사 인사담당자 103명, 지원경험자 716명, 지원희망 대학생 320명 복수응답
스타트업 인사담당자의 신규인력에 대한 수요
선호연령: 20-24세 15.5% / 25-29세 77.7% / 30-34세 68%
직군별 수요: 개발직 64.1% / 직급별 수요: 대리급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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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에 참여 중인 이정수 대표(플리토)와 조민희 대표(로켓펀치). |
■ 토크쇼
먼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우려하거나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한 사회자와 패널 사이의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었다.
직군별 인력수요에서 ‘개발직’에 대한 수요에 대한 응답이 64.1%로 매우 높은 것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최근 대학가에서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취업에 대한 인문계 학생들의 사회적 불안감이 높은 현상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정수 대표(플리토)는 “제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 IT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기에 당연히 개발 프로그래머나 생산직이 많지만, 물건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이를 판매하고 기획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문과출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점을 설명하며 인문계 구직자들의 불안감을 달랬다.
한편, 스타트업에서조차 경력직에 대해 높은 수요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조민희 대표(로켓펀치)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건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마찬가지긴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몇 년을 근무하면서 어떤 직급까지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얼마나 주체적으로 의사판단을 내리고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을 본다. 그렇기에 여기서의 ‘경력’이라는 것은 학교를 다니며 쌓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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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권필 씨, 그리고 청년 방청객들. |
■ 방청객과의 질의응답
이후로는 생방송 현장의 청년 방청객들과 패널진 사이의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었다. ‘스타트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묻는 방청객 성난희 씨의 질문에 대해 정재성 이사(로앤컴퍼니)는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의 필요성 등에 공감하고 바꾸어 나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지, 회사와 어떤 비전을 공유하는지를 꼽았고, 조민희 대표(로켓펀치)는 ‘인재상’이라는 표현은 ‘구체적인 업무가 정해 졌을 때’에야 논의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스타트업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점을 들며 ‘변화를 준비하는 능력’이 중요함을 들었다.
덧붙여, 이정수 대표(플리토)는 “기업 채용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갑이나 을이 아니다.”라며, 채용은 기업과 구직자가 서로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인 만큼, 이것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지가 관건임을 밝혔다.
한편, 스타트업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과 달리 정형화된 자기소개서나 면접 족보가 없어 취업 준비를 하기에 막막함이 있다는 방청객 윤영선 씨의 의견에 대해 조민희 대표(로켓펀치)는 되레 족보의 존재 및 필요성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채용과정은 기업과 구직자가 서로 만나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서로가 진실된 모습으로 매칭이 되어야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정재성 이사(로앤컴퍼니)는 ‘면접 족보’만을 공부해 온 지원자를 간파하기 위해 똑같은 질문을 두 번 해본 경험을 밝혔다. ‘지원자가 생각하는 본인의 단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능숙하게 ‘인터넷 족보’에서 정해 준 모범답안을 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 말고 또 다른 단점은 무엇인가’라는 추가 질문을 통해 더 파고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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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인식 조사 발표를 맡은 오픈서베이 김기재 본부장. |
■ 스타트업의 장점은?
한편, 앞서 진행되었던 설문조사에서 ‘스타트업 근무의 최고 장점’으로는 세 응답군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회사와 나의 성장’을 꼽았다.
이정수 대표(플리토)는 대기업에서는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이것이 직접적으로 누구의 공로 덕분인지가 사실상 부각되기 힘든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프로젝트 성공 시 개인의 가치를 금방 인정받게 되고, 외부에서의 발빠른 이직 제안 덕분에 회사 입장에서는 인재를 잃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내부 연봉협상을 하게 되는 예를 들며, 대기업에 비해 보다 직접적으로 개인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스타트업의 환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실력 있는 직원의 경우 일 년에 세 번씩이나 연봉 상승이 된 적도 있다는 점을 들며, 스타트업에서는 본인의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조기달성 했을 경우 적극적인 연봉협상 제안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 스타트업의 단점을 채워 줄 ‘청년내일채움공제’
출연한 기업들에 대한 질문 이후에는, 청년위원회에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에 관한 질문 시간도 이어졌다. 방청객 김지훈 씨는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손꼽히는 ‘불안정성’을 언급하며, 스타트업이 이를 해결할 수 있게끔 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에 대해 문의를 했다.
이에 대해 박용호 청년위원장은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언급했다. 청년들이 스타트업에서 2년간 근로를 하게 되면 약 1200만 원 정도의 목돈을 가져갈 수 있게끔 하는 적립금 제도를 소개하며, 이후로도 ‘청년취업 인턴제’ 등 다양한 제도를 확산시켜 나갈 생각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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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노동부와 중소기업청의 ‘청년내일채움공제’. |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만15~34세 청년이 중소기업에서 2년 동안 근속하며 매월 본인의 공제금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에서 지원하여 청년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청년은 장기근속과 목돈마련의 기회를, 기업은 우수인재 장기 고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며, 참여기업 또한 최대 570만원의 지원금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취업인턴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마무리
박용호 위원장은 청년들이 어떤 일에 도전하는 데 있어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언급하며, “스타트업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는 두려움을 이번 방송을 통해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개 스타트업은 어렵고 불안할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곳에도 꿈을 꾸는 청년들이 많다는 점, 그 두려움을 이겨낼 때 비로소 본인이 성숙하거나 성장하는 기회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앞으로도 청년위원회는 톡 투 스타트업, KTV와 함께 청년들을 계속 응원 할 것이라는 박 위원장의 따뜻한 마무리 발언과 함께 방송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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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종료된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 행사 관계자들. |
개인적으로 ‘메쉬코리아 톡 투 스타트업’, ‘제1회 스타트업 청년채용 페스티벌’ 등 각종 스타트업 행사 관련 취재를 진행하며, 과거에 비해 점점 개선되고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 그리고 스타트업에 대한 청년들의 늘어나는 관심과 열정을 이번 연말행사를 통해 다시금 오롯이 느껴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스타트업 관련 방송 및 행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유치되어, 청년들에게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심어주는 문화가 꾸준히 지속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