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평창 테스트이벤트가 16일 2017 극동컵 회장배 국제스키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4월까지 22개 종목에서 펼쳐집니다. 올 겨울, 한기를 화끈하게 녹여줄 평창 테스트이벤트를 맞아 대한민국 정책기자단도 함께 달려봅니다.<편집자 주>
필자는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 쇼트트랙 경기 참관을 했다. 경기 관람 전 경기장 외부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컬링을 해봤다.
컬링 체험을 해보니 어렸을 적 구슬치기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구슬을 굴려 동그라미 안에 넣거나, 때로는 상대방 구슬을 쳐내는 방식이 마치 컬링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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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체험을 하고 있는 필자. |
구슬치기처럼 간단한 것 같지만, 그 안에는 과학이 숨어있다. 한 전문가는 컬링을 ‘공기와 얼음의 싸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전혀 단순하지 않은 컬링의 세계로 미끄러져보자.
컬링은 각각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빙판 위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을 표적(하우스) 안으로 미끄러뜨린 후, 보다 가까이 스톤을 넣는 것으로 득점을 겨루는 경기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16세기 이전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얼어붙은 호수나 강 등 빙판 위에 무거운 돌덩이를 미끄러뜨리며 즐기던 놀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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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여자 대표선수.(출처=대한컬링경기연맹 홈페이지) |
컬링은 흔히 ‘얼음 위의 체스’라고 불린다. 볼링, 당구, 양궁과도 비슷하고, 바둑처럼 포석도 중요하다. 체력보다도 작전의 구상과 상대방과의 심리전 등 정신적인 요소가 강한 경기로 일컬어지고 있다.
팀당 8개의 스톤을 상대팀과 번갈아 투구하며(선수 1인당 1개씩 2회 투구) 16개의 스톤이 모두 투구되면 한 엔드가 끝난다. 10엔드 합산으로 승리 팀을 결정한다. 경기 시간은 2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반경 1.8m 하우스 중심에 스톤을 가까이 넣는 팀이 점수를 얻는다. 예를 들어 A팀이 3개의 스톤을 하우스에 넣었고, B팀이 2개의 스톤을 하우스 안에 넣었는데, A팀 스톤이 중앙에 더 가까이 있으면 A팀은 3점, B팀은 0점을 얻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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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를 향해 질주하는 스톤의 방향을 제어하고 있는 컬링 남자 대표선수들.(출처=대한컬링경기연맹 홈페이지) |
컬링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빗질(스위핑)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컬링을 과학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외국에선 이미 컬링을 과학스포츠라 정의하고, 데이터를 통한 각종 논문을 수도 없이 발표했다.
컬링은 경기 시작 전 얼음판에 물을 뿌려 페블(얼음 알갱이)을 만드는데, 빗질을 하게 되면 페블에 수막이 생기면서 스톤이 미끄러지게 된다. 스위핑을 하게 되면 스톤이 3~5m 정도는 더 갈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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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출처=대한컬링경기연맹 홈페이지) |
활주 거리를 더 늘리고 싶다면 빗질을 더 많이 해야 하고, 스톤을 왼쪽으로 휘게 하고 싶다면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강한 빗질을 해야 한다.
스톤 속도가 빠르면 직선으로 가고 스톤 속도가 느려지면 더 많이 휘어져 나가는데, 컬링이 컬링인 이유는 휘어진다는 뜻의 curl에서 나왔다. 빗질을 적절히 조절해서 상대 스톤 뒤에 스톤을 숨기거나, 앞에 놓는 등 ‘포석’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먼저 스톤을 던지게 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에 상대팀이 스톤을 밖으로 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엔드당 가장 마지막 스톤을 해머(Hammer)라고 하는데, 해머처럼 깨부순다는 뜻이다. 지는 팀이 해머를 가져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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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하우스안에 스톤을 위치하기 위해 경기에 몰두하고 있는 장면.(출처=대한컬링경기연맹 홈페이지) |
컬링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여자, 혼성 경기까지 총 3개의 세부종목이 진행된다고 한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경기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이며, 총 3,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초 유럽투어에서 컬링 세계 최강인 캐나다, 유럽팀과 겨뤄 은메달을 수상한 남자대표팀과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여자 국가대표팀까지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컬링 테스트이벤트, 2017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가 2월 16일~26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다. 미리 현장에서 컬링을 느낄 수 있는 기회.
필자 역시 컬링의 매력에 빠져들기 위해 강릉에 또 한 번 가볼까 한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