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동안 일·가정 양립과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간선택제도는 사회통합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어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갖는 정책이다.
정부가 발표한 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4대보험 및 최저임금을 보장된다. 또 근로자는 사용자로부터 임금 및 근로조건 등의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 정규직원과 똑같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선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정책이다. 특히 출산을 이유로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 두는 일이 많아지면서 시간선택제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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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일자리 관련 인포그래픽.(출처=고용노동부) |
전일제 근로자 10명 중 8명 “시간제일자리 필요하다”
운영 4년차에 접어든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사용자와 근로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얼마 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6년 시간선택제 일자리 만족도 및 실태조사’를 보면 기업과 근로자의 만족도가 모두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10~11월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 기업의 인사담당자(311명)와 해당 기업에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400명), 전일제 근로자(200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기업의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4.3점(100점 만점 환산 시 86.8점)이었으며, 근로자의 만족도는 4.2점(84.1점)으로 나타났다. 또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에서 일하는 전일제 근로자들도 대부분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필요하다(83.5%)’고 응답해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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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여성들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취업교육을 받고 있다.(사진=공감포토) |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기업의 ‘도입 목적별 효과’ 관련 항목을 보면, 응답자들은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에 가장 큰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인력운영 효율화’ 및 ‘생산성 향상’ 등에도 성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눈에 띄는 점은 모든 설문 항목의 만족도가 80점대를 넘어 전년 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긍정적 효과를 거둠에 따라 앞으로 신규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기업이 66.6%, 전환형 제도를 유지·확대하겠다는 기업은 79.3%로 조사됐다. 앞으로 기업 현장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선택제일자리 최대 장점은 ‘일·가정 양립’, ‘자기계발’
필자는 시내의 한 카페에서 결혼 5년차에 접어든 학교 선배를 만났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현재 지역의 유명 광고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포토샵, 일러스트 등에 재능이 남달랐고 감성을 자극하는 카피를 잘 썼던 터라 관련 분야에 어렵지 않게 취직을 할 수 있었다.
한편으론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일과 가정을 척척해내는 모습을 볼 땐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선배의 일상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일터에 나가는 남편을 위해 밥상을 차리고, 못 다한 집안일을 하면 2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다 오전 9시께 유치원 차량이 오면 5살 된 아이를 데려다 주고 본격적으로 출근준비를 한다. 지난해 시간제선택제로 전환한 탓에 선배의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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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년 20만 플러스 창조일자리 박람회’에서 여대생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사진=공감포토) |
정규직원으로 있을 때 보다 근무시간이 4시간 가량 줄면서 생활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이전 보다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선배는 “광고업계 특성상 야근이 잦았다.”며 “하지만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변경한 다음부터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근무시간이 짧아지면서 육아를 할 수 있고, 자녀교육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었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못 다한 문화생활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평일 저녁에 영화를 보거나 공원에 들러 산책을 즐긴다.”며 기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선배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시간제 근로자가 한시적으로 있는 일자리나 아르바이트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4대보험이 가입돼 떳떳한 직장인이지만 근무시간이 짧다는 이유로 정규직원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근로자들은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집안 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가부장적인 인식이 아직도 자리한 우리나라에서 시간선택제는 일·가정을 양립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전일제 중심의 근로 환경을 개선해 여성·청년·고령자 등 근로시간에 제약이 있는 계층의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게 핵심 목표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정책이 운영돼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많은 혜택을 봤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현주 ad_mv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