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14일~30일까지 비수기 겨울여행 활성화와 겨울 스포츠 붐업 조성을 위해 올해 새롭게 겨울여행주간을 신설했습니다. 이번 겨울여행주간의 슬로건은 ‘우리의 겨울은 뜨겁다!’로 2017 겨울여행주간 홈페이지(http://winter.visitkorea.or.kr/)에서 풍성한 할인혜택과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프로그램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 겨울, 뜨거운 여행의 향연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요.<편집자 주>
“발 아래는 천 길 호수, 머리 위는 쏟아질 것만 같은 절벽산이 병풍처럼 드리운 허리춤쯤에 실낱같은 오솔길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중국의 험준한 교역로 차마고도 느낌이다. 그 길을 걸어야 오지마을에 닿는다.”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에서 남민 작가는 청정 자연 속 괴산 산막이옛길을 이렇게 표현했다. 초록이 무성한 봄, 여름, 가을의 산막이옛길을 이미 다녀왔기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하얀 눈 속에 그려진 괴산호의 설경과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절벽산 산그늘도 궁금했기에 1박2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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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호에서 바라 본 산그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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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옛길은 중국의 차마고도처럼 절벽산 허리를 휘감는다. |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4km 정도의 옛길 흔적을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이다. 옛길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구간은 나무데크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여 복원했다. 살아있는 자연미 속에 싱그러운 숲내음과 산들거리는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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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초에 순수 우리 기술로 최초 준공한 괴산댐. |
1957년 초에 순수 우리 기술로 최초 준공한 괴산댐 주변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친환경 공법으로 조성된 산책로이다. 괴산댐 호수 또는 괴산호로 불리는 호수는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에게 사시사철 자연미를 감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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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허리를 감는 안개가 한 폭의 산수화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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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힌 괴산호.(출처=산막이옛길 홈페이지)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돼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이곳은 지난 2011년 개장과 함께 88만여 명의 여행객이 몰리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2014년에는 무려 150만여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성수기 주말이나 연휴기간에는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주차 공간이 모자라기도 한다. 지난 가을 찾아갔을 때는 연휴기간이라 산막이옛길 초입부터 진입차량 때문에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이번에 찾은 겨울여행은 비수기에 속해서 주차 공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산막이옛길 초입의 언덕길에 늘어선 상가들도 한적하다. 고즈넉한 괴산호의 설경을 감상하며 절벽산 허리춤에 늘어선 산책로를 걷는 맛이 으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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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명소중 하나인 호랑이굴. |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주변에 생태체험 및 자연학습을 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명소 26개소, 등산로 2코스가 이어진다. 호수에는 유람선 4척이 유유자적 왕복 운행한다. 명소 26개소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꾸며 걷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초입 소나무 숲에는 출렁다리가 놓였고 나무데크 길 곳곳에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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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을 쥐게하는 괴산호의 연하협구름다리. |
연인이 함께 앉을 수 있는 그네의자, 고목의 둥지에서 물이 솟아나오는 앉은뱅이 약수터도 유명하지만, 이 가운데 백미는 느티나무 고목 위에 설치한 오두막 모양의 전망대와 데크 바닥을 투명유리로 댄 고공 전망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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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옛길 노래비. |
연하협구름다리 입구에는 산막이옛길 노래비가 서있다. 노래비의 내용은 그 옛날 험준한 산막이옛길과 아름다운 괴산호에 취해 맺어진 연인을 그리는 내용인데, 구구절절 정겨웠다.
산막이 옛길 걷던 님이 그리워
추억 찾아 내가 왔어요
군자산 비학봉에 두 손 모아
빌고 빌면 만나게 될까
괴산호 산막이 아름다움 산수에
취해 버려 맺어진 사연
찔레 향기 가슴 깊이 피어 오르면
만나려나 그리운 내님아
만나려나 사랑한 내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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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호를 가로지르는 유람선. |
돌아올 때는 이 길을 다시 걸어와도 되고, 마을 선착장에서 돌아오는 유람선을 타는 것도 별미이다. 유람선이 호수를 가로 지르며 천천히 운행할 때 바라보는 절벽산의 산그늘은 그대로 산수화 한 폭이 된다. 다만, 겨울철 유람선 이용 승객이 적으면 운항을 안할 수도 있다고 하니, 미리 문의해보는 것도 좋겠다.
괴산 산막이옛길 홈페이지 : sanmaki.goesan.go.kr
미디어강사, 블로거, 시민기자로 우리가 살아 가는 세상 이야기를 좀 더 넓은 곳으로 품어 올릴 수 있는 마중물이 되고자 합니다.